일생을 청렴하게 산 정승 - 황희
나는 스물여섯에 벼슬길에 올라 60여 년 동안 벼슬을 하며 나랏일을 했단다. 조선을 세운 태종을 도와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백성에게 이로운 여러 정책을 만들었지. 태종은 나를 신뢰했
지만, 태종의 뜻에 거스르는 말을 해서 귀양을 가게 되었단다. 
그런데 세종이 왕에 오르자 다시 나를 불렀어. 내가 나라를 위해 쓸모 있다고 생각한 거야. 나는 세종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일했지. 
우리가 넓힌 북쪽 땅을 잘 정비해서 오랑캐들이 넘보지 못하도록 하고, 농사법을 더 좋게 고치기도 했단다. 내가 오랫동안 벼슬에 있었으니 떵떵거리면서 살았겠구나 싶겠지만, 그렇지 않아. 나는 평생 청렴하게 살았어. 백성들이 어렵게 사는데 어떻게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겠니. 지금껏 내 이름이 기억되는 건 내가 진심으로 백성을 돌보았기 때문이란다.

“백성이 오직 나라의 근본이요,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안하다.”
어느 겨울, 황희 정승이 진눈깨비를 맞아 단 한 벌뿐인 솜옷이 젖자 부인에게 어서 말리도록 했지요.
“솜옷은 다 뜯어 솜과 옷감을 따로 말려야 하는데 내일까지 될지 모르겠네요.”
부인은 걱정하며 옷을 뜯었어요. 그런데 그날 밤, 궁궐에서 들어오라는 전갈이 왔지 뭐예요. 황희 정승은 얼른 관복을 챙겼어요. 하지만 솜옷을 뜯어 놓아서 속옷만 입고 관복을 입어야 할 
판이었지요. 황희 정승은 궁리 끝에 솜을 몸에 둘둘 말고는 그 위에 관복을 입고 궁으로 갔어요. 
세종 대왕은 회의하다 황희 정승 소맷부리에 비죽 나온 흰 솜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물었어요. 
“옷 속에 무엇을 입었소? 행여 귀한 양털은 아닐 테고…….”
“송구하옵니다. 솜옷이 마르지 않아 솜을 걸치고 왔습니다.”
황희 정승의 말에 세종 대왕은 비단을 내렸어요. 그러자 황희 정승이 정색하며 아뢰었어요.
“전하, 솜옷 없이 겨울을 나는 백성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찌 제가 비단을 걸치오리까. 어명(임금의 명령)을 거두어 주십시오.”
세종 대왕은 백성을 헤아리는 마음에 크게 감동했답니다.

 


/자료 제공=‘GUESS? 교과서 인물 백과’(김해원 글ㆍ정경호 그림ㆍ이룸아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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