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간 변덕스러운 날씨에 과수와 표고버섯 등 농작물의 저온피해(냉해)가 잇따르고 있다. 여름에는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재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상청은 비나 눈, 추위 등이 포함된 날씨예보를 통해 대비하도록 한다. 이달 23일은 ‘세계 기상의 날’. 날씨 관측ㆍ예보 등 기상과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세계기상기구 ‘WMO’
세계기상기구(WMO)의 발족(1950년 3월 23일)을 기념하기 위해 1960년 제정된 국제기념일이다. 기상청의 생일도 이날이다. WMO와 회원국은 해마다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주요 관심사를 주제로 정해 기상 기후에 관한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올해 주제는 ‘기후행동의 최전선에서’이다.

△우리나라 기상 관측의 역사
우리 조상들의 가장 오래된 관측 정보는 삼국 시대에서 시작된다. 기원전 53년 신라에서 발견된 용오름(강한 바람의 소용돌이)이 첫 기상 관측 기록이다. 414년 고구려에서는 적설량을 측정했으며, 647년 신라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첨성대를 만들어 천문 현상을 관측했다. 이 같은 내용은 ‘삼국사기’와‘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세종은 기상 관측 업무를 담당하는 ‘관상감’을 세워 하루 3번 강우량을 재기도 했다. 날씨 뉴스에서 기상 캐스터는‘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다’는 표현을 종종 쓴다. 대한제국 시절인 1904년 인천과 목포 등 전국 곳곳에 관측소를 세워 기온과 강수량을 주기적으로 관측했다. 이것이 바로 과학 관측의 시작이었다. 1990년 기상청으로 승격됐다. 지금의 기상청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다.

△백성을 위한 기상 관측기
조선 세종 때에는 다양한 기상 기구가 만들어졌다. 1441년 농업에 활용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강우량을 재는 측우기와 측우대(측우기의 받침대)가 제작됐다. ‘앙부일구’는 둥근 하늘의 모습인 천구를 본떠 만든 해시계로, 솥을 뒤집어 놓은 듯한 형태가 특징이다. 세종 16년(1434)에 장영실과 이순지 등이 제작해 종로의 혜정교와 종묘 앞에 설치했다. 스스로 시간을 재는 물시계 ‘자격루’도 같은 해 만들어졌다. 창경궁에서는 수수호를 만날 수 있다. ‘풍기대’는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측정하기 위해 세운 ‘풍기’의 받침대이다. 창경궁 집복헌 뒤편 언덕에 있다. 앞서 태조 때인 1395년에는 별의 위치를 담은 하늘의 지도(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만들어졌다. 당시 1467개의 별자리가 담겼다. ‘칠정산’은 세종 때인 1444년 제작한 우리나라의 첫 달력이다. 일식과 월식, 날짜 등을 정확히 예측한 칠정산은 ‘7개 행성의 움직임을 계산한 책’이라는 뜻이다.

△기후도와 일기도

기후도(사진 위)와 일기도(아래)는 날씨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나타낸 주제도의 한 종류이다. 기후가 약 30년 이상의 기간에서 나타나는 날씨의 평균적인 특징을 말한다면 일기는 하루나 일주일, 혹은 한 달처럼 짧은 기간의 날씨를 이른다. 기후도에는 각 지역의 기온, 강수량, 기압, 구름량을 지도 위에 표현한다. 기후대에 따라 지역을 구분한 기후 구분도도 포함된다. 
그 반면에 일기도는 어느 지역의 기상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기호로 나타낸 그림이다. 일기예보는 일기에 대한 정보를 담은 지도인 일기도를 분석한 후에 이루어진다. 

기상 관측 기구 만날 수 있는 곳

서울 종로구 국립기상박물관
서울 종로구 국립기상박물관

서울 종로구 국립기상박물관은 1932년 당시 경성 측후소의 지진계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그 때문에 실제로 지진을 관측 및 기록했던 현장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옆에는 ‘서울의 날씨’를 말할 때 기준인 서울기상관측소가 있다. 앞마당에는 식물계절 관측표준목인 단풍나무와 벚나무도 만날 수 있다.

관측표준목인 단풍나무
관측표준목인 단풍나무

이곳 벚나무의 1개 가지에 3송이 이상의 꽃이 활짝 피면 공식적으로 서울에서 벚꽃의 개화를 발표한다. 건물 서편  잔디밭 위에는 백엽상과 강수량계, 적설계, 지진계 등 여러 기상관측 장비가 들어서 있다. 아산 환경과학공원 안 2층 장영실과학관에서는 조선 시대 발명가 장영실의 일대기를 살펴본 다음 물과 바람, 우주를 주제로 그의 발명품과 과학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풍기대와 천체의 운행을 관측하던 간의 등을 볼 수 있다.

2층 장영실과학관
2층 장영실과학관

국립밀양기상과학관과 국립대구기상과학관 등 전국의 기상 과학관에서도 날씨와 과학의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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