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파란색·보라색으로··· 토양 성질에 따라 염기성 ‘분홍색’ 산성 ‘청색’ 짙어져

바야흐로 수국의 계절 초여름이다. ‘여름꽃의 여왕’수국 개화에 맞춰 울산시 남구가 9~11일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 수국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 수국과 닮은 꽃이 6~7월경 꽃망울을 터뜨리는 ‘불두화’와 ‘백당나무’다. 장미와 함께 여름을 대표하는 오색찬란한 수국의 세계와 관련 축제 등을 안내한다.

◇수국

수국은 장마와 함께 온다. 한자로 ‘물 수(水)’에 ‘국화 국(菊)’자를 쓴다. 풀이하면‘물을 좋아하는 국화’라는 뜻. 우리 조상들은 ‘수구(繡球)’라고 불렀다.‘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이름처럼 여러 개의 작은 꽃송이가 공 모양으로 뭉쳐서 핀다. 수국은 특이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꽃의 색깔이 변한다. 처음에는 초록이 살짝 비치는 흰색이었다가 파란색, 보라색(핑크색) 등으로 변한다. 토양의 성질에 따라 색도 달라지는 것도 이채롭다. 염기성 토양에서는 분홍색이 짙어지는 반면, 산성 토양에서는 청색을 띈다.

◇수국 명소와 축제

사 진위부터 제주 온평리 혼인지, 공주 유구색동 수국정원, 신안 도초 도수국정원, 가평아 침고요 수목원.
사 진위부터 제주 온평리 혼인지, 공주 유구색동 수국정원, 신안 도초 도수국정원, 가평아 침고요 수목원.

수국이 만개하는 것은 대략 6월 말~7월 초순이다. 하지만 올해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인해 지금부터가 알록달록한 수국 감상의 제철이다. 
전남 신안군의 또 다른 이름은‘천사의 섬’. 1004개의 섬을 품고 있어서다. 도초면 환상의 정원(팽나무 10리길)에서는 16~25일 ‘배로 가는 섬 수국축제’가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곳은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지방자치단체 단위 면적(ha)당 전국 최다 수국 식재 인증을 받은 바 있다. 15종 3만여 그루가 반기는 수국정원은 여행자의 호기심을 풍선처럼 부풀린다.
수국여행 1번지는 제주도이다. 상효원 수목원에서는 7월 2일까지 수국축제가 열린다. 6월 말까지 축제가 열리는 한림공원을 비롯해 카멜리아힐,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은 익히 알려진 수국 감상 명소. 종달리ㆍ안성리ㆍ안덕면사무소와 대정읍 안성리, 종다리 수국 길은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감상이 가능하다. 서귀포시 온평리 혼인지에도 최근 나들이객이 많이 찾고 있다.
부산관광공사는 수국 개화 시즌을 맞아 영도구 태종대유원지 다누비열차의 운행 시간을 2시간 늘렸다. 오후 7시 30분 마지막 발권을 한다.
공주의 유구색동 수국정원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수국 명소다. 4만 3000㎡ 규모로, 22종 1만 6000여 그루의 수국이 6~7월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 해남 포레스트(4est) 수목원에는 넓은잎수국과 나무수국 등 4000여 그루의 수국이 있어 향연을 즐기기 제격이다. 18일까지 축제가 열린다. 
경기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에서도 120여 종의 수국을 만나볼 수 있다. 경기 광주의 곤지암 화담숲 역시 수국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 150여 종 7만여 그루의 수국이 반긴다. 
대구 이월드 수국 아일랜드에서도 수국의 향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포천 평강랜드는 수국정원을 개장하며 축제의 막을 올렸다. 목수국과 산수국 등을 즐길 수 있다. 
경남 고성 그레이스 정원은 수국을 테마로 한 59만 5000여 ㎡ 규모의 민간정원이다. 통영 욕지면 연화도는 섬 전체가 수국으로 가득 덮여 ‘수국섬’으로 불린다. 

불두화ㆍ백당나무와의 구별법

불두화(佛頭花ㆍ‘부처의 머리 모양을 한 꽃’)는 수국처럼 꽃이 피지만 열매를 맺지 않는다. 꽃 모양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수국 꽃잎은 4개이고 달걀 모양을 이룬다. 꽃 색깔도 보라색과 분홍색 등으로 다양하다. 반면에 불두화는 순백의 꽃이 유일하다. 두 꽃은 잎 모양으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수국 잎은 둥근 타원형이며, 깻잎처럼 끝이 뾰족하다. 불두화의 잎은 단풍잎을 닮았다. 세 갈래로 갈라지며, 톱니바퀴 모양이 약하다. 불두화의 꽃차례가 공과 같다면 3m까지 자라는 백당나무 꽃은 납작한 원반 모양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접시꽃나무’로 부른다. 바깥쪽을 빙 둘러 5장의 꽃이 피며, 안쪽에도 자잘한 꽃을 볼 수 있다. 불두화와 수국과 달리 실제 꽃가루받이를 해서 열매를 맺는 유성화인 것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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