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식량안보 ②

인류에게 큰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시리즈의 두 번째로 식량안보에 대해 다룬다. 과학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식량 무기화의 걱정이 더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의 식량안보 지수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비료와 물을 적게 써도 수확량은 그대로인 친환경 농업 시대가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 팬데믹ㆍ기상이변으로 식량 위기감 ↑ 

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의 밀수출국이다.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을 계기로 유럽의 ‘빵 바구니’에 수출 차질이 빚어졌고 세계 식량 위기감을 키웠다. 최근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이 재개돼 식량 가격 폭등은 잠시 멈췄다. 그럼에도 세계 기아 인구는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 지구촌에서 굶는 사람은 8억 2800만 명. 전쟁, 폭염 등 기세가 커지는 기후변화, 코로나19 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많은 서방 정부 관리와 분석가들은 그러나 현재의 식량 위기가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증명하듯 북반구의 주요 곡물 주산지는 폭염과 가뭄으로 비상이 걸렸다. 유럽 남부에서는 고온 건조한 기상으로 밀과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의 작황이 부진하다. 국제곡물이사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지역 가뭄 상황을 반영해 2022~2023 곡물연도 세계 곡물 생산량을 22억 5200만 t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생산량보다 4000만 t 적은 수치다. 지구 평균 기온이 1℃ 오르면 밀의 수확량은 6% 줄고, 2℃ 상승하면 쌀 생산량은 최대 20% 감소한다. 

△ 전 세계는 식량수출 빗장 걸어
불안정한 국제 식량 시장으로 인해 세계의 식량안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식량 위기가 커지자 밀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국제 가금류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닭고기 수출 금지를 선언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식량 및 비료 수출 금지 및 제한 조치에 들어간 나라는 30개국을 넘는다. 이런 위기감으로 인해 지난 6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에너지ㆍ기후 포럼 화상 정상회의에서는 식량안보 문제를 주요 이슈로 다루며 식량 공급 안정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는 최하위 수준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아주 낮은 수준이다. 2019년 기준 세계에서 곡물을 7번째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 곡물 자급률은 20%에 그치고, 80%를 수입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그룹은 해마다 113개국을 대상으로 식량안보 지수를 발표하는데, 한국은 지난해 32위였다.

 

OECD국가 중에선 최하위다. 이처럼 지수가 낮은 가장 큰 원인은 농업을 등한시한 결과다. 우리의 주식인 쌀은 2020년 기준으로 92%로 떨어졌다. 보리는 36%만 자급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지난 6월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식량 자급률을 현재 45.8%에서 52.5%로 올릴 계획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나 전쟁으로 생기는 식량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식량위기의 대안 ‘친환경 농업’
감자는 밀과 쌀 다음으로 중요한 식량이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13억 명을 먹여살리고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2060년까지 68% 줄어들게 된다. 그 때문에 고온에 강한 감자를 만드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식물과학부 연구팀도 최근 유전자를 교정해 땅 속의 질소 대신 공기 중 질소를 자양분으로 삼는 벼를 개발했다.

 

이는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를 만들어내는 질소 비료를 땅에 뿌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유전자 교정으로 물 사용을 줄이는 식물 종자를 개발했다는 연구도 나왔다. 미국과 영국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8일 같은 토양 조건에서 심어진 곳의 수분 함량이 약 7.6% 더 높은 유전자 교정 식물을 개발하고 국제학술지 ‘실험식물학’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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