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번 돈을 사회로! 기업가- 유일한

나는 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어. 아버지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할까 봐 미국으로 보내신 거야. 아버지는 내가 공부를 잘하고 돌아와 큰 인물이 되길 바라셨어. 하지만 그 무렵 일본에 우리나라를 빼앗기고 말았지. 나는 나라를 도우려고 미국에서 회사를 차렸어. 회사는 잘되었고 돈도 꽤 벌었지. 나는 그 돈을 밑천 삼아 한국에 돌아와 제약 회사를 차렸고, 내 이름을 따서 유한양행이라고 했단다. 유한양행은 외국에서 좋은 약을 들여와 팔았어. 그때까지 우리나라는 변변한 약 하나도 구하기 어려웠거든. 일본의 훼방에도 회사는 날로 커졌고, 광복이 되고 나서는 더 탄탄해졌단다. 나는 학교를 세우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줬어. 회사에서 얻은 이익은 종업원이 골고루 나눠 갖도록 했지. 내 재산도 모두 사회에 내놓았어. 사람들은 나를 훌륭하다고 하지만, 나라를 부강하게 하려고 만든 회사이니 당연히 할 일을 한 거야.

“가장 값진 것은 사회를 위해서 남기는 그 무엇!”
오랫동안 유한양행을 이끈 유일한이 나이가 들자 사람들은 수군댔어요.
“곧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겠군.”
“그렇겠지. 자기 회사이니 아들 말고 누굴 주겠어.”
유일한의 아들도 자신이 회사를 물려받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유일한의 생각은 달랐어요.
“이 회사는 내 것이 아니라 땀 흘려 일하는 종업원들의 것이고, 이 나라의 것이야. 내 맘대로 할 수 없지.”
유일한은 아들을 제쳐 놓고 회사를 가장 잘 이끌 사람을 뽑아 자기 자리에 앉혔답니다. 아들은 몹시 섭섭했지만, 아버지의 깊은 뜻을 알기에 거스를 수 없었어요. 
세상 사람들은 유일한의 행동에 깜짝 놀랐어요. 그렇지만 곧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유일한은 모든 재산을 사회에 내놓고 아들에게는 돈 한 푼 남기지 않았던 거예요.
“아들아, 넌 대학까지 가르쳤으니 네 힘으로 살아라!”
유일한은 그렇게 평생 땀 흘려 모은 돈을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고 세상을 떠났어요. 유일한이 남긴 거라고는 구두 두 켤레, 양복 세 벌, 낡은 가방뿐이었답니다.

 

 

/자료 제공=‘GUESS? 교과서 인물 백과’(김해원 글ㆍ정경호 그림ㆍ이룸아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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