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 유관 선생을 기리는 비우당교고려 말 위화도 회군으로 힘을 얻은 이성계는 공양왕에게 왕위를 넘겨받았어요. 하지만 정몽주 등 반대파가 많았어요. 반대파는 대부분 고려에서 벼슬을 했던 사람들로 이성계를 따르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지요. 이후 정몽주는 선죽교에서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에게 쇠몽둥이에 맞아 죽었어요. 수많은 고려의 충신들도 이성계가 주는 벼슬을 마다하고 깊은 산골로 들어가 제자들을 가르치며 일생을 보내려 했어요. 이성계가 그들을 계속 부르려 하자 아예 충신 72명은 개성 송악산 두문동 골짜기로 들어가 숨어 버렸어요.이성계는
우리나라는 활자 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이지요. 이미 고려 고종 때 금속 활자가 만들어져 이란 책이 나왔어요.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만든 것보다 200년이나 앞선 것이에요. 세종은 학문을 사랑한 왕이어서 모든 백성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애썼어요.1443년 12월 마침내 우리글이 만들어졌지요.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글자가 없어 한문을 빌려 와 썼어요. 하지만 한문은 너무 어려워 백성들이 제대로 읽고 쓸 수가 없었어요. 세종이 만든 한글은 쉬워서 누구나 편리하게 배우고
세종은 해마다 가뭄과 홍수를 걱정하는 백성들이 안타까웠어요. 가뭄과 홍수는 종종 백성들의 목숨까지 빼앗기도 했지요. 세종은 깊은 생각에 빠졌어요.‘비의 양을 잴 수 있거나 강의 높이를 잴 수 있다면 미리 어려움을 막을 수 있을 텐데…….’이런 생각을 한 세종은 장영실을 불렀어요.“계절에 따라, 장소에 따라 내리는 비를 정확하게 잴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시오.”장영실은 갑자기 동래에서 노비로 있을 때가 생각났어요. 그때도 각 고을에 비가 얼마만큼 내렸는지 보고하는 일이 있었어요.그날도 비가 많이 내렸지요. 비가 그치자 사또가 장영실을
조선 시대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은 천민 신분으로 태어났어요. 장영실의 어머니는 관청에서 일하는 기생이었어요. 기생은 조선 시대 천민이었지요. 그래서 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장영실은 태어나면서부터 천민이 될 수밖에 없었어요. 장영실은 열 살 때부터 관청의 노비가 되었지요. 하지만 똑똑하고 재주가 뛰어나 이치를 쉽게 깨달았고 특히 손재주가 남달라 무슨 물건이든 잘 만들었어요.장영실은 관청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처지여서 과거를 볼 길조차도 없었지만 틈틈이 책을 읽었어요. 자신의 처지가 어떻든 그것을 원망하지 않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만
이성계가 청년 장군일 때 일이에요. 어느 날 사냥을 하던 이성계가 황해도 곡산군을 지나치고 있었지요. 말을 달리며 사냥을 하던 중이라 목이 몹시 말라 물을 찾았어요. 마침 이성계는 아름다운 아가씨가 우물가에 있는 것을 보았어요. 이성계는 얼른 그쪽으로 가서 아가씨에게 물 한 모금을 청했어요.“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아가씨는 상냥하게 말하곤 바가지에 깨끗한 물을 떴어요. 그러고는 버들잎을 한 장 따서 물에 띄워 조용히 내밀었어요.“버들잎은 무엇이오?”이성계는 이상해서 물었어요.“목이 몹시 마르신 것 같은데 급히 드시면 체하실까
아이들은 마지막 이야기라는 말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박사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13세기 초 몽골 고원의 모든 부족을 통일하고 몽골 제국을 세운 칭기즈칸은, 서아시아ㆍ남러시아를 정벌하는 등 그 세력을 키워 나갔어. 그리하여 그 후계자들은 금(金)과 거란을 정벌하고 동유럽에까지 원정하여 역사상 유례없는 대제국을 이루었지. 칭기즈칸의 손자인 쿠빌라이 때에는 남송을 제외한 중국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1271년 북경을 수도로 한 원나라를 세웠단다.당시 아시아에서 몽골에 복종하고 조공을 바치지 않는 나라는 일본뿐이었어. 쿠빌라이는 일
“1925년 을축년 대홍수가 일어난 것은 그해 7월과 8월에 강한 태풍이 네 번이나 찾아왔기 때문이야. 태풍은 폭우와 강풍을 데리고 다니거든. 짧은 시간에 많은 비를 뿌리는 집중호우로 홍수를 일으키지.”장길손 박사의 설명에 세라가 눈을 크게 떴습니다. “태풍은 폭군이고 심술쟁이예요. 태풍으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엄청나잖아요?”“태풍이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긴 하지만 전혀 쓸모없는 것이 아니야. 무더운 여름에 폭우와 강풍을 거느린 태풍이 불면 밤잠을 못 이루게 했던 무더위가 싹 사라지지? 게다가 물 부족 현상을 없애 주지. 바닷
“홍수에 얽힌 옛이야기를 해 주셨으니 그다음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응, 그래. 내가 들려줄 이야기는 우리나라 대홍수 이야기인데, 그전에 참고로 알아두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혹시 최초의 인간 ‘루시’를 아니? 루시는 1974년 고고학자 도널드 조핸슨이 에티오피아의 하다르에서 발견했는데, 몇 백 개의 뼈를 맞춰 보니 300만여 년 전에 살았던 가장 오래된 인류의 골격이었어. 정식 학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야. 조핸슨이 루시의 뼈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홍수 덕분이었어. 발굴 작업을 할 때 홍수로 인해 협곡에서 부식된
“9ㆍ11 테러 사건에 이어서 이번 시간에는 우리나라 대홍수 이야기를 들려줄게. 홍수를 적어 보면 ‘넓은 홍(洪)’에 ‘물 수(水)’자야. 그러니까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서 넓은 땅을 메울 만큼 넘쳐흐르는 자연현상이 홍수야. 그런데 바다가 넘쳐흐르는 것은 홍수라 하지 않고 해일이라고 부른단다. 우리나라 대홍수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옛이야기 하나 해 줄게.”그러자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어느 여름날이었어. 하늘에 먹구름이 뒤덮여 있었어. 금방이라도 장대비가 쏟아질 것 같았지. 한 사나이가 자기 집 마당에서 하늘을
“어제 예고한 대로 오늘은 9ㆍ11 테러 사건에 대해 알아볼까?”장길손 박사의 말에 창희가 대답했습니다.“박사님, 9ㆍ11 테러 사건은 항공기 납치와 자살 폭탄 공격이 동시에 이루어진 거죠?”“그렇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는 항공기를 납치해 자살 테러를 일으켜, 미국 뉴욕의 세계 무역 센터 쌍둥이 건물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을 폭파했어. 그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자세히 들려줄게.”세계 무역 센터는 미국 뉴욕에 있는 쌍둥이 건물이야. 높이 411미터ㆍ110층인 뉴욕의 최고층 건물로, 남쪽 빌딩과 북쪽 빌딩이
장길손 박사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아이들을 이야기의 숲으로 이끌어 갔습니다.“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발 사고야. 이 발전소는 구소련, 소비에트 연방 시기인 1977년 원자로 1호기와 2호기로 운전되기 시작했어. 1983년까지 원자로 3호기와 4호기가 만들어져 4기의 원자로를 갖추게 되었지. 이 발전소는 구소련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10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었어. 안에는 원자로 1~4호기 운전 요원 176명과 건설 중인 5~6호기
“이번 시간에는 20세기 최악의 화생방 사고로 꼽히는 보팔 가스 누출 사고와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대해 알아볼게. 보팔 가스 누출 사고는 화학 약품 공장에서 유독 가스가 누출되어 몇 시간 만에 20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야. 그리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어 방사능 피폭으로 5년 안에 7000여 명이 죽고 70여만 명이 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건이지. 이 두 사건은 ‘역사상 최악의 산업 재해’, ‘인류 최대의 환경 재앙’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대참사였단다.”“20세기에 그
1923년 9월 1일 일본의 수도인 도쿄와 요코하마 등을 중심으로 한 관동(간토) 지방에 아침부터 비가 촉촉이 내렸어. 모처럼 내린 비로 후끈 달아오른 땅을 식혀 주긴 했지만, 곧 찜통 무더위가 찾아왔단다. 그래도 사람들은 집집마다 화덕에 불을 피워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어.그런데 시곗바늘이 오전 11시 58분을 가리킬 때였어. 갑자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땅이 쩍 갈라지는 거야. 순식간에 집이 무너져 내리고 도로가 붕괴되고 다리가 끊어졌지.관동 지방을 강타한 것은 동경 139.3도, 북위 35.2도의 가나가와
“박사님, 이번 시간에는 어떤 재난 사건을 소개해 주시나요?”말수 적은 동배가 모처럼 입을 열었습니다.“타이타닉 호 침몰 사고다. 타이타닉 호는 당시 세계 최고의 호화 여객선이었는데, 빙산에 부딪혀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버렸지.”장길손 박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창희가 물었습니다.“박사님, 세월호 사고를 아시죠? 혹시 역사 속에 세월호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가 있었나요?”장길손 박사가 대답했습니다.“세월호 사고는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점에서 ‘인재’라고 할 수 있지. 세월호는 1994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배란다. 이미 20년
1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은 아일랜드 대기근“박사님, 아일랜드 대기근 이야기를 하시기 전에 옛이야기 한 토막 해 주시면 안 되나요?” “좋아, 너희들이 원한다면 보릿고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옛날에 어느 어진 임금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을 나인의 우두머리로 뽑기로 했어. 그래서 나인들을 한 자리에 불러 놓고 이렇게 물었지.“이 세상에서 제일 넘기 힘든 고개가 무슨 고개냐?”나인들은 저마다 임금에게 아뢰었어.“추풍령 고개입니다.”“문경새재입니다.”그러자 임금은 고개를 저었어. 그때 맨 뒤에 있던 나인 한 사람이 일어나서 말했어.
“박사님, 우리나라에도 ‘위대한 화재’라고 부를 만한 화재가 있나요?”“런던 대화재에 미치지 못하지만, 화재 예방을 위한 제도와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한양 대화재’를 꼽을 수 있지.”“한양 대화재요? 조선 시대에 일어난 화재인가요?”다은이가 묻자 장길손 박사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응. 세종 임금 때인 1426년(세종 8년) 2월에 한양에서 일어난 큰 화재야. 그해 2월 15일 한양 남쪽에 살던 인순부의 종 장룡의 집 부엌에서 불이 났단다. 이 불은 때마침 불어온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갔어. 한양의 중부ㆍ
역사에 기록된 화재 사건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로마 대화재’야. 서기 64년 여름에 막시무스 대경기장 근처에서 불이 났는데, 7일 동안 로마 시내를 덮쳤지. 이 화재로 로마의 3분의 2가 불탔으며 2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단다.고대 그리스ㆍ로마 시대를 거쳐 중세에 들어와서도 유럽의 여러 도시가 화재를 겪었는데, 가장 큰 화재 사건으로 기록된 것이 1666년에 일어난 ‘런던 대화재’야. 당시에 런던은 비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게딱지만 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어. 게다가 집들은 모두 목조 건물이었어. 따라서 1660년부터
“베수비오 화산이 진짜 무시무시한 화산이군요. 박사님, 궁금한 것이 있어요. 화산이란 정확히 무엇이에요? 그리고 화산은 왜 폭발을 하나요?”동배가 처음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장길손 박사가 입을 열었습니다.“화산(火山)은 ‘불 화(火)’에 ‘산 산(山)’, 그러니까 ‘불의 산’을 뜻해. 화산 활동이 일어나면 산꼭대기에서 불길이 치솟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지. 화산을 영어로 ‘벌케이노(volcano)’라고 하는데, 이 말은 지중해에 있는 작은 섬인 ‘벌칸’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어. 그리스 신화에서는 이 섬을 대장장이 신인 벌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