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부터 공연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의 ‘완전한’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겨울 방학과 맞물려 뮤지컬과 오페라 시장도 성수기를 맞았다. 이번 겨울 어린이 및 가족과 함께 볼 만한 대작 뮤지컬을 소개한다.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해 세계 4대 뮤지컬과 오페라 이야기도 전한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뮤지컬
창작 뮤지컬 ‘베토벤’은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작이다. 3월 26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올려진다.‘악성(樂聖ㆍ성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뛰어난 음악가)’베토벤이 죽은 뒤 발견된 불멸의 연인에게 보내고자 했던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라는 상처를 가진 베토벤이 예술을 사랑하는 여인 토니 브렌타노와의 사랑을 통해 치유 받고 위대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그린다. ‘비창’과‘운명 교향곡’등 익숙한 베토벤의 음악을 편곡해 포르테와 안단테 등 여섯 명의 혼령으로 의인화한 안무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스테디셀러‘영웅’은 2009년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 일제 강점기 직전인 1909년을 배경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는 등 독립운동을 펼치는 안중근과 동료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이달 28일까지 공연한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도 최근 가세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T.S. 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읽고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에서 고양이들이 자신들을 소개하고 올해의 고양이를 뽑는 게 기본 줄거리.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 20여 명의 화려한 댄스와 유명곡‘메모리(Memory)’를 즐길 수 있다. 5년 만에 배우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로 좌석인 ‘젤리클석’이 부활한 것도 반갑다. 3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가족 뮤지컬 ‘마틸다’는 영국 소설 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 동화 ‘마틸다’가 원작이다. 5살의 천재 소녀 마틸다가 학교의 악덕 교장 미스 트런치불에 저항하다 자신의 숨겨진 능력에 눈을 뜨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특수효과로 꾸민 무대와 아역배우들의 열연이 시선을 잡는다.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이달 26일까지 공연한다.   
3월 25일에는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오페라의 유령’이 부산에 상륙한다. 전 세계 188개 도시에서 1억 4500만 명을 사로잡은 ‘오페라의 유령’은 웨스트 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34년 이상 공연된 유일한 작품이자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1년 LG아트센터에서 6개월의 장기 공연을 통해 뮤지컬의 산업화를 이끌었다. 6월 18일까지 공연을 마친 뒤 서울로 올라온다.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조승우가 처음으로 이 뮤지컬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관심이 뜨겁다. 

 

 

4대 뮤지컬과 3대 오페라는?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작품은‘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이다. 그중 ‘오페라의 유령’은 천사의 목소리를 지녔지만 사고로 흉축하게 변한 뒤 오페라 극장에서 숨어 살며 무명의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을 짝사랑하는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레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 소시민의 비참한 삶과 혁명의 불씨가 피어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 8년 만에 10월부터 부산과 서울, 대구에서 공연한다. ‘캣츠’는 도시 쓰레기장에 모여든 고양이들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며, ‘미스 사이공’은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고아 소녀 킴이 미국 군인 크리스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페라는 1597년 이탈리아 피린체의 바르디 백작 집에 모인 사람들이 상연한 음악극 ‘다프네’를 시초로 본다. 세계 3대 오페라는 푸치니의 ‘라 보엠’,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비제의 ‘카르멘’이다. ‘라 보엠’은 유럽 문화의 중심이던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대학가에 모여 사는 네 명의 젊은 예술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라 트라비아타’는 화류계 여성인 비올레타와 평범한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삶과 사랑에 대한 통찰을 전한다. ‘카르멘’은 19세기 스페인 집시 여인의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1875년 초연된 이후 150년 가까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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