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 즐겨 먹는 쿠키가 열대 우림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해요. 이에 미국의 두 소녀, 리아논과 매디슨은 자연을 해치는 방식으로 쿠키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캠페인을 벌였답니다. 쿠키와 열대 우림, 도대체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요?
 

 

 

친구들, 반가워! 나는 리아논 톰티셴이고 여기는 내 친구 매디슨 보르바라고 해. 우리는 걸 스카우트로 활동하면서 우리 주변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곤 했지. 특히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단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가 자주 먹는 쿠키에 들어 있는 팜유 때문에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사람들이 팜유를 얻기 위해 열대 우림을 불태우고 그 자리에 팜나무를 심는다는 거야. 그러다 보니 열대 우림에 살고 있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서식지를 빼앗긴 채 서서히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지. 그래서 우리는 5년 동안 걸 스카우트라는 조직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였어. 쿠키를 만들 때 팜유를 넣지 말라고 주장했지. 과연 이 캠페인은 성공했을까?

걸 스카우트 소녀의 새로운 도전
나는 1학년 때부터 걸 스카우트로 활동했어. 걸 스카우트는 소녀들이 모여 용기, 자신감, 공동체 정신 등을 배우는 국제적인 단체지. 여기서 배운 것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쓰는 게 걸 스카우트 간의 중요한 약속이야. 이를 잘 실천한 단원에게는 브론즈 상이 주어진단다.
열한 살의 나는 브론즈 상이 받고 싶었어. 그런데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소녀가 한 명 더 있었어. 바로 내 친구 매디슨이야. 우리는 함께 브론즈 상에 도전하기로 했단다. 이때부터 나와 매디슨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문득 제인 구달 박사가 떠올랐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40년 넘게 침팬지를 연구한 동물학자이자 환경 운동가로, 침팬지의 다양한 행동 영식을 밝혀냈지. 그녀는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이 사이좋게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꾸었단다. 그녀의 연구 활동에 대해 조사해 보다가 침팬지와 함께 유인원에 속하는 오랑우탄이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 

▲제인 구달은 침팬지에게 이름을 지어 주는 등 침팬지와 유대 관계를 쌓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에게 이름을 지어 주는 등 침팬지와 유대 관계를 쌓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팜나무 농장 때문에 사라지는 숲
100년 전에는 전 세계에 오랑우탄이 23만 마리 정도 있었대. 하지만 지금 야생에 남아 있는 수는 5만 마리도 채 되지 않지. 그중에서도 보르네오 오랑우탄은 국제 자연 보전 연맹(IUCN)의 멸종 위기 등급 기준에 따르면 ‘위급’ 단계라고 해. 이는 ‘심각한 멸종 위기’상태를 가리키지.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25년 안에 보르네오 오랑우탄이 멸종된다며 우려하고 있단다. 

▲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 인도네시아의 팜나무 농장. 
▲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 인도네시아의 팜나무 농장. 
▲ 인도네시아 탄중 푸팅 국립 공원의 보르네오 오랑우탄.
▲ 인도네시아 탄중 푸팅 국립 공원의 보르네오 오랑우탄.

 

오랑우탄이 멸종 위기를 맞게 된 것은 팜유 때문이야. 팜유는 팜나무의 열매에서 뽑아낸 기름인데,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 초콜릿과 라면 같은 식품에서부터 샴푸와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어. 문제는 팜유 때문에 오랑우탄의 서식지인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있다는 거야. 사람들이 팜나무 농장을 만들기 위해 열대 우림을 불태우고 있거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재 연기는 대기 오염의 주범이지. 결국 오랑우탄은 사람의 욕심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멸종 위기에까지 놓인 거야.

걸 스카우트 쿠키에도 팜유가?

 

사라지는 열대 우림 때문에 갈 곳을 잃은 건 오랑우탄뿐만이 아니었어. 열대 우림에 살고 있는 1만여 종의 동식물 역시 멸종 위기를 겪고 있었지. 그런데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이 한 가지 더 있었단다. 바로 걸 스카우트 쿠키에도 팜유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야. 걸 스카우트는 매년 봄이 되면, 집집마다 돌아다니거나 거리에 자리를 펼쳐 놓고 쿠키를 팔아.

이때 번 돈은 기부 활동에 사용하지. 그런데 이 쿠키에 사용된 팜유가 열대 우림 파괴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니 나와 매디슨은 혼란스러웠어.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 넘어갈 순 없다는 거였지. 걸 스카우트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잖아? 우리는 걸 스카우트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껏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단다.

ORANGS 프로젝트가 시작되다
나와 매디슨은 곧바로 캠페인을 시작했어. 우리의 목표는 걸 스카우트 쿠키를 만들 때 팜유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지. 이 캠페인을 ORANGS 프로젝트라고 부르기로 했어. 백악관 앞에서 시위도 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팜나무 농장 때문에 오랑우탄이 처한 위험에 대해 연설도 했지. 또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걸 스카우트 조직에 탄원서를 보내 우리의 뜻을 전달했단다. 하지만 처음 4년 동안 눈에 띄는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어. 우리에겐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어. 그래서 다른 환경 단체들과 힘을 모아 전국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단다. 특히 언론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지. 이러한 노력 끝에 드디어 다양한 매체에 우리의 목소리가 실리기 시작했어. 나와 매디슨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단다.

▲ 백악관 앞에서 시위 중인 매디슨(왼쪽)과 리아논(오른쪽).
▲ 백악관 앞에서 시위 중인 매디슨(왼쪽)과 리아논(오른쪽).

 

숲의 영웅이 되다
캠페인을 시작한 지 5년째 되던 해 뉴욕에서 걸 스카우트 임원진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어. 우리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진심을 다해 호소했어. 그러고 나서 얼마 뒤, 걸 스카우트는 중요한 발표를 했지.
“걸 스카우트는 쿠키를 만들 때 가능한 한 팜유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팜유 사용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딘 거야. 걸 스카우트의 100년 역사에서 단원에 의해 추진된 최초의 정책이었지. 우리의 활동은 UN에까지 알려졌어. UN은 팜유 생산이 오랑우탄과 열대 우림에 끼치는 위협을 알렸다며 우리에게 숲의 영웅상을 수여했단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이런 상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생겼어. 바로 숲을 보호하기 위한 작은 실천들이란다. 작은 실천이 하나둘 모여 이루어 내는 변화야말로 나와 매디슨이 진정으로 바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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