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920~70년대 작가 47명의 작품 150여 점 조명

사진 왼쪽부터 윤형근 작가의 ‘69-E8’ , 유영국의 ‘산’ , 변영원의 ‘합존97번’ 작품./국립현대미술관제공
사진 왼쪽부터 윤형근 작가의 ‘69-E8’ , 유영국의 ‘산’ , 변영원의 ‘합존97번’ 작품./국립현대미술관제공

점과 선, 원과 사각형 등 단순하고 기하학적 형태와 원색의 색채, 화면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회화인 기하학적 추상미술. 흔히 바실리 칸딘스키 같은 서구 작가들이 먼저 이야기되지만 한국에도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시도한 작가들이 꽤 있었다. 특히 1960~1970년대는 추상미술이 전방위로 퍼져나간 시기라고 할 만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막한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전은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추상 작가 47명의 작품 150여 점과 아카이브를 통해 그동안 한국 미술사에서 비교적 관심밖에 있었던 추상미술을 조명한다. 전시에서는 질서와 균형을 바탕으로 한 엄격한 기하학적 형태보다는 산이나 바다, 달 같은 자연의 형태를 단순화하는 데서 발전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김환기나 유영국 같은 1세대 추상미술 작가들이 대표적이다. 박서보 등 대표적인 단색 화가들은 1960년대 후반 기하학적 추상을 시도하기도 했다. 박서보는 1960년대 후반부터 오방색과 한국의 전통 패턴을 연상시키는 ‘유전질’연작을 작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 발굴돼 공개되는 작품도 여럿 있다. 특히 윤형근이 1969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출품했던 ‘69-E8’은 그동안 소재를 찾지 못하다가 유족이 작업실을 정리하던 중 발견해 처음 공개됐다. 마직물이나 한지에 먹색을 번지게 한 무채색의 대표작과 달리 강한 색채가 눈에 띈다. 내년 5월 19일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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