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옛날, 낙동강 동쪽에 있는 나라 진한의 여섯 마을 사람들은 내가 열세 살이 되자 나를 왕으로 떠받들었어. 사람들은 내가 알에서 태어났다며, 하늘이 보낸 특별한 사람으로 여겼거든. 
나는 왕에 오르면서 나라 이름을 ‘서라벌’이라고 했어. 그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백성들에게 직접 농사를 가르쳤단다.
“우리 땅은 기름져서 농사를 짓는다면 겨울에도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백성들이 헐벗고 굶주리지 않도록 잘 보살폈단다. 나라 형편이 좋아지자 나는 금성을 서울로 정하고 궁궐을 지었어. 이제 제법 나라 꼴을 갖추게 된 거야. 백성들의 창고에는 곡식이 가득 쌓이고, 나라는 평화로웠지. 이웃 나라들도 감히 우리를 넘보지 못했단다. 내가 세운 서라벌은 점점 커졌고, 이름도 신라로 바꿨단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대단한 나라인 건 알지?

“알에서 태어난 아이, 신라의 왕이 되다!”
기원전 69년 3월 1일, 옛날 진한 땅에 있는 여섯 마을의 촌장들은 왕을 찾아내 나라를 세울 궁리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양산 기슭에 밝은 빛이 번쩍 비치더니 하얀 말 한 마리가 절
하는 것이 보였어요.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어서들 가 봅시다.”
여섯 촌장은 서둘러 말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어요. 그러자 말이 머리를 높이 쳐들고 길게 소리 내 울더니 하늘로 올라가 버렸어요. 말이 떠난 자리에는 자줏빛의 큰 알 하나가 동그마니 놓여 있었지요. 알은 곧 쩍 갈라지고 그 안에서 사내아이 하나가 나왔어요. 촌장들이 사내아이를 깨끗이 씻기자 아이의 몸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어요. 그 빛이 세상에 뻗어 나가자, 새와 동물들이 춤을 추고 하늘과 땅이 진동하였어요. 여섯 촌장은 사내아이를 떠받들고는 소리쳤어요.

 

“하늘이 우리에게 왕을 보내셨다! 이 아이는 장차 우리 땅을 다스릴 현명한 왕이 될 것이다!”
촌장들은 아이에게 박혁거세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박혁거세는 ‘박처럼 생긴 알에서 나와 세상을 밝게 다스린다.’는 뜻이랍니다.


/자료 제공=‘GUESS? 교과서 인물 백과’ (김해원 글ㆍ정경호 그림ㆍ이룸아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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