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는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과 생각을 담은 어린이다운 시다. 그래서 두어 번만 읽어도 글에 담긴 뜻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다.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린이의 마음을 가득 담은 동시집 4권을 화제의 책으로 소개한다.

 

‘신발 원정대’
(송찬호 시ㆍ모예진 그림ㆍ창비 펴냄)

 

‘박물관으로 간 그릇’
(최봄 동시ㆍ윤진희 그림ㆍ가문비어린이 펴냄)

 

‘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어’
(박혜선 시ㆍ정수현 그림ㆍ천개의바람 펴냄) 

 

‘발가락들이 웃는다’
(박예분 동시ㆍ양소이 그림ㆍ청개구리 펴냄)

 

‘신발 원정대’는 송찬호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이다. 시인은 일상에서 작고 평범한 것들, 쓸모를 다한 것들에 말을 걸고 이야기를 발견하는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다.


“새 운동화로 출발하여/ 횡단보도 건너고/ 계단 오르내리고/ (중간에 줄임)/ 걷고/ 뛰어서/ 헌 운동화에 도착하였다// 거기까지/ 2년 걸렸다”
(‘신발 원정대’중) 


이번 동시집에서도 눈에 잘 띄지 않은 것에게 말을 걸고, 이름을 붙여 준다. 달팽이가 콩잎과 전세 계약을 하는 순간(‘달팽이 집 전세 계약서’)을 발견하기도 한다.
시인은 “동시집에 실린 동시 대부분은 작고 보잘것없는 사물에 말을 걸고 그들의 이야기를 옮겨 적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박물관으로 간 그릇’은 일상에서 무심코 대하는 그릇의 내력 위에 시인의 상상력을 보탰다. 빗살무늬토기부터 놋그릇까지 모두 쉰한 가지나 된다. 시인은 각 그릇 유물의 특성을 그림과 함께 보여 주면서 다양한 무늬와 모양, 빛깔, 형태, 제작 방식도 놓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마저 담아낸 그릇 동시들을 차분히 읽다 보면 우리 문화의 우수성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된다. 
‘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어’는 시를 품은 이야기이자 이야기가 있는 동시집이라 할 만하다. 주인공은 평범한 가정의 강지유. 공부를 잘 못하고, 숙제를 미루다가 혼나기도 하고, 친구 과자를 뺏어 먹다가 맞기도 한다. 

“강지유!/ 강지유!/ 강지유!/ 선생님 입에서 나오는 내 이름/ 후! 불어/ 창밖으로 날려 보낸다// 봄 되면 창밖 화단/ 여기저기 싹이 나겠지”
(‘어떤 꽃이 필까?’전문)

시인은 늘 당당하고 당찬 강지유를 통해 초등학생의 일과는 물론, 가족 및 친구 관계의 특징까지도 보여 준다. 이처럼 어린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가 큰 웃음을 선사한다.
박예분 시인이 7년 만에 선보인 네 번째 동시집은‘발가락들이 웃는다’이다. ‘내 별명은 너구리’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70여 편의 동시가 실렸다. 맑은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어린이들, 숨 가쁜 삶을 사는 어린이들, 어리다고 무시당하는 어린이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와 자연, 동물 등 다양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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