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조용하던 건후네 교실에서 갑자기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교실에 있던 아이들의 눈길이 모두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어요.
“갑자기 텔레비전 화면이 이상해졌어.”
교실 앞에 달려 있던 텔레비전 화면이 고장이 난 듯 지지직거리고 있었어요.
“얘들아, 다들 괜찮아?”
선생님도 깜짝 놀라 아이들을 안심시켰어요.
“텔레비전이 고장 났나 보다. 당분간은 불편하겠지만 최대한 빨리 텔레비전을 수리해 둘게. 그때까지 불편해도 조금만 참자.”
며칠 뒤, 교실에 새 텔레비전이 생겼어요. 이전 것보다 큰 텔레비전이었죠. 화질도 훨씬 좋아 보였어요.
“학교에서 텔레비전을 새로 사 줬어! 이전 텔레비전이 낡아서 수리가 어렵다고 하네.”
“우와! 최고다!”
아이들은 새 텔레비전에 들떠 환호했어요. 건후도 새 텔레비전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우리 학교 진짜 부자인가 봐. 저 텔레비전 엄청 비쌀 텐데…….”
현지가 건후에게 속삭였어요.
“그러게. 우리가 쓰는 책상이나 의자도 학교에서 산 거잖아.”
“우리가 보는 교과서도 그렇잖아!
급식도 무료로 먹고.”
건후도 교실에 있는 물건들을 둘러보았어요.
“학교는 장사를 하지도 않고 우리한테 돈도 받지 않는데 이 물건들은 어떻게 사는 거지?”
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건후는 이 많은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졌어요.
1 세금이 뭐예요?
우리 집의 살림을 꾸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해요. 나라도 마찬가지로 나라 살림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돈을 어디서 얻을까요? 바로 국민들로부터 얻는답니다. 한 나라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해요. 세금은 나라와 국민들을 위한 곳에 쓰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걷는 돈입니다.
학교 운영이나 가로등 설치, 경찰과 군대의 운영 등은 한 사람이 가진 돈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국민들에게 이때 필요한 돈을 걷는 거예요. 세금은 국민들로부터 걷는 일종의 회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가 낸 세금 덕분에 우리는 조금 더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어요. 만약 세금이 없다면 나라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생겨요. 그래서 헌법에는 국민으로서 가지는 의무의 하나로 납세의 의무를 정해 두었답니다.
2 세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내가 번 돈에서 빠져 나가는 세금이 없어지면 생활이 더 풍요로워질까요? 당장은 그럴지 몰라도 세금이 없는 삶은 불편한 일이 많을 거예요. 우선 학교를 다닐 수 없을 거예요. 모두가 학원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는 사람들은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되겠죠. 갑자기 사고를 당했을 때 우리를 데리러 올 119도 없을 거예요. 도둑을 잡아 주는 경찰도 없을 테니 우리가 직접 도둑을 잡으러 다녀야겠죠. 길거리엔 가로등이 없으니 밤이 되면 손전등을 들고 길을 다녀야 할 거예요. 나라를 지킬 군대도 없으니걱정과 불안 속에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3 이건 세금이 아니에요
세금은 국민들에게 걷어서 국민 모두를 위해 사용하는 돈이에요. 소득세, 부가 가치세처럼 ‘~세’와 같이 표현합니다. 그런데 ‘~세’라고 표현하는 것 중에 세금이 아닌 것들이 있어요. 흔히 사람들이 ‘전기세’와 ‘수도세’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실 전기세와 수도세는 세금이 아니에요. PC방에서 내가 이용한 시간만큼 돈을 내는 것을 세금이라고 표현하지 않잖아요? 전기와 수도도 쓴 만큼 돈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요금’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거랍니다. 따라서 전기세가 아니라 전기 요금, 수도세가 아니라 수도 요금이라고 표현해야 해요.
우리 가족이 먹을 음식, 우리 가족이 입을 옷, 우리 가족이 사용할 자동차는 우리 가족이 번 돈으로 사야 해요. 그런데 우리 가족만 쓰는 게 아닌 길거리의 가로등과 가로수, 횡단보도와 신호등은 누구의 돈으로 유지하는 걸까요? 한 사람이 가진 돈으로 모든 길거리의 가로등과 가로수를 설치하는 건 불가능하겠죠? 길거리에 있는 가로등과 가로수는 나라가 국민들을 위해 돈을 내고 산 물건들이에요. 그렇다면 나라는 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서 얻는 걸까요?
/자료 제공=‘나도 세금 내는 아이가 될래요!’(옥효진 글ㆍ서정해 그림ㆍ청림라이프 펴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