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재해 영향으로 생산량 감소··· 재배면적도 줄어

최근 과일과 채소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가계(가정)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정부가 농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해 많은 돈을 풀고, 대형마트도 자체 농수산물을 활용해 할인 행사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서 고물가를 체감하게 하는 대표적인 품목이 ‘국민 과일’인 사과다. 사과는 왜 다른 과일보다 더 비싸게 팔릴까? 사과 재배면적은? 사과에 얽힌 이야기를 문답식으로 들려준다. ‘여름 과일’에서 봄철 과일로 바뀌고 있는 참외 이야기도 귀띔한다.  
  
Q. 사과값 비싸진 이유?

A. 사과 도매가격은 올해 1월 12일 기준 9만 740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만 원을 돌파했다. 1년 전(4만 1060원)보다 123.3% 올랐다. 봄철 개화시기 저온 피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30.3% 줄었고, 못난이 과일(비정형과) 생산은 늘었다. 여기에 사과 저장량이 점점 줄어들고 정부의 할인 지원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7월에 햇사과(아오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떨어뜨릴 방법은 거의 없다. 유통업계에서는 5월쯤이면 남은 물량이 동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Q. 사과 수입 왜 어렵나?
A. 사과 수입이 어려운 이유는 병해충 검역이 걸려 있어서다. 정부는 독일 등 11개 나라와 검역 협상을 진행 중인데, 8단계까지 진행돼야 수입이 가능해진다. 가장 많이 진전된 일본도 5단계에 머물고 있다. 1992년 검역 협상을 요청했고, 나방류 관리 문제 등으로 협상이 끊긴 상태다. 사과 수입을 개방하면 국내 사과 농가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걱정도 크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달 사과 수입 추진 반대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Q. 사과 재배면적 얼마나 줄었나?

A. 사과 등 과일의 소비량은 생산량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전체 과일 재배면적은 2000년 17만 2090㏊에서 2022년 15만 8830㏊로 줄었다. 농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사과 재배면적도 올해 3만 3800㏊에서 2033년 3만 900ha로 연평균 1%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년간 사과 재배면적 2900㏊(8.6%)가 줄어드는 것으로, 축구장(0.714㏊) 4000개가 사라지는 셈이다. 
사과 생산량은 올해 50만 2000t에서 2033년 48만 5000t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과일재배 적합지가 줄고 있다고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사과 주산지로 꼽혔던 영남 지역 재배면적은 지난해 전체의 71%로 2000년보다 2% 낮아졌다. 반면에 새로운 산지로 떠오른 강원과 경기 재배면적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재배지 북상으로 2000년보다 3배나 늘었다. 농촌진흥청은 2100년에는 사과가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4년 전부터는 사과 꽃 피는 시기가 5일씩 앞당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Q. 사과, 사계절 아삭한 이유는?
A. 사과는 11월 중순쯤 거둬들여 이듬해 7월 햇사과가 나오기까지 먹을 수 있다. 그럼에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CA(공기 제어) 저장기술’덕분이다. 이마트 후레쉬센터가 처음 선보인 것으로, 낮은 온도에서 산소와 질소의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하는 기술이다. 그 때문에 수확 때와 같은 본래의 아삭한 맛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충북 증평 롯데마트 신선품질혁신센터에도 CA 저장고가 있다. 농가 등 일반 저온 창고에서는 ‘이프래쉬’를 사용해 사과의 노화를 최대한 늦춘다.

Q. 과일 소비량 얼마나 줄었나?
A. 한국인의 1인당 과일 소비량은 지난 15년간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 전망 2024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2007년 67.9㎏으로 정점을 찍었고, 2022년에는 55.0㎏으로 감소했다. 사과 등 6대 과일의 연간 1인당 소비량은 2014년 41.4㎏을 기록했다가 생산량 감소로 2022년 36.4㎏으로 줄었다. 
과일별 1인당 소비량은 감귤(11.8㎏)과 사과(11.0㎏)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는 배와 포도(각 4.4㎏)ㆍ복숭아(3.7㎏)ㆍ단감(1.9㎏) 순이다.


여름 과일 ‘참외’, 이젠 봄이 제철!

참외는 수박과 함께 대표적인‘여름 과일’이었지만 생산 시기와 제철이 앞당겨졌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해 5월에 정점을 찍고 다시 감소해 7월이면 끝물에 접어든다. 
우리나라 참외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북 성주군에 따르면 하우스에서 키우고 재배기술도 발전하면서 나오는 시기가 당겨졌다. 지난 1월 9일 처음 참외를 출하했고, 현재도 비닐하우스에서 대부분 키워지고 있다. 이마트 등 유통업계는 참외 출하량이 늘어나는 다음 달 초중순쯤 할인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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