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솔직히 좀 무섭게 느껴질 만큼 어마어마하게 커요. 그래도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고래는 바다에서 가장 커다란 동물이긴 하지만, 대부분 크릴새우처럼 아주 작은 먹이를 먹고 살거든요. 고래는 멋진 목소리로 노래 부를 줄 알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소리를 내어 길을 찾기도 해요. 머릿속에 기름이 가득 들었거나 이빨 대신 수염이 있는 것처럼 신기한 특징이 꽤 많아요. 먼 옛날에는 다리 달린 고래도 있었다고 하네요.

 

고래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
고래는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키우기에 알맞은 기후 조건을 찾아서 아주 먼 거리를 이동해요. 그래서 남극과 북극 근처의 얼어붙을 듯 차가운 바다부터 따뜻한 열대 바다까지 다양한 곳에서 고래를 만날 수 있지요.

능숙한 여행 전문가
귀신고래는 포유류 가운데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며 살아요. 해마다 1만 6000km나 이동하지요. 짝짓기 철에는 멕시코 해안 근처에 머물다가 여름에 새끼를 키울 때는 알래스카 주변 바다로 이동한답니다.

잠수왕
향고래는 대왕오징어를 찾아서 바다 저 깊은 곳 1km도 넘게 잠수해 들어갈 수 있어요. 한 번에 한 시간 반까지 숨을 참을 수 있고요. 이 놀라운 잠수 실력은 향고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기름 덕분에 자유자재로 물에 뜨고 가라앉기를 조절할 수 있는 데서 오지 않았을까 짐작하고 있어요. 바로 사람들이 양초나 화장품 원료로 썼던 ‘경랍(고래 왁스)’을 만드는 기름이지요.

유니콘 아니야?
수컷 외뿔고래는 이마에 거대한 뿔 같은 것이 나 있어요. 말하자면 바다에 사는 거대하고 토실토실한 유니콘이랄까요! 그런데 이 뿔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너무 길게 자라서 튀어나온 왼쪽 앞니랍니다. 이 신기한 이마 이빨은 2.5m도 넘게 자라나지요. 과학자들은 아직 왜 그렇게 이빨이 길게 자라는지 확실히 밝혀내지 못했어요. 아마도 짝짓기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거나 무기로 쓰기 위해서일 거예요. 

 

거대한 머리와 거대한 뇌
긴수염고래는 고래 가운데서도 머리가 가장 커다래요. 몸 전체에서 무려 3분의 1을 차지하지요. 그런데 뇌가 가장 큰 고래는 따로 있어요. 바로 향고래예요. 지구상에 사는 동물 가운데 가장 큰 뇌를 자랑한답니다.
 

서서 잠자는 고래 
향고래는 통잠을 잘 필요가 없고, 한 번에 7분씩만 잠을 자요. 보통 바다 표면 가까운 곳에서, 마치 서서 자듯이 수직으로 떠다니며 잠깐씩 눈을 붙인답니다!
 

매끄러운 피부의 비결
북극고래와 흰고래는 바위를 이용해서 피부를 관리해요! 거친 바위에 몸을 문질러서 온몸의 피부에 쌓인 각질을 없애는 거지요. 때로는 각질을 없애기 좋은 바위를 찾아서 일부러 아주 먼 길을 이동하기도 한답니다.


천상의 목소리
고래는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낼 수 있어요. 이빨고래와 수염고래는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데, 소리를 내는 이유도 서로 달라요.
▶이빨고래는 딱딱, 휘휘, 땡땡, 끙끙 하는 여러 가지 소리를 내요. 이런 소리로 서로 의사소통하면서 넓디넓은 바다에서 길을 찾을 수 있지요. 딱딱거리는 소리는 물속에서 꽤 멀리 나아가는데, 이 소리가 물고기나 바위 같은 것에 부딪치면 튕겨 나와 다시 고래에게 전해져요. 고래는 되돌아온 소리를 듣고 무엇에 부딪혀 소리가 달라졌는지 알아내고요. 그런 식으로 ‘반향’을 이용해서 마치 지도를 만들듯 바닷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파악하지요.

 

▶대왕고래나 북극고래 같은 수염고래 수컷은 풍부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고 알려져 있어요. 수컷 혹등고래의 노랫소리는 어느 과학자가 녹음해서 음반으로 판매하여 인기를 누릴 정도로 유명하지요. 고래는 세상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동물이기도 해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이 노랫소리가 전해지기도 하거든요. 고래가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아직 수수께끼에 싸여 있지만, 아마 짝짓기와 관련 있을 거예요.
 

콧물을 연구합니다
고래는 콧물로 여러 가지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요. 임신했는지, 먹은 음식이 온몸에 에너지로 제대로 쓰이는지, 심지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알 수 있지요. 그래서 고래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고래 콧물을 모아서 분석해요. 고래는 머리 위쪽에 있는 ‘분수공’이라는 콧구멍으로 물과 함께 콧물을 내뿜는데, 바닷물에 떨어지기 전에 콧물을 잡아채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랍니다. 분수공에서 나오는 물은 9m 위까지 치솟아 오르거든요. 최근에는 기발한 콧물 채취 방법을 생각해 냈어요. 바로 드론을 이용하는 거지요!

 

걸쭉한 고래 젖
새끼 고래는 아주 빨리 성장해요. 대왕고래는 갓 태어날 무렵에는 하루에 90kg씩 몸무게가 늘어나지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속도로 자랄 수 있는 것은 고래 젖에 지방이 많기 때문이기도 해요.

 

사람 젖에는 4% 정도 들어 있지만, 고래 젖에는 40%나 들어 있거든요! 고래 젖은 거의 치약처럼 보일 만큼 유별나게 걸쭉하지요. 

다리 달린 고래
고래가 늘 바다에서 살았던 건 아니에요. 먼 옛날 고래의 조상들은 땅에서 살았답니다! 가장 먼저 나타난 고래의 조상은 파키세투스예요. 이 고대의 포유류에게는 다리 네 개와 날카로운 이빨이 있었어요. 오늘날의 고래보다는 몸집도 훨씬 작아서, 늑대 정도 크기였지요. 이 동물이 약 5천만 년 전에 바다로 이동하면서 다리가 점차 사라졌어요.

수염 아니면 이빨?
어떤 고래 입에는 이빨이 있고, 어떤 고래는 ‘고래수염’이 있어요. 무슨 차이일까요?
▶고래 입천장에 나 있는 고래수염은 커다랗고 북슬북슬 털이 달린 빗처럼 생겼어요. 고래수염은 여러분의 머리카락이나 손톱이나 마찬가지로 케라틴이라는 물질로 되어 있는데, 크기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지요. 고래수염은 낱장 수백 겹이 쌓여서 이루어져 있고, 그중 한 장만 해도 2.5m에 이르러요. 낱장 하나가 여러분 엄마 아빠보다 더 크다는 말이에요! 고래는 물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이마신 다음 다시 쏴아 내뱉어요. 물이 빠져나갈 때 크릴새우와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들은 고래수염에 걸려 입에 남아서 맛있는 먹이가 되지요. 
▶고래수염이 없는 고래는 보통 날카롭고 뾰족한 이빨이 있어요. 이걸로 커다란 물고기나 오징어, 게 같은 더 큰 먹이를 잡아먹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고래들은 먹이를 잘 씹지 않아요. 이빨은 주로 먹이를 낚아채는 데 쓰고, 통째로 삼켜서 소화하지요.

/자료 제공=‘동물 세계 대탐험’(팀 플래너리 글ㆍ최현경 옮김ㆍ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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