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는 나무에 맹렬한 기세로 구멍을 뚫는 새로 잘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언뜻 보면 나무를 망가뜨리는 해로운 새로 여기기 쉬워요. 그런데 그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 없애는 것은 나무껍질만이 아니에요. 나무 속에 파고 들어가 병을 일으키는 성가신 해충을 없애서 나무를 더 건강하게 해 주지요. 딱따구리에 속하는 새로는 개미잡이, 크낙새 등 여러 종이 있어요.

딱따구리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딱따구리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뉴기니, 마다가스카르나 극지방에는 살지 않지만, 그 밖에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어요. 남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에 특히 흔하지요.

 

별걸 다먹는 새
딱따구리는 대부분 곤충을 많이 먹어요. 날카로운 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뚫어서 나무껍질 틈새나 나무 속에 사는 조그만 벌레를 먹어 치우지요. 하지만 딱따구리도 꽤 다양해서, 다른 먹이를 먹는 새도 있어요.

 

▶수액을 먹는 딱따구리는 꽤 많지만, 그중에서도 즙빨기딱따구리는 수액을 정말로 좋아해요. 재미난 사실은 부리로 수액을 빨아 먹는 게 아니라 혀로 핥아서 먹지요.
▶힐라딱따구리나 그 비슷한 새들은 날카로운 부리로 다른 새끼 새의 머리를 쪼아 열어서 피와 뇌를 먹는다고 해요. 
▶황금이마딱따구리는 선인장 열매를 즐겨 먹어서, 그 작은 얼굴이 과즙 때문에 자줏빛으로 물들기도 하지요.
▶도토리딱따구리는 무얼 먹을까요? 당연히 도토리를 먹지요! 나무에 도토리 크기만 한 구멍을 뚫은 다음, 구멍 하나에 도토리 하나씩 꼭꼭 넣어서 나중에 먹으려고 숨겨 두어요

나무집을 짓자
딱따구리는 보통 나무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지어요. 대나무딱따구리는 대나무를 뚫고, 힐라딱따구리나 사다리줄무늬딱따구리처럼 사막에 사는 새는 선인장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지어요. 땅에 사는 딱따구리 가운데 안데스딱따구리는 땅을 파서 둥지를 짓고, 초원딱따구리는 흰개미가 쌓아 올린 탑에다 둥지를 짓기도 해요.

나무 타기는 정말 쉬워!
딱따구리는 나무에서 먹이를 찾으며 오랜 시간을 보내곤 해요. 날카로운 발톱으로 나무껍질을 붙잡고 위아래로 문제없이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어요. 또 꽁지깃이 뻣뻣한 딱따구리도 많은데, 이걸로 다리가 하나 더 있는 것처럼 나무에 달라붙어 균형을 잡을 수 있어요. 끝이 뾰족하고 날카로워서 발톱처럼 나무껍질을 움켜잡을 수 있거든요.

딱따구리는 얼마나 클까?
가장 커다란 딱따구리는 큰회색딱따구리로, 키가 50cm 넘게 자라요. 가장 작은 애기딱따구리는 8cm도 채 안 되고요. 애기딱따구리는 다른 딱따구리에게 다 있는 길고 뻣뻣한 꽁지깃이 없어
요. 꼬리가 아예 없는 것도 있고요!

무엇이든 먹기 좋은 딱따구리 혀
딱따구리는 기다랗고 날쌘 혀가 있어 새로 뚫은 틈새나 구멍에 쏙 집어넣어 벌레나 수액을 빼낼 수 있어요. 딱따구리의 혀는 사람 혀처럼 입 안에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락 통을 감싸는 고무줄처럼 두개골을 둘러싸고 있어요. 어떤 딱따구리 혀는 10cm나 되기도 하지요. 종에 따라 혀 모양도 서로 다른데, 각자 좋아하는 먹이를 먹기에 알맞은 모양으로 되어 있어요.
▶즙빨기딱따구리를 비롯해 수액을 먹는 딱따구리는 털이 숭숭 난 특이한 혀가 있어요. 약간 붓처럼 생긴 이 혀는 액체 먹이를 모으기에 편리해요.
▶나무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서 애벌레 같은 것을 꺼내 먹는 딱따구리는 먹이를 잡아채기 좋게 혀끝에 뾰족뾰족 가시가 돋아나 있어요.
▶쇠부리딱따구리처럼 땅에서 개미 같은 먹이를 찾는 딱따구리는 혀끝이 납작해서 달아나려는 먹이를 한꺼번에 입에 떠 넣을 수 있어요.

딱따구리는 나무를 먹을까?
딱따구리는 나무에 열심히 구멍을 파면서도 나무를 먹지는 않아요. 몸에 특별한 장치가 있어서 나무 조각이나 먼지가 몸 안으로 들어오지 않게 하지요.
▶딱따구리는 양 눈에 눈꺼풀이 한 겹 더 있어서, 날아다니는 파편이 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보호해 줘요. 이 눈꺼풀은 나무에 열심히 구멍을 뚫을 때 눈알이 튀어나오거나 터지지 않도록 보호해 주기도 해요.
▶딱따구리의 콧구멍 주변에는 뻣뻣한 깃털이 나 있어요. 나무 부스러기가 콧구멍 안으로 들어가 코가 막히는 일이 없도록 해 주지요.

 

나만의 연주를 보여 주마!
때때로 딱따구리는 둥지를 틀거나 먹이를 찾으려는 게 아니라, 그저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싶어서 나무를 쪼기도 해요! 수컷이 그러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 마치 드럼 연주자가 멋진 연주를 뽐내듯 저마다 자기 스타일로 나무를 쪼아 대지요. 이렇게 나무를 쪼는 행동으로 짝에게 매력을 선보이기도 하고, 다른 침입자가 자기 영역에 들어오지 못하게 경고하기도 해요.

 


머리를 보호하라!
딱따구리는 1초에 20번 넘게 나무를 쫄 수 있어요. 하루에 1만 번 넘게 쪼아 대기도 해요. 머리를 그렇게 부딪친다는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파 오는데, 어떻게 날마다 그럴 수 있을까요?
▶딱따구리 두개골은 겉 부분이 매우 단단해요. 그리고 그 바로 아래쪽 뼈는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두꺼운 층으로 되어 있어요. 이 부분이 충격을 흡수해서 뇌를 보호하기 때문에 온종일 나무를 쪼아 대도 문제없어요.
▶딱따구리 목둘레는 겹겹이 근육으로 되어 있어서, 나무에 부딪치며 앞뒤로 움직일 때 척추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 줘요.
▶딱따구리의 뇌는 크기가 작고 두개골로 둘러싸여 있어요. 또 납작한 부분이 정면을 향하게 기울어져 있지요. 이 납작한 부분 덕분에 충격이 더 넓은 표면으로 고루 퍼져나갈 수 있어요.
▶딱따구리는 나무에 구멍을 뚫을 때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여요. 나무를 한 번 쫄 때 부리가 나무에 닿는 시간은 실제로 1밀리초(0.001초)도 되지 않아요. 이렇게 짧은 순간만 나무에 부딪치므로 뇌가 다치지 않을 수 있지요.

/자료 제공=‘동물 세계 대탐험’(팀 플래너리 글ㆍ최현경 옮김ㆍ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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