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번 마음먹으면 반드시 해낸단다. 대학교에서 곤충을 연구할 때, 곤충 채집을 나가면 비가 와도 반드시 곤충을 찾아냈지. 그래서 교수님이 나한테 나비를 연구하라고 하셨나 봐. 
나는 우리 농업을 발전시켜 일본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생각이었는데 나비라니, 처음엔 좀 우스웠어. 하지만 우리 땅의 나비를 내 손으로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 뒤로 나는 11년 동안 75만 마리의 나비를 채집해 연구했어. 그러면서 일본 학자들이 우리나라 나비를 잘못 분류했다는 걸 알아냈지. 나는 제대로 된 나비 분류 방법을 새로 만들고 그에 맞게 분류했어. 또 우리나라 곳곳에 어떤 나비가 사는지 나비 지도도 만들어 놓았고 말이야. 내 연구 결과에 세계 모든 학자가 깜짝 놀랐단다.
지금 너희가 볼 수 있는 나비 중에 내가 처음 발견해서 이름 지은 것도 있을 거야. 한번 찾아보렴. 


“나는 나비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석주명은 나비 연구를 위해 나비를 채집하러 가곤 했어요. 
어느 날, 지리산으로 나비를 채집하러 갔을 때였어요. 생전 처음 보는 나비 하나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석주명은 얼른 쫓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나풀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를 잡기란 쉽지 않았어요. 나비는 나뭇가지에 앉았다가도 어느새 저만치 날아가 버렸지요. 
석주명은 나비를 놓칠세라 눈을 떼지 못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걸려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어요. 그래도 아랑곳없이 나비를 따라 달리던 석주명은 결국 세 시간 만에 나비를 손에 넣었답니다.
“이건 정말 처음 보는 나비야. 고생한 보람이 있군.”
석주명은 그 나비에게 지리산팔랑나비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사람들은 다치면서까지 나비를 쫓는 석주명을 보면 혀를 내둘렀어요. 그렇지만 정작 석주명에게 놀란 사람들은 전 세계의 나비를 연구하는 학자들이었어요. 특히 일본 학자들은 자신들이 잘못 분류한 목록을 바로잡은 석주명에게 두 손 들고 말았지요. 
일본 학자들은 석주명이 죽은 뒤에 그를 추모하기 위해 한 나비 이름에 그의 이름을 붙여 주었답니다.

 

/자료 제공=‘GUESS? 교과서 인물 백과’(김해원 글ㆍ정경호 그림ㆍ이룸아이 펴냄)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석주명 #인물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