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역사 속의 돈 이야기 ②

“자, 이제부터 창희의 질문에 답해 볼까? 중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조개껍데기ㆍ곡물ㆍ가축ㆍ농기구 등이 화폐 노릇을 했어. 이것을 ‘물품 화폐’라고 하지. 그러다가 기원전 8-7세기부
터 칼ㆍ농기구 등을 본뜬 화폐들이 유통되기 시작했어. 춘추 전국 시대에는 여러 나라에서 이런 금속 화폐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기원전 3세기에 진나라의 시황제는 중국을 통일하자마자 통일 화폐를 만들었단다. 이 화폐가 바로 ‘반량전 ’으로, 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뚫린 청동 동전이었지. 기원전 118년 한나라 무제 때에는 반량전을 폐지하고 ‘오수전’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단다. 오수전은 700여 년 동안 널리 사용되었지. 그 뒤 621년 당나라 고조 때‘개원통보 ’라는 새로운 화폐가 나왔어. ‘개원’은 고조의 연호(임금이 즉위한 해에 붙이던 칭호)인데, 이때부터 중국에서는 화폐 이름에 연호를 쓰게 되었지. 이 개원통보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화의 원형이 되었단다.”
“동전을 사용했던 중국에서 왜 지폐가 생겨났어요? ”
세라가 묻자 돈귀신이 대답했습니다.
“송나라 때는 상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주화가 널리 사용되었지. 그런데 주화는 액면가치(화폐에 적힌 돈 액수의 가치)가 낮아 큰 상거래에는 사용하기 힘들었어. 그래서 사천 지방에서는 동전 대신 철전을 사용했는데, 철전은 무거워서 천 개당 25근, 중간 것은 천 개당 13근이나 나갔어. 그래서 들고 다니기 불편했지. 사천 지방에서는 상거래가 이루어지면 증명서를 발급했어. 그 증명서를 보이면 언제든 돈으로 바꿀 수가 있었지. 이 증명서를 ‘교자’라고 했어. 교자는 금나라ㆍ원나라에선 보초, 명나라에선 대명보초 등으로 불리며 중국에서 널리 유통되었단다. 이후 명나라 때 폐지되었지. 그 뒤에는 중국에서 소액 거래에는 주화, 고액 거래에는 은을 사용했어. 따라서 상인들은 은조각의 무게를 달기 위해 저울을 가지고 다녔다는구나.”

명나라 지폐인 대명보초
명나라 지폐인 대명보초

 

“서양에서는 어떻게 지폐를 사용하게 되었어요? ”
“창희가 그런 질문 할 줄 알았다. 중세 이탈리아의 피렌체ㆍ베니스 등의 금은 세공업자(잔손을 많이 들여 정밀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금은 등의 귀금속을 맡아 보관하는 일도 함께 했단다. 이때 세공업자들은 그 사람에게 증서를 발급했어. 맡긴 사람들은 필요할 때 그 증서를 주고 자신의 귀금속을 찾아갔지. 이 증서는 신뢰가 두터워 많은 사람이 증서를 이용했어. 금은 세공업자들이 은행 업무를 겸하게 된 거야. 그러다가 드디어 은행권 지폐가 태어났단다. 오늘날의 지폐는 160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은행들이 처음 발행했고, 1661년 스웨덴의 스톡홀름 은행이 지폐를 발행하면서 모든 나라에서 지폐를 사용하기 시작했어. 서양 지폐에 대한 또 다른 기원은 미국에서 찾아볼 수 있어. 이는 미국이 독립하기 전에 식민지 주 정부에서 처음으로 발행한 거야. 1690년 매사추세츠 주 정부는 지폐를 만들어 병사들에게 급료로 지급했어.”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죠? 지폐가 나오기 전에는 어떤 화폐가 사용되었나요? ”
“하하, 놀라지 마라.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은 새로 만들 화폐가 없어 담배를 화폐로 사용했단다. 버지니아 주에서는 200년, 메릴랜드 주에서는 150년 동안이나 담배가 화폐 구실을 했다는구나.”
“신기하네요. 물품 화폐는 고대 사회에서나 사용되는 줄 알았더니 불과 몇 십 년 전에도 널리 쓰였군요.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거죠? ”
“현재 지구촌에서 사용되는 돈을 중심으로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마.”
창희와 세라는 돈귀신 앞에 바싹 다가앉으며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아메리카에서 발견된 주화 한 닢은 바이킹 유물이다?

아메리카에서 발견된 주화 한 닢은 바이킹 유물이다?
바이킹은 8~12세기에 바다를 주름잡았던 사람들이에요. 바이킹이라는 말은 ‘강가 민족’, ‘시장 사람’을 뜻하는데, 덴마크ㆍ노르웨이ㆍ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떠나 북해와 대서양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지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바이킹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까지 나아갔고, 콜럼버스보다 500년이나 앞서 아메리카를 발견했대요.
이들은 북아메리카 남쪽으로 내려가 육지를 차례로 발견했는데, 헤를랜드(돌의 나라)ㆍ마르크랜드(숲의 나라)ㆍ빈랜드(포도주의 나라)등의 이름을 붙였어요.
바이킹 시대가 끝난 뒤 바이킹의 아메리카 탐험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어요. 그런데 20세기 중반에 와서 고고학자들이 아메리카에서 바이킹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리하여 캐나다 뉴펀들랜드에서 바이킹의 정착지를 발견했지요.
한편, 고고학자들은 뉴펀들랜드에서 남쪽으로 1,600킬로미터 떨어진 미국 메인 주의 페너브스카트 만 입구 고다드 농장에서 발굴 작업을 하다가 작은 주화 한 닢을 발견했어요. 잉글랜드의 1페니짜리 주화로 알려졌는데, 20년 뒤 주화 전문가가 이 주화를 보고 노르웨이의 주화임을 밝혀냈어요. 이것은 1067년에서 1093년 사이에 노르웨이 왕 올라프 쉬레가 만든 주화였어요. 고고학자들은 이 주화가 바이킹이 아메리카에 살았음을 증명하는 바이킹 유물이라고 주장하게 되었지요. 그러나 바이킹의 다른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요.

딸랑딸랑 역사속 ‘돈’ 질문 놀이

돈이 하는 역할을 말해보세요.
첫째, 물건의 가치를 잰다.
둘째, 물건을 교환한다. 돈을 내면 내가 원하는 물건을 얻을 수 있다.
셋째, 모아둘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동전을 만들어 사용한 나라는?
리디아 왕국.

명나라의 지폐는?
대명보초

/자료 제공=‘경제를 배우는 14가지 돈의 비밀’(신현배 지음ㆍ이소영 그림ㆍ가문비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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