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우리의 눈은 가릴 수 있겠지만,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가릴 순 없을 거예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는 불리한 상황에서 문제의 원인은 해결 못하고, 임기응변으로 그 순간을 모면할 때 말해요.

아이와 사자 그림
임금님에게는 사냥을 좋아하는 아들이 있었어요. 어느 날 임금님은 아들이 사자에게 물려 죽는 꿈을 꾸었습니다. 
“꿈처럼 아들이 죽으면 어떡하지?” 
꿈을 꾸고 난 다음부터 불안해진 임금님은 나무 오두막을 지어 아들을 가두고, 심심하지 않게 각종 동물 그림들을 넣어 주었어요. 하지만 그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였어요. 갇혀 지내야 했던 아들은 답답함에 화가 나서 벽에 붙은 사자 그림을 주먹으로 쳤고, 나무 벽이 부서지면서 가시 조각이 손에 박혔습니다. 깊숙하게 가시가 박힌 상처 때문에 염증이 악화하여 결국 아들은 죽고 말았지요.

팥죽 땀
동짓날이 되자 며느리는 맛있는 팥죽을 쑤었어요. 시아버지와 며느리는 팥죽을 한 그릇씩 싹싹 비웠죠. 
‘딱, 한 그릇만 더 먹으면 좋으련만.’ 
두 사람 다 똑같은 생각을 했지만, 멋쩍어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잠시 후 며느리가 자리를 비우자 시아버지는 팥죽을 창고로 갖고 가 몰래 먹었어요. 돌아온 며느리도 시아버지가 안 보이자 똑같이 팥죽을 퍼서 창고로 갔죠. 며느리가 창고 문을 열자 시아버지는 깜짝 놀라서 팥죽 그릇을 머리에 뒤집어쓰고는 “아이고, 팥죽 땀이 줄줄 흐르는구나.”라고 말했답니다.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였죠.

 

▶ 비슷한 표현
미봉책(彌縫策) : 실로 꿰맨 방책이란 뜻으로, 일시적으로 잘못된 것을 해결한다는 의미이다.

※ 동짓날은 일 년 중 가장 밤이 길고, 낮이 짧은 날이에요. 옛날에는 동짓날을 작은 설날이라고 하여 팥죽을 쑤어 먹었지요. 또한 팥죽의 붉은색이 귀신을 쫓는다고 여겨서 대문이나 부엌, 마당에 뿌려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기도 했답니다.

/자료 제공  =‘초등학생을 위한 교과서 속담 사전’(은옥 글ㆍ그림, 전기현 감수, 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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