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형식
시를 읽을 때는 두 가지를 잘 생각해야 해요. 바로 내용(무엇에 관한 것인지)과 형식(단어의 소리, 리듬과 운율 형태)이에요. 시를 쓸 때면, 시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일련의 규칙을 따르는 것이 도움이 돼요. 5행 풍자시는 운율이 있는 형식의 재미있는 시예요. 영국 예술가이자 시인 에드워드 리어(1812~1888)의 시 한 편을 만나 볼까요?

수염 v 기른 v 늙은 v 남자 v 있었네.
“내가 v 걱정 v 했던 v 따악 v 그대로!”
부엉이 v 두 마리 v 암탉 v 한 마리
종달새 v 네 마리 v 굴뚝새 v 한 마리
수염 v 안에 v 가득 v 둥지 v 지었네.

다섯 행으로 쓰인 이 시는 5-5-4-4-5어절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단어들을 소리로 바꿔 보고 손뼉도 쳐 보세요. 운율이 훨씬 더 명확하게 들릴 거예요.

에드워드 리어, , 1846년
에드워드 리어, , 1846년


또 다른 예시를 살펴볼까요? 일본 특유의 짧은 시 하이쿠는 3행으로 나뉘지만 각 구절은 서로 연결돼요. 하이쿠는 17음절(5글자-7글자-5글자)로 구성되지요. 한 음절은 한 개의 소리를 의미해요. 하이쿠 시인 마쓰오 바쇼(1644~1694)가 쓴 작품 중에는 자연과 교외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 종종 있어요. 그가 1686년에 쓴 이 하이쿠처럼요.

오랜 연못에(5글자)
개구리가 처엄벙(7글자)
물결이 이네.(5글자)


물론 시는 어떤 규칙도 따를 필요가 없어요! 그렇지만 시인들은 단어의 소리를 항상 신경 써요. 시를 소리 내어 읽을 때 첫소리, 즉 두운에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두운은 단어를 시작할 때 같은 글자나 소리로 시작하는 것을 말해요. ‘펑!’, ‘야옹!’, ‘윙윙!’처럼 대상이 내는 소리를 멋지게 묘사하는 의성어도 발견해 보세요.

운율을 살린 말
정말로 말을 즐기고 싶다면 문장을 큰 소리로 읽어 보세요. 예전에 여러 음악가는 시를 노래로 만들어 불렀어요. 오늘날에는 래퍼들과 시인들이 비트나 반주에 맞춰 운율(라임)을 전달하지요. 랩은 1970년대 후반에 미국 뉴욕에서 인기를 끌었어요. 행사를 진행하는 MC들은 음악에 라임을 얹어 랩을 만들었지요. 프리스타일 랩이란 즉석에서 라임 혹은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이에요. 랩을 할 때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는 자기 자신도 몰라요. 
뮤지컬 <해밀턴>의 작곡가이자 작사가, 배우인 린 마누엘 미란다(1980~ )는 즉흥 래퍼로 시작해서 자기가 초기에 떠올린 아이디어들을 음악 이야기로 만들었어요. 그는 2009년에 열린 백악관 행사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 오바마 앞에서 18세기 미국 정치가 알렉산더 해밀턴에 대한 랩을 공연한 적이 있었어요. 완전히 라임으로 구성된 뮤지컬 <해밀턴>은 이렇게 탄생했답니다.

랩 배틀이나 시 경연 대회는 래퍼들이나 시인들에게 인기가 높아요. 서로 경쟁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지요. 아부다비 TV에서 진행했던 쇼 <시인의 왕자>는 챔피언 라이머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시 경연 대회였어요. 라이머는 ‘운율이 가장 뛰어나게 시를 읽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시인의 왕자’로 알려진 이집트 시인 아메드 샤우키(1868~1932)를 따라 지어졌어요.

친구에게 한 가지 주제를 골라 달라고 해 보세요. 그 주제로 즉석에서 시나 랩을 지을 수 있을까요? 먼저, 무엇을 말할지 준비하며 잠시 생각을 모아야 해요. 말을 할 때는 박자를 맞추는 게 좋아요. 박자를 맞추면 단어를 계속 짜임새 있게 말할 수 있지요. 랩 배틀에 참가하는 프리스타일 래퍼들은 미리 몇 가지 라임이나 단어 유형을 생각해 둔답니다. 여러분도 가장 좋아하는 라임을 몇 가지 만들어 보세요.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 거예요!

/자료 제공=‘어린이를 위한 음악의 역사’(메리 리처즈 글ㆍ김설아 옮김ㆍ첫번째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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