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칼치의 꿈정병도오래전바다 위에서 전쟁이 있었나 봐쨍강 쨍강 부딪치다 부러진 칼들이 바다에 떨어진 거야남쪽 바다를 노략질하려고 온 적들을 물리치려고 한 싸움이었대.그 이야기를 들은갈치족은 칼이 되기로 했어.반짝이는 은빛 몸이 긴 칼이 되어푸르고 깊은 바다를 지키기로 했지.낮에는 꼿꼿하게 칼몸 세워 지키다가밤이 되면줄을 맞춰 칼춤을 추고몸을 날리며 칼날을 휘두르지.칼치들은 모두 하나야.백의종군하고 있어.시를 읽으니까 딱 떠오르는 분이 계시지요? 맞아요, 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지요. ‘남쪽 바다를 노략질하려고 온 적’은 옛날부터
△‘해가 늦게 뜨는 아침’( 필립 C. 스테드 글ㆍ강무홍 옮김): 농장에 사는 노새와 젖소는 해가 뜨지 않자 올빼미의 조언을 따라 ‘세상 끝’에서 아직 자고 있는 해를 깨우러 모험에 나선다. 세 동물이 해를 깨우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섬세한 화풍의 그림과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로 시골 농가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정취를 잘 그려냈다.(주니어RHK 펴냄ㆍ값 1만 5000원) △‘책 먹는 여우의 봄 이야기’(프란치스카 비어만 글ㆍ그림, 송순섭 옮김): 책 읽기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책 먹는 여우’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이다.
이겼다김미영오른팔을계단 난간에 기대고목발 짚은왼손에 힘을 줬다.하나, 둘…몇 계단 내려갔는데발목이 욱신욱신!-포기할까?-안 돼생각 씨름하다가계단을 이겼다.나를 이겼다.-밖이다!마중 나온 명지바람이내 콧등을자꾸만 간질인다.오른팔을 계단 난간에 기대고 왼손은 목발 짚고 힘을 주면서 계단을 내려갔다고요? 오랜 투병 생활 끝에 마침내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되었군요. 축하해요. 고생 많이 했어요. 다시는 다치지 말기를 바라요.발목이 욱신욱신거리지만 아픔을 이겨내고 계단을 내려갔다고 하니 재활 의지가 아주 강한 어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변신 비누(송승주 글ㆍ임광희 그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찾아서 가꾸는 것임을 일깨우는 창작 동화(한림출판사 펴냄ㆍ값 1만 3000원)△계란 좀 빌려줄래요(장수경 글ㆍ그림): 귀여운 곰돌이 ‘비키’의 계란 빌리기 소동을 다룬 창작 그림책(뜨인돌어린이 펴냄ㆍ값 1만 5000원)△롤라(주니 디아스 글ㆍ이정아 옮김): 문화와 정체성, 소속감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룬 그림책(우리동네책공장 펴냄ㆍ값 1만 6000원)△우리들의 밸런스 게임(최현주 글ㆍ히쩌미 그림): 열세 살 주인공 미정이의 달콤쌉싸름한 성장 동화(그
인천의 한국근대문학관이 2일 본관 1층 로비에서 국내 유일 소장본이자 프랑스 번역 소설인 ‘사중구생(死中求生)’을 처음 공개했다. 이곳에 가면 이광수ㆍ서정주ㆍ염상섭 등 교과서에서 한 번씩은 접했던 근대문학 작품들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어 유쾌한 지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소설 ‘상록수’를 남긴 심훈 선생의 고택 필경사에서는 역사문화 체험 ‘새로운 계몽의 시대, 필경사’를 11일부터 운영한다. 서울의 ‘성북근현대문학관’은 지난 달 문을 열었다. 봄을 맞아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전국의 문학관과 문학촌을 담았다.성북근현대문학관
밀려난 기분이성자할머니 집에 갔는데낯선 친구가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저는 간병 로봇 로사에요.친절한 인사에당황해서멍하니 서 있는데- 할머니 약 드실 시간이에요. 물 갖다 드릴까요?나보다 먼저 할머니를 챙긴다할머니 도와드리려 왔는데밀려난 기분이다.시간 여행자처럼 미래의 어느 날 일어날 일을 미리 보여주는 시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어쩌면 지금 당장이라도 간병 로봇이 등장해서 아픈 사람을 간호해 줄 수 있을 거예요. 오늘날 과학 문명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할머니를 직접 간병해 드리고 싶은데 로사에게 밀려난 기분이
동시는 자신의 생활 속 경험이나 생각, 느낌, 인상 깊게 본 장면 등을 짧게 나타낸 글이다. 이런 동시집을 읽다 보면 절로 웃음꽃이 핀다. 재미와 기발한 상상력, 여기에 여운까지 안겨주기 때문이다. 봄을 맞아 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동시집을 묶어 소개한다. 어린이들의 동시 쓰는 방법을 담은 책도 함께 담았다. ‘김단오 씨, 날다’(임복순 글ㆍ도아마 그림ㆍ창비 펴냄)는 2011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시인은 어린이들의 천진함으로 세상이 밝아지는 찰나를 시로 알알이 맺어 놓았다
꽃가족박옥경가시가 있다고멀리하지 않지계란 닮은 망초꽃가느다란 꽃대쓰러질까 봐그 옆에 기대주는아무리 봐도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하늘빛 수국내가 가시 있는 장미라고아무도 멀리하지 않지한 꽃병 안에 살면서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피워내고 있지.꽃병 안에는 망초, 수국, 장미 등 여러 꽃이 함께 꽂혀있어요. 이 꽃들은 가시가 있는 장미를 멀리하지 않고요, 쓰러질 것 같은 망초꽃을 잘 받쳐주고 있어요. 그러니까 장미는 가시가 부드러워져서 남을 찌르지 않게 되고요. 쓰러질 것 같던 망초꽃이 바로 서서 환하게 웃고 있어요. 마치 지금이 세상
참으려고 했는데최진약한 불에 올린 주전자처럼처음엔 조금 뜨뜻할 뿐이었어그러다가 보글보글 끓더니나중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거야마침내 펑!뚜껑이 열리고 말았지.그때 함께 튀어나온 거야해서는 안 되는 말-너하곤 다시는 안 놀아!조금 더 참았어야 했는데요. 해서는 안 되는 말, 하고 나니까 시원했나요? 아니면 후회가 되던가요? 참는 길에 더 참았으면 친구와의 사이는 더 나빠지지 않았겠지요. 이제는 엎지러진 물, 친구와의 사이는 옛날로 돌아가기 힘들어졌어요.하지만 생각해 볼 점이 있어요, 과연 내가 참기만 했다면 친구가 내 마음을 이해하고
3월 새 학기를 맞아 대화와 인간관계, 감정 표현에 대한 고민을 다룬 어린이 자기 계발서가 꾸준히 읽히고 있다. 예스24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어린이 자기 계발서 출간과 판매 등을 집계한 결과, 올해 1~2월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22.7%나 늘었다. 이 기간에 나온 신간은 44종이며, 그중‘대화ㆍ관계’와‘감정ㆍ심리’관련 도서 출간이 늘고 있다.지난해 어린이 자기 계발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상처 주는 말 하는 친구에게 똑똑하게 말하는 법(북라이프 펴냄)’, ‘다정한 말, 단단한 말(우리학교 펴냄)’, ‘나도 상처
우리 동네우동식삼거리 미용실은예쁘데이학교 앞 떡볶이집은맛있데이시장통 원조식당은진짜데이골목길 치킨집은꼬꼬닭데이우리 동네 사람들은날마다 신난데이‘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우리 동네’를 열심히 소개하고 있어요. 느껴지지 않나요? 내가 우리 동네를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지요.삼거리 미용실, 학교 앞 떡볶이집, 시장통 원조 식당, 골목길 치킨집 등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가게라고 말할지 모르지만요. 우리 동네에 있는 이 가게들은 좀 달라요. 어떻게 다르냐 하면요. 가게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장사하면서도 친절하고 인심
제주 장전초등학교 6학년 민시우 군은 ‘어린이 시인’으로 불린다. 영화감독인 아버지(민병훈)와 애월읍에 살며 엄마에 대한 그리움, 자연과 일상을 담은 동시집 ‘약속(2022년)’을 펴냈던 시우 군이 두 번째 동시집 ‘고마워(가쎄 펴냄)’를 최근 출간했다. 지난해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아직 엄마를 떠나보내지 못한 슬픔을 시로 들려줘 시청자를 울렸던 시우 군은 이번 동시집에서도 표지를 포함해 모든 그림을 직접 그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첫 동시집에는 엄마를 떠나보내지 못한 슬픔이 몽우리 져 뭉쳐 있었어요. 이번
개나리 꽃담유이지“우리 집은 벽돌담이다!”“우리 집은 돌담인데.”“우리 집은…, 개나리!”봄이네도 담이 생겼다개나리꽃필 때만 보이는샛노란 꽃담.벽돌담은 높고 단단하죠. 때로 철조망을 치기도 해요. 그래서 담 넘어 볼 수도 없고 누가 사는지도 알 수 없어요. 담길을 지나면서 보면 지붕만 조금 보여요. 마치 너와 나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인 듯 모른 척 살자고 그러는 것 같아요.돌담은 그래도 낫죠. 까치발을 뜨면 집안을 들여다볼 수 있고요. 돌담 너머로 집주인과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요. 그럼, 개나리 꽃담은 어떤가요
강가에서정진아겨울 햇볕 품은 여울목은어린 물고기를 안고돌돌돌 자장가를 불렀다.바람은마른 풀씨를 흩어서새들을 먹였다.더는 나빠질 게 없는봄이 멀지 않은날이었다.“더는 나빠질 게 없다”는 구절을 읽은데 문득 가슴 저리는 아픔이 느껴져요. 지난겨울 많이 힘들었나 봐요. 맞아요. 지난겨울은 참 혹독했어요. 견디기 힘들었죠. 하지만 잘 이겨냈어요. 시련을 이겨내려고 얼마나 애를 썼던가요.맞아요. 이제 더 나빠질 건 없어요. 마침내 겨울이 가고 봄이 와요. 이젠 어떤 어려움이 몰려온다고 해도 충분히 이겨낼 것 같지 않나요. 그건 바로 내가 지
변합니다문성란쇠도 플라스틱도언제나 그 이름재활용돼 다시 태어나도변하지 않아요하지만나뭇잎은 달라요1년 살고 나면이름도 모양도 색깔도지웁니다다 비우고변합니다거름 먹고 자랐다고거름이 됩니다문득,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서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요. 생명이 없는 것들은 재활용해도 그 이름 그대로 갖게 되지만 생명이 있는 것들은 쉴 새 없이 모습이 변하지요. 다만, 변화의 속도가 느려서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할 뿐이어요. 나뭇잎도 마찬가지입니다. 봄에는 파릇파릇 새잎 되어
노란 칸나이옥근빨간 칸나인 줄 알고 심었는데노란 꽃이 피었다며엄마는 아쉬워했다 학원 선생님과 통화한 엄마좋은 성적 기대했을 텐데도날 보며 엄지척그리곤, 말이 없다노란 칸나가 된 나는엄마에게 미안했다날 보며 엄지 척하고 아무 말도 없는 엄마, 그게 오히려 더 마음 아파요. 차라리 화를 냈으면 덜 미안했을 텐데요. 내가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아 그런가요? 당장은 최선을 다한 것 같아도 지나고 나면 부족했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열심히 하는 것과 최선을 다하는 것은 같은 듯 다르지요. 그러니까 먼저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끊
아기 고라니이경덕절둑절둑왜 내려왔어?이 추운 겨울 먹을 것 없었니?차들은 쌩쌩도로를 달리는데엄마는 얼마나 애타게 찾아다닐까?어디에서 다쳤니?절뚝이는 네 다리두 손으로 폭 감싸고입김으로 호~불어주고 싶다.아기 고라니가 엄마를 잃어버렸나 봐요. 산을 내려왔어요. 길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데요. 그대로 두면 아기 고라니가 위험할 텐데요. 어쩜 좋아요. 지금쯤 엄마 고라니도 애가 타서 아기 고라니를 찾고 있겠지요. 아기 고라니의 울음소리 듣고 엄마 고라니가 달려왔으면 좋겠는데요. 엄마 고라니는 지금 어디 있나요? 더구나 지금 아기 고라니는
△‘환경돌과 탄소 제로의 꿈을’(최진우 글ㆍ서미경 그림): 오늘날 심각한 사회 문제인 환경 및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후악당기업’의 변화를 요구하는 환경 동화다. 탄소 제로의 꿈을 실현하려는 아이돌 그룹 디씨티가 좌충우돌하며 개인적,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내용을 담았다.‘내일을여는어린이’시리즈의 39번째 책이다.(내일을여는책 펴냄ㆍ값 1만 4000원) △‘식물로 보는 한국사 이야기 ③조선 후기부터 현대까지’(신현배 글ㆍ김규준 그림): 5000년 한국사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했던 식물들의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은 역사책이다. 시
조선 시대에는 청계천을 개천이라고 불렀어요. 비만 오면 물이 넘쳐 피해가 생기자 태종 임금 때부터 둑을 쌓거나 폭을 넓혀 수리했어요.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지금은 무학교와 광통교 등 22개 아름다운 다리를 자유롭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청계천은 바로 조선 500년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다리마다 숨어 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조선의 정치와 문화, 사회를 배우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청계천을 걷는다면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뿌리도 알 수 있겠지요. 무학 대사를 기념하는 무학교무학은 1327년 경상도 합천에서 태어났어요. 무학의
연어이정인턱걸이 연습할 때나는 연어 같다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연어철봉대를 잡고 몸부림치는 나철퍼덕,연어도 떨어지고나도 자꾸 떨어지지만언젠가 연어는잔잔한 강물에 알을 낳고난 턱걸이 몇 개쯤 가뿐히 해낼 거다나는 연어폭포를 힘차게 올라가는 중이다으으으으읏!연어는 어릴 때 바다로 나갔다가 다 자라 어미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일생을 마치지요. 자기가 태어난 곳을 찾아가는 연어의 앞을 가로막는 난관은 참 많아요. 그중에서 가장 큰 장벽은 폭포인데요. 한 번에 가뿐하게 폭포를 뛰어넘는 연어는 없어요. 몇 번의 실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