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왜 이자를 주나요?
점심을 먹고 쉬고 있던 건후에게 현지가 다가왔어요. 현지는 맛있는 사탕을 손에 들고 있었어요.
“건후야! 혹시 네 사물함에 이 사탕 좀 보관해 줄 수 있어?”
현지가 건후에게 사탕 10개를 건네자 건후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어요.
“현지 네 사물함은 어쩌고?”
“내 사물함은 꽉 차서 사탕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 그리고 네 사물함은 자물쇠도 달려 있어서 더 안전하잖아.”
건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현지의 사탕 10개를 맡아 주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친구들도 자기가 가지고 있던 사탕을 건후의 사물함에 맡기기 시작했어요.
“건후야! 내 사탕도 네 사물함에 좀 맡길게.”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건후의 사물함에 사탕을 맡긴 친구들은 사탕을 찾으러 오지 않았어요. 그 뒤로 일주일이 더 지난 어느 날, 봉진이가 건후를 찾아왔어요.
“봉진이 너도 사탕 맡기려고?”
건후는 다른 친구들처럼 봉진이가 사탕을 맡기러 온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나는 사탕 맡기러 온 게 아니야.”
“그럼 왜 무슨 일이야?”
“건후야, 네 친구들이 맡긴 사탕 많이 가지고 있지? 그거 나 잠시만 빌려 주라. 대신 내일 내가 12개로 돌려줄게.”
건후는 잠시 고민했어요. 그리고 사탕을 맡긴 친구들이 건후 사물함에 있는 사탕을 찾으러 오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건후는 봉진이에게 사탕을 빌려주기로 했어요.
“고마워! 건후야!”
봉진이는 건후에게서 사탕 10개를 받아 돌아갔어요. 다음 날, 봉진이는 약속대로 빌려간 사탕 10개에 2개의 사탕을 더해 사탕 12개를 건후에게 주었어요. 그런데 사탕을 맡긴 현지와 친구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야, 공건후! 너 내가 맡긴 사탕을 내 허락도 없이 봉진이한테 빌려줬다며?”
건후가 봉진이에게 자신의 사탕을 빌려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현지는 씩씩대며 건후에게 다가왔어요.
“미안해. 네가 사탕을 찾으러 오지 않기에 그랬어. 대신 사탕을 11개로 돌려줄게.”
“내가 맡긴 사탕보다 하나 더 준다고?”
화가 나서 따지러 왔던 현지는 10개였던 사탕이 11개가 된다고 생각하자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어요. 현지는 사탕을 맡겨 두었을 뿐인데 10개였던 사탕이 11개로 늘어나 좋고, 봉진이는 급하게 필요한 사탕을 빌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후는 원래 사탕이 하나도 없었지만 이제는 사탕 1개가 생겨서 좋았어요.

 

궁금해요?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대형 마트에서 물건 보관함을 본 적이 있나요? 사람들은 물건을 잠시 보관하기 위해 보관료를 내고 보관함을 이용해요. 그런데 오히려 돈을 주는 보관함이 있다면 믿어지나요? 그렇다면 매일 물건을 맡기러 가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런 보관함을 우리는 ‘은행’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은행이 바보도 아니고 왜 사람들의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 주면서 ‘이자’라는 돈을 더 줄까요?

 

1 은행은 어떻게 생겨났나요?
은행이 어떻게 이자를 줄 수 있는지는 은행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알아보면 알 수 있어요. 16세기 영국 사람들은 ‘금’을 화폐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금을 집에 두면 도둑을 맞거나 잃어버릴 위험이 있었죠. 그래서 사람들은 금을 이용해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드는 금세공업자에게 자신의 금을 맡겨 두었어요. 금세공업자는 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큰 금고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금세공업자는 금을 맡겼다는 증거로 사람들에게 ‘금 보관증’을 나눠 주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금고에 금을 안전하게 보관해 주는 대가로 보관료도 받았어요.

 

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이제 안심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금을 맡긴 사람들이 금고에 있는 금을 잘 찾으러 오지 않았어요. 무거운 금을 주고받는 것보다 가벼운 ‘금 보관증’을 주고받는 것이 훨씬 편리했거든요. 그러자 금세공업자는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차피 사람들이 금을 찾으러 오지 않는다면 이 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면 돈을 더 벌 수 있겠다.’
금세공업자는 급하게 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금고에 있던 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이자를 받아 돈을 벌기 시작했어요. 이 사실을 알게 된 금 주인들은 금세공업자에게 따지기 시작했죠.
“아니, 내 금을 왜 당신 마음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거요?”
그러자 금세공업자가 말했습니다.
“금을 빌려주고 이자로 금화 4개를 받았어요. 그중에 금화 2개는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이전까지는 금을 맡아 주는 대가로 보관료를 내야 했는데 이제는 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돈도 더 벌 수 있다니 사람들은 일석이조라고 생각했어요. 이것이 최초의 은행입니다.

2 은행은 왜 이자를 줄까요?
방금 본 이야기에서 알아본 것처럼 최초의 은행은 금을 빌려주고 보관해 주는 금세공업자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되었어요. 지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은행도 비슷한 일을 해요. 그림 속의 현지는 금 주인, 건후는 금세공업자(=은행), 봉진이는 필요한 금을 빌리고 이자를 낸 사람이라고 볼 수 있죠. 은행에서는 여러 가지 일을 하지만 그중 두 가지가 가장 대표적이에요. 바로 돈을 보관해 주는 일과 돈을 빌려주는 일이에요. 금세공업자처럼 은행은 사람들이 맡긴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때 받은 이자로 이윤을 남기고 있어요.

 

물론 은행이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도록 돈을 은행에 맡긴 사람들에게는 은행이 받은 이자의 일부분을 주고 있죠. 즉, 고객이 맡긴 돈으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은행은 돈을 맡긴 고객에게 돈을 돌려줍니다. 이것이 바로 은행이 사람들에게 이자를 주는 이유입니다. 고객들은 내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며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죠.

 

/자료 제공=‘나도 세금 내는 아이가 될래요!’(옥효진 글ㆍ서정해 그림ㆍ청림라이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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