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세상을 돌고 도는 존재예요. 그래서 ‘돈’이라는 이름을 얻었지요. 그런데 이 돈을 오랫동안 쓰지 않고 한자리에 오래 두면 귀신이 된다고 해요. 이것이 바로 ‘돈귀신’이지요. 이 코너는 바로 돈귀신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돈 이야기예요. 방학 때 시골 할머니 집에 간 창희, 세라 남매가 돈귀신을 만나게 되고, 돈귀신은 두 아이의 요청으로 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이를 읽으며 돈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 지혜로운 경제인으로 자신의 미래를 열어갔으면 해요.

창희와 세라 남매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달력을 보며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방학이 되면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가 뒷간귀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창희와 세라는 지난 방학 때 할머니 집 뒷간에서 뒷간귀신을 만났습니다. 창희가 똥통에 빠지자 할머니는 뒷간귀신의 노여움을 풀어 준다며 똥떡을 만들어 뒷간 앞에서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때 뒷간귀신이 나타나 똥떡을 맛있게 먹고, 두 아이에게 똥과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방학이 되자 창희와 세라는 엄마와 함께 할머니 집에 갔습니다. 할머니 집 TV 화면에는 많은 사람들이 출연하여 퀴즈 대결을 벌이는 쇼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세라가 화면을 보며 소리쳤습니다.
“퀴즈쇼네! 100명을 모두 탈락시키면 5천만 원의 상금을 탈 수 있대요.”
그때 엄마가 끼어들었습니다.
“웬 돈타령이니? 어머니, 참 큰일이에요. 요즘에는 애나 어른이나 다 돈을 좋아하니 말이에요.”
“예나 지금이나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 오죽하면 ‘돈이 양반’,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 ’라는 속담이 생겼을까.”
“세상 사람들이 그처럼 돈을 좋아한다면 도깨비나 귀신을 만나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겠네요?” 
창희가 이렇게 묻자 할머니는 고개들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습니다.

옛날 어느 깊은 산속에 가난한 할아버지 한 분이 살고 있었어. 할아버지의 오두막집은 마을에서 한참 떨어져 있었어.
어느 날 밤, 짚으로 새끼를 꼬고 있는데 사람의 발소리가 들려왔어. 심심했던 할아버지는 낯선 사나이를 방 안으로 들였어.
“나는 김 영감이라고 하오.”
“저는 산속에 사는 도깨비라고 합니다.”
도깨비는 털북숭이 손을 내밀었어. 이후 둘은 친구 사이가 되었지. 그렇게 몇 달이 쏜살같이 지나갔어.
어느 날 아침, 할아버지는 세수를 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물가에 쭈그리고 앉았지. 
“으악, 이게 누구야? ”

물에 비친 얼굴은 도깨비 얼굴 같았어. 할아버지는 문득 어린 시절에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어. 도깨비와 사귀면 오래지 않아 도깨비처럼 된다는 이야기였어.
‘도깨비를 쫓을 좋은 방법이 없을까? ’
그러다가 기막힌 방법을 생각해냈지. 그날 밤, 오두막집으로 도깨비가 놀러오자 문득 생각난 듯이 이렇게 말했어.
“참, 며칠 전에 말이오. 아랫마을에 사는 박 서방이 놀러 와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지 않겠소. 글쎄, 도깨비가 무서워하는 것이 있다나?”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도깨비는 잠시 어두운 표정을 지었어.
“사실, 우리에게도 무서운 게 있어요. 돼지의 피…….”
그러더니 할아버지에게 물었지.
“영감님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뭡니까?”
할아버지는 대답할 말이 궁해 눈만 끔벅끔벅하다가, “나는 세상에서 돈이 가장 무섭소. 그래서 이 깊은 산속에 숨어 산다오.”하고 말했어.

 

 
다음 날 아침, 할아버지는 아랫마을로 내려갔어. 돼지를 기르는 박 서방을 만나 돼지피 한 동이를 얻었지. 해가 기울 무렵, 오두막집 앞을 지나는 산길에 돼지피를 뿌렸어. 그리고 방문 앞에 동이를 놓았지. 도깨비는 길에 뿌려진 돼지피를 보고 겁에 질려 벌벌 떨었어. 도깨비는 공포에 질려 소리치며 피투성이 몸으로 벌떡 일어나 산속으로 쏜살같이 달아났어.
이튿날 밤, 할아버지는 인기척을 느꼈어. 도깨비가 불쑥 나타난 거야.
“영감님도 혼 좀 나시오!”
도깨비는 볼멘소리로 톡 쏘아붙인 뒤, 어깨에 짊어진 자루를 내려놓았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돈이라고 했지? 에라, 돈벼락이나 맞아라! ”
도깨비는 자루에 담긴 것을 방 안에 쏟아 부었어. 도깨비는 뾰로통한 얼굴로 한마디 내뱉고는 산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단다. 할아버지는 그 분에 큰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게되었어. 

 


/자료 제공=‘경제를 배우는 14가지 돈의 비밀’(신현배 지음ㆍ이소영 그림ㆍ가문비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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