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비는 ‘제2의 아이유’로···관련 제품 매출도 크게 늘어

가수 비비(김형서)가 부른 노래 ‘밤양갱’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이라는 중독성 있는 노랫말과 감미로운 목소리로 현재 온라인에는 수많은 노래 커버 영상과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요소)이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크라운제과의 밤양갱 매출은 지난해보다 다섯 배 이상 늘었다. 양갱의 역사와 종류 등을 살펴본다.

△가수 비비와 ‘밤양갱’

‘밤양갱’은 비비가 지난해 2월 내놓은 신곡이다. 장기하가 작사 및 작곡한 노래로 밝은 왈츠 선율에 감미로운 목소리가 실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사랑의 아름다운 기억을 ‘밤양갱’에 비유해 눈길을 끈다. 비비는 2019년 싱글 ‘비누’로 데뷔했다. 2021년에는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에도 출연했다. 싱어송라이터로 배우로도 활동해 아이유(이지은)에 빗대‘제2의 아이유’, ‘음지(陰地)은’으로 불리고 있다.

△양갱

양갱(羊羹)은 팥을 삶아 체에 거른 다음 설탕과 한천 등을 섞고 틀에 넣어 쪄 만드는 음식이다. 밤을 넣으면 밤양갱이 완성된다. 원래 양갱은 ‘양고깃국’이라는 뜻에서 보듯 양고기와 선지를 넣은 중국 요리였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양갱은 일본의 전통 과자이다.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피가 아닌 팥을 넣어 졸이기 시작했고, 졸임과자를 지칭하는 명칭이 됐다. 연양갱은 1589년 일본 와카야마의 스루가야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1945년 광복 이후 해태제과가 일본인 공장주의 양갱공장을 사들여 연양갱을 만들기 시작했다. 겉포장에는 한국 시인들의 시구가 적혀 있다. 이후 크라운의 밤양갱이 선보였다.  

△한천
국내에서 팔리는 것은 대부분 젤리형인‘연양갱’에 속한다. 밤양갱의 또 다른 재료가 바로‘한천’이다. 해조류인 우뭇가사리(우무)를 삶아 말린 것으로,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힌다. 밀양 산내면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자연 한천 생산지. 우무는 과거 콩가루 얼음물에 넣어 콩국으로 먹었다. 지금은 양갱과 젤리 등의 식품 원료로 활용된다.

△다양한 양갱과 맛집
양갱류는 비비의 노래가 나온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밤양갱 노래가 출시된 2월 13일부터 3월 17일까지 양갱 매출은 지난해 대비 35%가량 증가했다. 단품 개수로만 따지면 100만 개 가까이 팔린 셈이다. 그 인기를 잇기 위해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비비와 협업한 한정판 밤양갱을 판매 중이다. 논산 딸기 밤양갱은 기존 딸기 양갱에 밤 양갱을 더한 세트 상품이다. 달하루도 한천 등으로 만든 7가지 맛의‘달하루양갱’을 출시했다. 달하루 양갱세트 종류는 팥ㆍ골드키위ㆍ검은깨ㆍ녹차ㆍ감귤ㆍ고구마ㆍ초코 맛이다. 최근에는 초콜릿과 딸기, 피스타치오 등 고급스러운 맛의 양갱도 나와 어린이 등 젊은 세대의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한편, 서울 을지로의 ‘적당’과 서대문구 연희로의 ‘금옥당’, 마포구 월드컵로의 ‘언아이콘’은 양갱 덕후들의 성지로 통한다. 대전 ‘양갱갱갱’도 직접 만든 양갱을 파는 카페다. 

아이유가 ‘밤양갱’? 노래를?
목소리모방 ‘AI 커버’ 열풍도

‘밤양갱’의 흥행에는 유튜브 등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AI(인공지능) 커버’열풍도 빼놓을 수 없다. 가수의 목소리를 AI에게 학습시킨 뒤 이를 통해 해당 가수가 노래를 커버한 것처럼 생성한 영상 콘텐츠다. 쉽게 말해 아이유의 ‘밤양갱’커버 영상은 실제 아이유가 아닌 그의 목소리 데이터를 학습해 그대로 모방하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들어진 영상이다. 오혁과 박명수, 백예린 등의 AI 커버 영상은 각각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유명인의 동의 없이 목소리를 얻고 음원을 재가공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인공지능으로 만든 콘텐츠에 “AI가 제작했다”고 의무적으로 표기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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