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것은 고대 세계에서 널리 퍼져 나갔어요. 사람들이 최초로 쓴 글들은 대체로 종교에 관한 것들이었어요. 필경사들이나 승려들은 파피루스, 양피지 또는 종이에 신들의 신성한 말을 적어서 전달했어요. 그들이 옮긴 글로는 이슬람교를 처음 만든 마호메트에게 전해진 코란, 크리슈나와 라마, 시타 같은 힌두교 신들의 서사시, 아브라함과 모세, 노아가 등장하는 성경, 노자의 철학을 다룬 도덕경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글들을 옮겨 적으며 공부했어요. 절과 수도원, 도서관에서는 이 글들을 세심하게 관리했지요. 사람들은 가장 오래된 종교적 글인 사해 문서(기원전 408~서기 318년)부터 첫 책으로 알려진 부처의 <금강반야바라밀경>(868년)까지, 그 안에 기록된 말씀을 신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높이 받들어 섬겼어요. 

이 신성한 말들은 양피지(동물 가죽)와 가죽 덮개로 만든 책에 쓰여 퍼져 나갔어요. 화려하게 장식한 <<켈스의 서>>(9세기)와 기독교의 작은 기도서는 비싸고 귀한 것이었어요. 엄청나게 공들여 장식했거든요. 수도사가 수도원에서 성경 한 권을 베끼는 데 1년이 걸렸답니다. 그만큼 조심스러운 작업이었지요. 최고급 양피지에 깔끔하게 줄을 맞춰서 써야 했기 때문이랍니다.

용과 싸우는 성 조지를 그린 기도서, 15세기
용과 싸우는 성 조지를 그린 기도서, 15세기

 

이 책에는 얼마나 많은 단어가 쓰였을까요? 필경사라면 한 페이지만 보고도 정확하게 알아낼 거예요. 이 책을 옮겨 적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말이에요. 접히지 않는 두루마리와 달리 책은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만들어졌어요. 크기가 작아 다루기도 쉬웠어요. 독서대에 걸쳐 놓거나 한 손으로 들 수 있었지요. 글자 주변에 빈 곳이 있어 읽으며 메모할 수도 있었고요.


인쇄술
다음으로 말의 역사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은 바로 인쇄술의 발명이었어요. 인쇄술 덕분에 글을 단숨에 많이 복사할 수 있었지요. 이 모든 것은 중국에서 시작되었답니다.

서기 800년경 중국에서는 글자와 그림을 나무판에 새기고 잉크를 입혔어요. 그 위에 종이를 덮고 눌러서 떼어 낸 다음, 이를 하나로 엮었어요. 글자를 새길 때는 거울에 비치는 것처럼 좌우를 뒤바꿔 새겨야 했어요. 그래야 종이를 떼어 냈을 때 글자가 제대로 인쇄되었거든요. 이러한 인쇄술은 중국 송나라(960~1279년)에서 처음 시작되었어요. 이때부터 책이 온 세계에 유행하게 되었지요. 사람들은 부처의 가르침과 같은 고전뿐 아니라 역사와 시, 그 나라의 지배 가문 이야기를 즐겨 읽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부처의 말씀을 담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현재 남아 있는 목판 인쇄물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여기고 있어요(704~705년 제작 추정). 하지만 아직까지 유네스코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어요. -옮긴이

독일의 도시 마인츠에서 1440년대에 요하네스 구텐베르크(1397~1468)가 인쇄기를 발명하면서 모든 것이 또 한 번 바뀌었어요. 그가 발명한 인쇄술은 페이지를 찍을 때마다 금속 활자를 하나하나 서로 다르게 조합하는 방식이었지요. 이 방식으로 수천 권의 책을 한 번에 인쇄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나온 첫 번째 책이 성경이었어요! 그러나 구텐베르크의 성경은 오래된 손 글씨체의 라틴어로 인쇄되었기 때문에 전문가들만 읽을 수 있었어요. 그 이후 1534년에 마틴 루터가 독일어로 번역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읽을 수 있었지요. 지금까지 성경은 70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었고, 50억 부 이상 인쇄되었을 거라고 해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어요. 곧 모든 사람이 책을 읽고 싶어 했지요! 이탈리아 출판업자 알두스 마누티우스(1450?~1515)는 1490년에 그리스와 로마의 오래되고 널리 알려진 글들을 모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로 인쇄했어요. 이 책들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인쇄한 것은 책뿐만이 아니었어요. 빠르게 인쇄해야 하는 신문 광고, 팸플릿, 포스터도 도시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했어요. 더 많은 책과 길거리에서 보이는 더 많은 글은 당연히 더 많은 독자를 만들어 냈답니다!

※고려의 불교 서적 <<직지심체요절>>은 구텐베르크 인쇄본보다 78년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 인쇄물임을 인정받았어요. 하지만 사회에 미친 영향력이 적어서 세계적으로는 구텐베르크가 본격적으로 인쇄술을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옮긴이

/자료 제공=‘어린이를 위한 음악의 역사’(메리 리처즈 글ㆍ김설아 옮김ㆍ첫번째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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