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는 나날이 심해지는 기후 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어요. 그러자 기후 위기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며 나라를 상대로 소송을 건 아홉 살 소녀가 나타났답니다. 오늘 만나 볼 에코 히어로는 리디마 판데이예요. 

안녕, 친구들! 나는 리디마 판데이야. 내가 살고 있는 인도의 우타라칸드는 히말라야산맥으로 둘러싸여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란다. ‘신들의 땅’이라 불릴 정도로 곳곳에 힌두교 사찰과 성지가 많아 관광객과 순례객이 끊이지 않고 있지. 2013년, 내가 다섯 살 때 우타라칸드에 끔찍한 재해가 덮쳤어. 폭우가 지나간 후 모든 것이 파괴된 우타라칸드의 모습은 처참했어.  나는 우리가 겪은 자연재해가 지구의 무시무시한 경고장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구가 왜 경고장을 보내는 거냐고?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귀를 쫑긋 세우고 내 이야기를 들어 봐.

몬순이 몰고 온 폭우, 우타라칸드를 덮치다
인도는 해마다 6월이 되면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계절풍의 영향으로 여름에는 무덥고 습하며 겨울에는 춥고 건조한 몬순 기후 때문이지. 그래서 6월 초가 되면 인도 남쪽에서 시작된 집중 호우가 점차 위로 올라오다가 6월이 끝날 즈음이면 인도 북쪽에 있는 내 고향 우타라칸드에 이르게 돼. 
그런데 내가 다섯 살이었던 2013년의 6월은 예년 보통의 해과 달랐어. 몬순이 9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를 몰고 왔거든. 게다가 2주나 일찍 시작되는 바람에 6월 중순부터 우타라칸드에는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비가 퍼부어 댔지. 그사이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무려 6000명이 넘었지. 그 후 일상을 되찾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단다.

우타라칸드의 힌두교 성지인 케다르나스 사원. 
폭우가 지나간 후 폐허가 된 케다르나스 사원의 모습.

 

지구가 보낸 경고장, 괴물 몬순 
시간이 꽤 흐른 뒤에도 그때의 재해를 떠올리면 두려움에 빠지곤 했어. 특히 나를 떨게 한 것은 지구 온난화가 몬순을 나날이 더 강한 ‘괴물 몬순’으로 만든다는 사실이었지. 기온이 상승하면 바다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증발하고, 이는 더 강한 비가 되거든.

NASA 위성으로 측정한 강우량지도. 2013년 6월1 4~20일 인도와 주변 나라들에 내린 비의 양을 측정한 것으로, 300mm 이상 비가 내린지역(인도북부)은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NASA 위성으로 측정한 강우량지도. 2013년 6월1 4~20일 인도와 주변 나라들에 내린 비의 양을 측정한 것으로, 300mm 이상 비가 내린지역(인도북부)은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타라칸드에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 간 폭우도 결국 기후 위기의 결과였던 거야.
어쩌면 기후 위기는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인간을 향한 지구의 경고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인도 정부가 움직이도록 직접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단다.

아홉 살 소녀, 인도 정부를 상대로 소송하다
나는 어떻게 해야 인도 정부가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 그러다 인도환경재판소에 대해 알게 되었지. 인도에서 벌어지는 환경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2010년 만들어진 기구야. 나는 곧바로 52장에 이르는 진정서를 쓰기 시작했어. ‘어린이들은 기후 위기에 가장 영향을 받기 쉽다’며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기후 위기를 줄일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단다. 마침내 진정서를 완성한 뒤,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날을 꿈꾸며 인도환경재판소에 진정서를 제출했어. 그 후 내 소식은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단다. 하지만 나의 목적은 인도 정부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내 목소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었지. 

 

기후 위기 반대 캠페인을 하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나고, 인도환경재판소로부터 날아온 결과는 ‘기각’이었단다. 내가 제기한 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거야. 하지만 나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어. 젊은 환경 운동가를 모집하는 단체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 그 단체는 바로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이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었단다. 다행히 멤버들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정부에 소송까지 건 나의 열정을 알아봐 주었단다. 그러면서 함께 뉴욕에 가자고 제안했어! 그곳에서 곧 UN 기후행동 정상 회의가 열린다면서 말이야. 난 물론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지. 
얼마 후, 나를 비롯한 전 세계의 에코 히어로들이 뉴욕에 도착했어. 전 세계인들의 시선이 모여 있는 이때, 기후 위기 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거야. 우리의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을 약속해 주었어. 이보다 더 뿌듯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멋진 경험이었단다! 

2019년, 리디마 판데이를 비롯한 세계 청소년 활동가들이 미국 뉴욕에 있는 UN 아동 권리 위원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2019년, 리디마 판데이를 비롯한 세계 청소년 활동가들이 미국 뉴욕에 있는 UN 아동 권리 위원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달리는 길 
난 그 후로도 많은 활동을 했어. 노르웨이의 환경 운동가인 엘라 마리아 이자크센과 함께 연설하고, 인도 총리에게 아레이 콜로니 숲을 벌채하는 계획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지. 나아가 기후 위기를 세계 3급 비상사태로 선포하기 위한 법적 탄원서를 UN 사무총장에게 보내기도 했어. 그 이후 나는 어떻게 됐냐고? 물론 지금까지 여전히 지치지 않고 달리고 있단다. 
친구들도 나와 함께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달려 보지 않을래? 지구의 경고장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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