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으며 쌓는 ‘마음의 양식’

“기대를 하고 책장을 열고, 수확을 얻고, 책뚜껑을 덮는 책. 이런 책이 진실로 좋은 책이다”. ‘작은 아씨들’을 펴낸 미국의 여류 작가 루이자 메이 알코트(1832~1888)가 책과 독서에 대해 남긴 명언이다.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혀야 한다는 데에는 딴말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어떤 것이 좋은 책인가?’하는 물음에 선뜻 답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의 우수 도서에 선정된 27종은 어린이가 좋아하는 교양과 재미, 학부모가 바라는 깊이와 유익함을 갖춘 책들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창의성과 개성, 알찬 내용을 담은 올해의 우수 도서를 문학, 기획ㆍ일반, 만화 부문으로 나눠 안내한다. 겨울 방학이나 내년에 이들 책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고 독서하는 습관을 기르길 바란다.
 

문학 부문

△‘말총 말고 말사탕’
(윤해연 글ㆍ이갑규 그림ㆍEBS BOOKS 펴냄) 
SNS, 메타버스, 게임…. 많은 사람들이 가상세계에서는 현실의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서슴없이 나쁜 말을 내뱉곤 한다. 이 동화는 게임만 하면 입이 거칠어지는 어린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가상게임 ‘주피터’에 빠져 있는 환이ㆍ달이ㆍ규동이는 언젠가부터 나쁜 말로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절교까지 하게 된다. 그러다가 화해를 하고 가상세계에서도 규칙이 있어야 한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만든 것이 말로 상처를 주는  ‘말총’이 아닌 칭찬을 장려하는 ‘말사탕’만 있는 놀이터다. 이들은 진짜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악플 숲을 탈출하라!’
(신은영 글ㆍ김연정 그림ㆍ내일을여는책 펴냄)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 인터넷 공간에서 우리는 너무 쉽게 악플의 유혹에 빠진다. 이 동화는 ‘내일을 여는 어린이’시리즈 31번째 권으로, 잘못된 인터넷 예절과 악성 댓글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아이돌 슈팅스타 펜으로서 ‘선플 수호대’ 활동을 하던 다정이, 하늘이, 지혜, 루미 사총사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하늘이가 슈팅스타 필립 오빠와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면서 때아닌 악플에 시달린다. 악플 숲으로 빠져 버린 친구들을 보며 악플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악플러들이 얼마나 무서운 괴물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해 준다.

 

△‘아침 바다 민박’
(정혜원 글ㆍ김지영 그림ㆍ고래책빵 펴냄)

고래책빵 동화 시리즈인 ‘책 먹는 고래’서른여섯 번째 권이다. 바닷가 민박집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서로 기대어 용기를 얻고, 또 꿈을 찾아가는 희망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동화는 상처받은 사람들이 ‘아침 바다 민박’에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아빠를 잃은 기정이네, 취업 때문에 힘든 청년 등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주인공들이 한데 모여 그 안에서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고, 잃었던 꿈을 다시 열어보며 이루는 과정을 촘촘하게 엮었다. 그래서 이들 이야기에 더 공감하고, 위로받고, 또 응원하게 된다. 


△‘이름을 불러주세요’
(이성자 글ㆍ정미예 그림ㆍ책마중 펴냄) 

‘달달책방’은 우리나라 대표 아동문학가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창작 동화 시리즈이자 전집이다. 본책 49권과 낭송 동시집 1권, 독서력 키우기 1권으로 구성돼 있다. 17번째 권인 ‘이름을 불러주세요’는 또래보다 뭔가 부족한 순영이가 주인공이다. 여기에 자운영, 꽃다지, 별꽃 등 너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 봄맞이꽃이 소재로 등장한다. 봄맞이꽃은 그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순영이와 달리 해님에게 내 이름을 불러 달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모두가 세상에 태어난 의미가 있음을 조용히 일깨운다. 책 말미에는 작품을 쓰게 된 계기와 주제를 들려줘 이해의 폭을 넓힌다. 출판사 측은 이 시리즈로‘자녀에게 읽기 좋은 책 읽어주기’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첫 주자로 나섰다. 


△‘거북이자리’
(김유진 지음ㆍ책읽는곰 펴냄) 

조금 느리고 서툰 주인공 ‘정서우’와 거북이가 바닷속에서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창작 그림책이다. 서우는 뭐든 조금 느리다. 그래서 친구들은 거북이에서 따온 별명인 ‘북이’라고 부른다. 반별 계주대회 때에도 자신 때문에 꼴지가 돼 속상한 서우는 집으로 오던 중 ‘달빛 수족관’ 앞에서 홀로 떨어져 있는 거북이 한 마리를 발견하는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토대로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서툴지만 누구나 저마다의 자리에서 빛나고 각자의 장점이 있다.’는 메시지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동시에 안긴다.


△‘외로움 반장’
(백혜영 글ㆍ남수 그림ㆍ국민서관 펴냄) 

외로움의 감정을 처음 경험하는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은 창작 동화다. 공부 잘하는 언니, 축구 잘하는 동생 사이에 있는 도운이는 샌드위치의 중간에 낀 햄처럼 늘 주눅 들어 있다. 그러던 도운이에게 반장의 기회가 찾아온다. 담임 선생님이 학급에서 외로운 친구가 있는지 살펴보고, 그 곁에서 친구가 돼 주는  ‘외로움 반장’을 뽑자는 제안을 한 것.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 도운이는 이 선거에 나갈 준비를 하는데…. 동화는 가벼운 관계 속에 요즘 어린이들이 겪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함께 보듬는다.

 

△‘오싹오싹 좀비 금붕어’ 시리즈
(모 오하라 글ㆍ마렉 자거키 그림ㆍ지혜연 옮김, 예림당 펴냄)
 
전 세계에서 35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 셀러의 한국판이다. 무시무시한 최면 능력을 가진 좀비 금붕어 ‘프랭키’와 짓궂은 악마 과학자  ‘마크 형’의 짜릿한 대결이 흥미롭다. 위기 상황에 차분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톰과 프라디프, 프랭키의 신나는 모험을 통해 우정과 협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사악한 마크 형의 방해에도 힘을 모아 목표를 이뤄내는 과정이 긴장감과 짜릿함을 동시에 안긴다. 2권은 좀비 금붕어 대 슈퍼 좀비 뱀장어, 3권은 좀비 금붕어 대 노란 눈의 맹수의 대결이 볼 만하다. 현재 3권까지 선보였다.


△‘엉뚱한 기자 김방구’
(주봄 글ㆍ한승무 그림ㆍ비룡소 펴냄)  

오직 어린이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 동화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제1회 ‘리틀 스토리킹’ 수상작이다. ‘스토리킹 공모전’의 저학년 버전으로, 초등 저학년 60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동화는 우주 최고 신문 ‘병구일보’의 아홉 살 기자 김병구가 특종을 향해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진정한 기자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씨줄로, 자신의 발표 공포증이 목 안에 살고 있는 두꺼비 때문이라고 믿으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소동을 날줄로 엮었다. 만화와 미로, 숨은그림찾기 등이 이야기와 맞물리는 촘촘한 구성으로 책장 넘기는 재미를 더한다. 

 

△‘애니캔’
(은경 글ㆍ유시연 그림ㆍ별숲 펴냄) 

동면 기술과 특별한 먹이를 이용해 어린 반려동물을 캔에 담아 판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동물권과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담은 SF 장편동화다. 작품의 배경은 반려동물을 고객 취향에 맞춰주는 ‘애니캔’ 상점이다. 주인공 새롬이는 낯선 광경에 당황하지만 이내 자신이 원했던 반려견 ‘별이’를 보며 행복해 한다. 하지만 뭔가 잘못되었음을 자각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동물권을 박탈당한 반려동물의 현실을 축산업과 연결시켜 물질만능주의, 그리고 편리함과 생명을 경시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다 함께 꼬집는 수작이다.

 

△‘일본군 ‘위안부’하늘 나비 할머니’
(함영연 글ㆍ장경혜 그림ㆍ내일을여는책 펴냄) 
일본군 ‘위안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한국과 필리핀 등 여러 나라의 수많은 여성들에게 저지른 전쟁 범죄다. 100년도 안 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전혀 모르거나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인공 소녀의 할머니는 이 문제로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 동화는 할머니를 평생 죄인으로 살게 한 위안부 피해자인 미자 할머니를 통해 이 문제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 모두 함께 기억하고 풀어야 할 숙제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더 나아가 전쟁 없는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동백꽃이 툭,’
(김미희 글, 정인성ㆍ천복주 그림, 토끼섬 펴냄) 

1947년 일어난‘제주4ㆍ3 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6ㆍ25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던 비극적인 사건이다. 이 일이 일어난 7년 7개월간 제주에서는 3만여 명이 토벌대와 무장대의 총칼에 의해 스러졌다. 그림책은 동백꽃의 낙화에 빗대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슬픈 역사인 ‘제주4ㆍ3 사건’을 다룬다. 주인공 섭이가 걷는 길을 따라 걸으며 역사를 함께 경험하고 느끼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그 때문에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 속에 툭, 떨어졌던 사람들의 모습이 온전히 담겼다. 책 말미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제주4·3’ 이야기도 조곤조곤 들려준다. 

 

△‘얼음땡’
(문명예 글ㆍ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앉은뱅이놀이를 변형시킨 ‘얼음땡’을 소재로 한 창작 그림책이다. 글이 아닌 그림으로 교통질서는 물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일깨우는 게 특징이다. 친구를 기다리는 한 아이가 얼음땡 놀이하듯 신호등에 맞춰 움직이고 서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자연스레 교통질서를 알려주고,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치게 한다. 버스에 그려진 영화의 포스터, 산책 중인 강아지 등 페이지마다 볼거리가 숨겨져 있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과 함께 되풀이해 나오는 인물을 찾는 것도 읽는 재미를 높이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리의 형제’ 시리즈
(허교범 글ㆍ산사 그림ㆍ창비 펴냄) 

 ‘스무고개 탐정’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의 새 액션 판타지 시리즈이다. 인간과 또 다른 종족이 섞여 사는 가운데 자신이 인간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노단’ 을 비롯해 ‘유랑’, ‘연준 ’ 등 세 명의 주인공들이 하유랑시를 무대로 인간과 괴물, 선과 악의 경계를 부수는 여정을 담았다. 2권에서는 연준의 가까운 친구인 ‘백운’등이 등장해 긴장감을 높이고, 3권에선 유랑과의 대결에서 져 죽음을 앞둔 노단이 알 수 없는 변화를 겪고 강한 힘을 얻게 된다. 놀랄 만큼 빠른 전개, 또렷하고 감각적인 문체가 흡입력을 높이고 다음 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세 마녀의 결혼 대작전’
(김경구 글ㆍ이소영 그림ㆍ가문비어린이 펴냄

공주로 변신한 세 마녀의 좌충우돌 결혼 대작전 이야기를 담은 창작 동화다. 첫째는 힘이 너무 세고, 둘째는 이를 안 닦아 입 냄새가 나고, 셋째는 발을 닦지 않아 발 냄새가 고약하다. 그렇다보니 남자가 생기지 않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엄마 마녀가 세상을 떠나면서 세 마녀는 각성한다. 마법 책의 힘을 빌려 인어 공주ㆍ백설 공주ㆍ신데렐라로 변신하는 것. 이들의 좌충우돌을 통해 참다운 행복, 바르게 사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즐거운 동화 여행’ 시리즈 145번째 권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자료가 담겨 다양한 활동도 가능하다. 

 

△‘고민해결사무소’
(오선경 글ㆍ문인혜 그림ㆍ지학사아르볼 펴냄) 

광주에서 초등 교사로 근무하는 지은이가 어린이 동아리 부원들과 ‘우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화를 동화로 각색했다. 우직한은 ‘우리가 직접 한다’의 줄임말. 고민해결사무소 부원인 5학년 옥민영은 친구들의 고민이 많이 접수돼 놀란다. 그러다가 이 사연들을 진지하게 듣고 공감해주며 친구들 마음을 위로해 주는 해결사로 부쩍 성장해간다. 친구 관계와 이성, 공부 등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고민이 담겨 위로를 건네는 가운데, 책 끝부분에 실린 ‘못다 한 이야기-요즘 초등학생의 진짜 고민!’도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악어’
(오웬 데이비 글ㆍ그림, 김민식 옮김ㆍ타임주니어 펴냄)

지상 최상의 포식자인 악어는 크로커다일, 앨리게이터, 가비알, 카이만으로 나뉜다. 그런데 이 악어 종류는 어떻게 다르고 각각의 특징은 무엇일까?  ‘애니멀 클래식’ 시리즈 7번째 권은 지상 최강의 포식자이자 가장 오랫동안 생존한 파충류인 악어의 모든 것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악어의 생김새를 시작으로 살아가는 습성, 악어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법도 친절하게 안내한다. 한마디로 ‘그림으로 보는 도감’이라 할 만하다. 시리즈의 6권인 ‘개구리’역시 산과 들, 강에서 만날 수 있는 개구리의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기획·일반 부문

△‘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 개념 잡는 수학툰’ 
(정완상 지음ㆍ김민 그림ㆍ성림주니어북 펴냄) 

우리나라 초등 고학년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정완상 교수가 들려주는 수학 개념서이자 학습서이다. 초ㆍ중학교 등의 수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개념과 원리를 쉽고 알차게 다루는데, 웹툰의 형식을 빌려 와 독자들에게 수학에 대한 친근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갖게 하는 게 특징이다. 학년마다 단편적으로 학습했던 수학적 지식들을 주제별로 통합해 연결함으로써 수학적 개념이 삶과 이어지게 한 것도 남다르다. 1권 ‘규칙 찾기에서 수열까지’를 시작으로 10권 ‘이진법에서 컴퓨터와 인공 지능의 원리까지’등 총 10권으로 선보였다. 


△‘언제 어디서나 만나는 나무 관찰 사전’
(나탈리 토르주만 글ㆍ이자벨 시믈레르 외 그림ㆍ권지현 옮김ㆍ타임주니어)
 
서어나무, 바오밥나무, 배롱나무, 잎갈나무, 잭프루트나무…. 우리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나무를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가까이 보는 자연관찰 사전’시리즈 세 번째 권은 세계 곳곳에서 자라는 나무에 대한 지식과 신비함으로 가득하다. 나무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고 번식하는지, 나무마다 나뭇잎과 열매는 왜 다른지, 또 광활한 숲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지켜내는지 등 나무의 신비한 능력들을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조곤조곤 들려준다. 여기에 바로 눈앞에서 보는 듯한 세밀한 그림과 인체와 연관시킨 설명들이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팩토피아’시리즈
(케이트 헤일 글ㆍ앤디 스미스 그림ㆍ조은영 옮김ㆍ시공사 펴냄) 

세상의 모든 지식이 모인 팩트(fact)의 세계, 팩토피아! 이 ‘팩토피아’ 시리즈는 동물과 식물, 학문, 엽기 등 400가지 사실들이 점선 길을 따라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1권 ‘잡학 상식’에서 점선 길을 따라가면 태양열 달걀 프라이에서 우주의 아침 식사에 대한 사실로 신나게 여행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본문 사이사이에 다른 길로 건너뛸 수 있는 샛길이 있다는 점. 또 부록으로 담긴 활동지의 OX 및 초성 퀴즈를 풀다 보면 집중력과 이해력도 높일 수 있다. 3권 ‘엽기 상식’은 똥오줌 등 요상하고 별난 사실이 담겼다. 이처럼 영상을 보는 듯한 재미에 백과사전만큼 알찬 정보까지 담은 이 시리즈는 계속 나올 예정이다. 


△‘우주를 재자’
(이종필 지음ㆍ김진혁 그림ㆍ아이들은자연이다 펴냄) 

어린이들에게 과학의 즐거움과 생각의 소근육을 길러주기 위해 기획한 ‘빨래판 과학책’ 시리즈의 세 번째 권이다. 이번 주제는 ‘우주 재기’ 프로젝트. 그런데 우주는 어디서부터 재야 할까? 그러려면 먼저 단위를 아는 게 필요하다. 예컨대 진공 상태에서 빛의 속도를 기준으로 측정된 1미터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이어 집 물건들을 재 보던 지수가 공간을 재기 위한 단위인 제곱수를 익히는 식이다. 그런 다음 한반도와 지구를 거쳐 마침내 우주 크기를 재는 도전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수학 지식을 자연스레 익히는 게 이 책이 지닌 큰 미덕이다. 


△‘창의력을 길러주는 명화놀이’
(소인강 지음ㆍ구름서재 펴냄) 

명화를 평생 놀이친구로 사귀는 방법을 알려주는 명화놀이 미술책이다. 미켈란젤로, 페르메이르, 터너, 루소, 뭉크, 몬드리안 등 여섯 명의 화가들과 주변의 명화를 감상하며 창의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높일 수 있게 구성했다. 구체적으로 추상화와 현대 디자인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몬드리안의 작품을 설명한 뒤 재미난 미술 이야기, 미술놀이를 해보며 명화에 담긴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다. 명화를 따라하고, 바꿔 보고, 상상하고, 새로 창작하며 즐기는 명화놀이가 부록으로 담겨 미술 공부의 즐거움을 한층 더해준다.


△‘따끔따끔 우리가 전기에 중독되었다고?’
(신지선 지음ㆍ지영이 그림ㆍ영수책방 펴냄) 

어느 날 갑자기 우리가 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람들이 전자제품을 사용한지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전기를 쓰는 바람에 건강을 해치고 지구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전기 중독에서 벗어나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전기 자립률을 높이는 생활을 해야 한다. 이 책은 이처럼 안 쓸 수 없고 펑펑 쓸 수도 없는 전기 이야기를 통해 현명하게 전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조용히 일깨운다.


△‘메타버스 구조대 ① 승리의 신검을 찾아라!’
(김수주 기획ㆍ조인하 글ㆍ지영이 그림ㆍ키큰도토리 펴냄) 

요즘 가장 핫한 말 중 하나가 3차원 가상현실 공간으로 대변되는 ‘메타버스’다. 이 책은 어린이들의 일상이 된 메타버스를 소재로 과학개념을 배울 수 있는 마중물로 기획됐다. 무대는 메타버스 가상세계 ‘판타지아’. 나우수와 한지성, 최고야가 각각 사이언킹ㆍ제시ㆍ헤이브로라는 아바타가 되어 ‘승리의 신검을 찾아라!’는 과학게임 대회에 참가하면서 벌이는 짜릿한 모험을 담았다. 과학 지식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태양 고도 등의 과학적 원리와 지식을 자연스레 깨우치게 되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Why? 과학-지구의 재앙’
(최재훈 글ㆍ송회석 그림ㆍ남성현 감수ㆍ예림당 펴냄)

46억 년 역사의 지구에서는 이제껏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멸종의 원인은 운석이나 소행성 충돌, 급격한 환경의 변화 등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간이 원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Why? 과학’시리즈 100번째 권은 핵재앙과 질병, 기계의 진화가 일으키는 인공지능의 재앙까지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들려주는 게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지구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우리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도록 이끌어 준다.

 

△‘도전! 멍냥 한자’시리즈
(방콕고양이 글ㆍ이연 그림ㆍEBS BOOKS 펴냄) 

우리말의 상당수는 한자어가 차지한다. 초등학교 교과서도 한자어가 많지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학습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이 시리즈는 ‘급수 한자’와 ‘어휘력 완전정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먼저 멍이와 냥이의 일상을 통해 한자능력검정시험 급수 한자를 익히게 안내한다. 해당 한자가 포함된 단어 중 교과서나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어휘도 실어 어휘력 향상을 꾀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자 퀴즈, 한자 바르게 쓰기 요령 등의 정보 역시 급수 한자에 도전할 자신감을 한층 키워 준다. 8급을 시작으로 계속 출간 예정이다.

 

만화 부문

△‘리안의 수학 모험’시리즈
(위두커뮤니케이션즈 펴냄) 

2017년 7월 첫 선을 보인 ‘리안의 수학 모험’은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익히도록 돕는 최고 수준의 초등 수학 학습 만화다. 4개국의 초등 수학 교과 과정을 분석한 커리큘럼을 채택해 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소년한국일보 올해의 우수도서에도 4번 선정됐다. 이 시리즈는 수학을 싫어하는 현실세계의 리안이 수학이 사라진 판타지 세계로 이동하면서 펼치는 모험이 기본 뼈대다. 여기에 권마다 워크북이 담겨 익힌 개념을 정립하고 문제를 풀어보며 완전학습이 이뤄지게 한 것이 특징이다. 현직 수학교사, 교육 전문가 등이 대거 제작에 참여해 완성도도 높였다. 17권에선 무게 개념과 실생활에서 쓰이는 gㆍkgㆍt에 대해 배운다. 앞서 ‘Ryan’s Math Adventure’라는 이름으로 프롤로그~20권을 출간한 바 있다.

 

△‘달콤한 세상-사르르, 디저트의 역사’
(빅토리아 그레이스 엘리엇 글ㆍ그림, 노지양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누가 처음으로 크림을 얼릴 생각을 했을까?, 수녀의 방귀에서 탄생한 디저트는? 이 책은 아이스크림ㆍ케이크ㆍ파이ㆍ마카롱 등 세계 각 나라의 디저트와 문화의 관계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그래픽 노블이다. 간략한 지도로 디저트 관련 지역을 한눈에 살핀 다음 음식 요정들과 각각의 간식 뒤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탐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의 전통 음식인 줄 알았던 디저트의 상당수가 식민지화와 노예의 산물이라는 등 숨어 있는 진실을 끄집어내고, 역사의 빛과 그림자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인터뷰 코너를 통해서는 새로운 디저트 탄생에 노력한 인물을 만날 수 있으며, 어린이들이 집에서도 쉽고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도 가득 담았다.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읽으면 더 즐거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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