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여러분은 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이자는 무엇인지, 은행은 왜 우리에게 이자를 주는지 친구들에게 설명할 수 있나요? 이 코너는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여러 가지 경제 지식을 소개해요. 주인공 건후와 친구의 이야기(동화)를 통해 경제 용어를 익히고, 퀴즈를 풀다 보면 자연스레 경제 지식이 쌓이고 돈을 올바르게 알게 될 거예요.

숫자의 조작을 막는 방법
“형, 생일 축하해!”
“이게 뭐야?”
“심부름 쿠폰이야. 이 쿠폰을 보여 주면 형이 심부름 시킬 때 두말하지 않고 해 줄게!”
지후의 생일날 건후는 직접 손으로 적어 만든 심부름 쿠폰을 형에게 선물로 주었어요.

 

쿠폰에는 ‘심부름 쿠폰’이라는 커다란 글씨와 바로 아래쪽에 ‘5번 심부름을 무료로 해 드립니다’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어요.
“오, 정말이지?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다!”
지후는 쿠폰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어요. 그리고 며칠 뒤, 지후가 건후를 불렀어요.
“건후야! 형이 먹은 간식들 좀 치워 줄래?”
“알겠어!”
지후가 쿠폰을 흔들며 이야기하자 건후는 얼른 일어나 자리를 깨끗하게 치웠어요. 그 뒤로 며칠 동안 지후는 건후에게 여러 심부름을 시켰어요.
“건후야! 빨래 좀 개어 줄래?”
“건후야! 나가서 컵라면 좀 사 올래?”
“건후야! 나가서 분리수거 좀 하고 와!”
건후는 힘들 때도 있었지만 다섯 번만 심부름을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군말 없이 형을 도왔어요. 그런데 며칠 뒤, 지후가 다시 건후를 불렀어요.
“건후야! 아이스크림 하나만 사다 줄래? 네가 생일날 준 심부름 쿠폰을 쓸게.”
건후는 손가락을 꼽으며 형이 시켰던 심부름의 횟수를 세어 보았어요. 분명 다섯 번 심부름을 다 했는데 형이 또 심부름을 시키는 게 이상했어요.
“형! 쿠폰으로 심부름 다섯 번 다 했어. 이제 끝났어!”
그러자 지후는 주머니에서 쿠폰을 꺼내 건후에게 보여 주었어요. 쿠폰에는 ‘15번 심부름을 무료로 해 드립니다’라는 글씨가 떡하니 적혀 있었어요.
“나는 분명 ‘5번’이라고 적었는데…… ‘15번’이나 심부름을 해야 하다니 억울해!”

 

 

 

① 아라비아 숫자는 조작이 쉬워요!
우리가 쓰는 아라비아 숫자는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전 세계 사람 모두가 사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라비아 숫자는 쓰기 쉬운 만큼 숫자를 바꾸어 적기 쉽다는 단점이 있어요.

 

1이라는 숫자는 선을 몇 개 더 그으면 4 또는 7로 바꿀 수 있어요. 3이라는 숫자는 8로 바꿀 수 있겠죠. 숫자를 바꾸지 않더라도 숫자의 앞이나 뒤에 새로운 숫자를 더 적어서 조작할 수도 있어요. 따라서 돈의 액수를 정확히 적어야 하는 중요한 서류에는 숫자의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사용한답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알아볼까요?

② 숫자의 조작을 막는 방법
숫자의 조작을 막기 위해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숫자를 글자로 적는다
숫자는 단순해서 적기 편한 만큼 다른 숫자로 바꾸어 적기도 쉬워요. 하지만 글자는 다른 글자로 바꾸어 적기가 어렵답니다. 6,100,000원을 숫자 대신 한글로 육백십만 원이라고 적으면 쉽게 조작할 수 없겠죠?

 

2. ‘일’을 빠뜨리지 않는다
100원, 1,000원, 10,000원과 같은 숫자는 흔히 ‘일’을 빼고 백 원, 천 원, 만 원과 같이 적을 때가 많아요. 하지만 글자의 맨 앞에 ‘구’라는 글자를 추가하면 ‘만 원’이 ‘구만 ’으로 바뀌어 버리겠죠? 그래서 백 원, 천 원, 만 원보다는 일백 원, 일천 원, 일만 원과 같이 적어 주는 것이 좋아요.

 

3. 중요한 문서에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
띄어쓰기를 하면 글자와 글자 사이에 공간이 생겨요.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들은 이 공간에 새로운 숫자를 더 적어서 숫자를 조작하기도 한답니다. 나는 ‘육백 십만 원’이라고 적었는데 누군가가 글자 사이에 ‘오’라는 글자를 더 써 넣는다면 ‘육백오십만 원’이 되어 버리겠죠? 따라서 약속을 하거나 계약서를 쓸 때, 은행에서 큰돈을 저축 또는 대출할 때에 한해서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답니다.

 

4. 숫자 앞에 ‘금’ 또는 ‘일금’이라는 글자를 적는다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도 글자를 쓸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바로 숫자의 맨 앞이에요. 맨 뒤에는 ‘원’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지만 맨 앞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만약 ‘육백오십만원’이라는 글자의 맨 앞에 ‘오천’이라는 글자를 더 적으면 어떻게 될까요? ‘오천육백오십만원’이라고 바뀌어 버리겠죠.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숫자의 맨 앞에 ‘금’이나 ‘일금’이라는 글자를 적어요. ‘일금육백오십만원’이라고 적으면 더 이상 글자를 더 써 넣을 공간이 보이지 않죠? 또는 맨 앞에 \(원), £(파운드), $(달러)와 같은 화폐 기호를 적을 수도 있어요.

 

5. 갖은자를 사용한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아라비아 숫자를 주로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중국의 문자인 한자로 숫자를 적었어요. 그런데 한 일(一), 두 이(二), 석 삼(三), 열 십(十)과 같은 한자에 선을 더 그으면 더 큰 숫자를 나타내는 한자로 바뀌어 버려요. 그래서 사람들은 원래 숫자를 나타내는 간단한 한자 대신 조작하기 어려운 복잡한 한자를 쓰기 시작했어요. 이처럼 한자에서 같은 뜻을 지닌 글자 가운데 보통 쓰는 숫자보다 복잡한 형태로 숫자를 적은 것을 ‘갖은자’라고 합니다.

 

레벨 업!

경제 어휘력 쌓기


▶ 계약서
서로 지켜야 할 의무에 대한 약속을 증명하기 위해 작성하는 서류를 말해요.
오늘 부모님이 새로운 집을 사고 계약서를 작성했어.

▶ 일금
전부의 돈을 말해요. 예를 들어 ‘500만 원’은 ‘일금오백만원’으로 쓸 수 있어요.
계약서에는 ‘일금오백만원’으로 모두 붙여서 써야 해.

▶ 갖은자 
한자에서 같은 뜻을 가진 글자 중에 보통 쓰는 글자보다 획을 더 많이 써서 쓴 글자를 말해요.
석 삼(三) 자의 갖은자는 삼(參)이에요.
 

 

 

/자료 제공=‘나도 세금 내는 아이가 될래요!’(옥효진 글ㆍ서정해 그림ㆍ청림라이프 펴냄)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