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이빨고기

파타고니아이빨고기는 남반구의 차가운 물을 좋아해요. 새끼들은 얕은 물을 좋아하는데, 그곳에서 크릴새우 같은 작은 갑각류를 잡아먹어요. 클수록 물고기를 찾아 더 깊은 물(수심 3850m)로 들어가지요. 어른 파타고니아이빨고기는 기회 섭식자예요. 
마주치는 먹잇감을 가리지 않고 먹는다는 뜻이에요!
몸길이가 2m 넘게 자라고 물고기치고는 오래 살아서 50살을 넘기기도 해요!

나를 너무 많이 잡지 마세요!
여러 나라에서 고급 해산물로 여겨서 파타고니아이빨고기(일명 ‘메로’)를 많이 잡아요. 안타깝게도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바람에 멸종될 위험에 처해 있지요. 어른이 되어 새끼를 갖기까지 최대 9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특히나 취약해요. 파타고니아이빨고기는 보통 배 밑으로 큰 그물을 내려서 끌고 다니는 저인망 방식으로 잡아요. 다른 어류와 해양 포유동물들도 이렇게 잡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가 죽는 일도 허다해요. 파타고니아이빨고기를 돕고 싶다면 낚지도 말고 먹지도 마세요!

작전명 아이스피시(Icefish)
각 나라 정부에서는 조업이 가능한 어장을 정하고 잡을 수 있는 물고기 수를 제한하는 등, 어류의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한 규칙을 제정하고 있어요. 이러한 규칙은 특정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하는 것을 막아 준다는 점에서 중요해요. 그런데 규칙을 어기고 불법 조업을 하는 어선들도 가끔 있어요. 작전명 아이스피시(2014~2016년)가 실시되던 당시, 거센 폭풍우와 유빙을 뚫고 선더호(Thunder)라는 불법 어선을 추격하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선더호가 파타고니아이빨고기의 남획을 금지하는 규칙을 어겼기 때문이에요. 남극에서부터 무려 아프리카 서부까지 선더호를 뒤쫓은 배는 ‘환경을 지키는 전사들’로 이루어진 조직인 시셰퍼드(Sea Shepherd) 소유의 선박이었어요. 110일간의 숨 가쁜 추격 끝에 시셰퍼드는 선더호를 따라잡았어요. 선더호가 침몰되고 선원들을 구조해야 했지만요! 선더호의 선장과 기관장은 17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고 감옥으로 보내졌답니다.

키아스모돈
키아스모돈은 크기는 25cm밖에 안 되지만, 제 몸 크기의 10배가 넘는 먹이를 집어삼킬 수 있어요. 이빨이 가득한 큰 입으로 물고기를 통째로 삼키고는 늘어난 배 속에서 소화를 시켜요. 위가 너무 늘어나서 피부가 투명해질 정도예요! 배가 풍선 같은 이 물고기는 대서양의 수심 2700m 깊이에서 만날 수 있어요. 

 

키아스모돈은 다 씹지도 못할 만큼 먹을 때가 있어요. 배가 터진 채로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녀석들이 발견된 적도 있답니다! 너무 큰 먹이를 삼키면 이런 일이 생겨요. 먹이를 미처 다 소화하기도 전에 먹이가 분해되며 가스가 방출되기 시작하거든요. 이 가스 때문에 배가 터지고 마는 거죠….

케이크를 딱 한 조각만 더 먹고 싶어서, 위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키아스모돈이라면 가능하답니다. 케이크를 통째로 삼키고도 남을걸요!


태평양독사고기
독사고기는 심해에서 가장 무섭게 생긴 물고기 중 하나로, 사납기로 악명이 높아요. 모두 9종이 있으며, 눈이 크고 커다란 송곳니가 있어요. 송곳니가 너무 커서 아래턱에 난 이빨들은 두개골 밖으로 튀어나와 거의 눈을 찌를 정도예요. 푸르스름한 은빛의 이 물고기들은 태평양의 수심 4000m 깊이까지 내려가는데, 밤이면 해수면으로 이동해 갑각류와 오징어를 비롯한 다른 물고기들을 잡아먹고 살아요.

 

자, 보이죠…? 그런데 사라졌습니다!
태평양독사고기는 배가 반짝거려요. 주변의 짙푸른 바다 빛깔과 어울리기 때문에 몸을 숨기기가 쉽지요. 독사고기 중에는 등지느러미 위에서 빛이 나는 종도 있는데, 이 빛으로 순진한 먹잇감을 유인해요. 

독사고기 감옥
심해에서는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확실히 먹잇감을 잡을 수 있도록 온갖 희한하고도 놀라운 방법들을 진화시켰지요. 독사고기는 빠르게 헤엄쳐서 먹잇감을 잡을 수 있어요. 긴 이빨을 감옥의 창살처럼 사용해요. 입 속에 갇히면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요! 또한 위턱과 아래턱이 이어져 있지 않고 탈구된 상태라, 자신보다 더 큰 먹이도 삼킬 수 있어요. ‘유리송곳니독사고기’라는 종은 두개골 크기와 견주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이빨을 가지고 있답니다! 


머리없는치킨몬스터
1882년에 처음 발견되었지만 만나기가 힘들어요. 수심 5689m 깊이의 바다에서 발견되었고, 최근에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자들이 남빙 양(남극해)의 수심 3000m 깊이에서 동영상을 촬영했어요. 이름이 참 별나죠? 특이하게 생긴 지느러미로 수중 카메라를 향해 헤엄쳐 오는 모습을 보고 과학자들이 오븐 속에 막 집어넣은 통닭을 떠올려서 붙인 이름이라고 해요! 

 

치킨이 아니면 대체 뭔데?
머리없는치킨몬스터는 사실 해삼의 일종이에요. 해삼은 불가사리, 거미불가사리, 성게와 친척이에요. 술통처럼 생긴 몸은 최대 25cm에 이르며, 머리 주변에 촉수 덩어리가 있어요. 이 촉수를 사용해 해저의 작은 먹이들을 입으로 날라요. 대부분의 해삼처럼 퇴적물 섭식자이며, 소화계를 통해 다량의 해저 퇴적물을 통과시켜 그 속에 숨겨진 작은 먹이들을 찾아 먹어요. 그러고 나면 남은 퇴적물을 배설해야 하는데, 그래서 흔적이 남아요. 이 똥 자국을 따라가면 해삼이 다닌 곳을 알 수 있답니다! 주로 먹이 활동을 하며 바닥에서만 시간을 보내다가 가끔 지느러미를 사용해 위로 헤엄쳐 올라가요.

천재적인 방어술
연약하고 젤리 같은 이 동물은 광활한 바다에서 아주 탁월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켜 내요. 머리없는치킨몬스터는 피부 안쪽에서 빛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만지면 온몸에서 빛이 나요. 포식자가 귀찮게 하면 피부에서 떨어지는 반짝이는 반점을 마구 흩뿌리고 도망치는 더 좋은 방법도 있어요! 녀석을 잡아먹으려고 했던 상대에게는 끔찍한 소식이지요. 빛나는 반점을 뒤집어쓴 탓에 도리어 자기가 포식자를 유인하게 생겼으니까요. 

/자료 제공=‘심해 동물 대탐험’(샘 콜드웰 글ㆍ천미나 옮김ㆍ박시룡 감수ㆍ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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