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고릴라 들이받기
  • 김미애
  • 그림 박현주
  • 발행일 2024-03-05
  • 페이지 82쪽
  • 판형 185☓240mm
  • 가격 13,000
  • 출판사 마루비

  • 시리즈 책이랑 놀래 8
  • 연령 초등 1~2학년

책소개

 

이상하다. 이상해.

억울하다. 억울해.

왜 나한테만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거야?

 

앗, 그런데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선생님하고 축구를 하고, 칭찬도 받고, 마음에 쏙 드는 운동화까지 생겼지 뭐야.

갑자기 왜 운이 좋아졌냐고?

‘고릴라 들이받기’ 계획에 성공했기 때문일까?

아니야! 뭔가가 더 있어!

 

 

마루비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이랑 놀래’ 8번째 작품으로 김미애 작가의 『고릴라 들이받기』가 출간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신발이 작아지고, 나만 싫어하는 브로콜리를 많이 먹게 되고, 다 같이 잘못한 일도 나만 들키고, 시험을 잘 보고서도 십 점이 되어 버리는 이상하고 억울한 일의 연속. 과연 정이는 이 억세게 운이 없는 일상에서 어떻게 벗어나게 될까요? 진짜 운이 좋아지는 비결을 찾으러 지금부터 『고릴라 들이받기』 작전 속으로 들어가 봐요.

 

 

◆ 진짜 운이 좋아지는 방법!

 

어느 날 오후, 정이는 엄마와 앞집 아줌마가 정이가 아끼는 스파이더 운동화를 앞집 애한테 준다는 얘기를 엿듣게 되었어요. 발이 커버려 이제는 신을 수 없게 되어 버렸지만 정이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앞집 아이에게 주다니, 그럴 수 없었어요. 마침내 새 학기가 시작되는 등교 첫날 정이는 엄마가 안 보는 틈을 타 스파이더 운동화를 신고 나가려다 그만 현관 구석에 세워둔 쓰레기 봉지와 함께 넘어지고 말았어요. 마음 같아선 도로 방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싶지만 오늘은 학교에서 가장 크고 무서운 고릴라 선생님이 담임으로 오는 날. 차마 그럴 수 없었어요.

 

책상을 한번에 열 개 들었대, 눈알이 빠진대,

축구공을 차서 전봇대를 부러뜨렸대, 고함으로 새를 잡았대,

“안 돼. 생각나지 마! 얍! 얍!”

정이는 몸에 붙은 벌레를 떨어트릴 때처럼, 팔 다리 머리를 세게 흔들었어요. -본문 15쪽

 

 

노란 운동복을 입고 교실로 들어오는 고릴라 선생님을 보는 순간 정이는 두려움에 그만 딱꾹질이 나와 버렸어요.

 

“누가 딸꾹질을 했니? 선생님이 좀 봐 줄게. 딸꾹질은 허리를 기억(ㄱ)자로 딱 숙이고 물을 한 번에 꿀

꺽꿀꺽 마시면 멈춰. 어디서 소리가 났더라?“

고릴라 선생님이 물으며 눈을 빛냈어요.

정이는 숨을 참고 책상에 코를 박았어요. 심장이 쿵쿵 뛰었어요.―18쪽

 

그뿐만 아니었어요. 받아쓰기 낱말을 불러 주는 고릴라 선생님 목소리는 어찌나 큰지 낱말이 하늘에서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정이는 그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가 그만 고릴라 선생님이랑 눈이 딱 마주쳤어요.

 

“이름 썼는지 확인하자. 이정 다 썼니?”

고릴라 선생님이 정이를 콕 집어 말했어요.

 

정이는 당황한 나머지 이름을 그만 10정으로 써 버렸어요. 그 이후로 정이의 별명은 받아쓰기 열 문제를 다 맞아 놓고서도 십점이 되어 버렸어요. 운이 없어도 너무 없지 뭐예요.

점심시간 급식판을 받아 든 정이의 얼굴이 종이처럼 구겨졌어요. 제일 싫어하는 브로콜리가 다른 친구들은 두세 개만 있는데 정이는 네 개나 있었어요. 정이는 다른 친구들처럼 일부러 남긴 밥에 브로콜리를 넣고 잔반통에 털어 넣었어요.

 

그때였어요.

검은 그림자가 정이를 덮쳤어요. 정이가 느릿느릿 고개를 들자 고릴라 선생님이 눈앞에 있었어요.

“밥을 남겼네. 내일부터는 선생님하고 같이 먹자.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 줄게. 골고루 먹어야 쑥쑥 크지. 지금은 너무 말랐어. 알았지?”

“…….”

정이는 선 채로 얼음이 되었어요. -본문 26

 

다른 친구들은 멀쩡한데 또 정이 혼자만 들키다니 너무 억울했어요. 오늘은 정말 운이 코딱지만큼도 없는 날이에요. 지언이는 복도에서 뛰어가다 고릴라 선생님을 박았는데도, 심지어 영구는 공을 쫓아가다 고릴라 선생님을 머리로 꽉 때리고도 야단을 맞기는커녕 신이 나 있었어요. 고릴라 선생님과 부딪쳐 넘어지려는 순간 어디선가 행운의 새가 나타나 영구 머리 위에 똥을 뿌직 사버렸어요. 하지만 영구는 멀쩡하고 넘어지려는 영구를 잡아 주던 고릴라 선생님이 대신 그 새똥을 맞고 말았어요.

 

“나만 운 없어. 나는 고릴라 선생님을 머리로 때리지도 박지도 않았는데. 나만……. 어? 아!”

 

정이는 문득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어요. 김지언도 서영구도 뛰어가다 고릴라 선생님한테 머리를 박고 운이 좋아졌다는 걸요. 하지만 쉽사리 용기가 안 났어요. 무시무시한 고릴라 선생님을 일부러 들이박다니 생각만 해도 몸이 부르르 떨렸어요.

과연 정이의 고릴라 들이받기 작전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그리고 정이의 작전은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정이의 좌충우돌 고릴라 들이받기 대작전을 따라 우리도 함께 진격해 봐요.

 

“크고 험상궂고 무시무시한 고릴라 선생님이

멋져 보이는 비결을 알려 줄게. 이제 같이 행운을 찾으러 갈래?

자, 달려! 두다다다, 쿵!”

-작가의 말에서

저자소개

글쓴이 김미애

 

잘 먹는 먹깨비, 잘 노는 놀깨비, 그리고 잘 놀고 잘 먹는 것보다 재미난 것을 가장 좋아하는 재미깨비입니다. 그래서 재미있고 신나는 이야기를 짓는 글깨비가 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 《구덩이에 빠졌어》 《여덟 살에서 살아남기》 《무지막지 공주의 모험》 《새콤달콤 비밀 약속》 《진짜 괴물》 《무적 수첩》 《내 마음을 고백하는 방법》 《척척 탐정은 지도를 못 본대》 《우리 첫 명절 설날 일기》 《예링 아저씨네 비밀 정원》 《메주 선생님을 연극에 초대합니다》 《그림으로 보는 세종대왕》 등이 있습니다. 2009년에 한국안데르센상을 받았고, 2010년에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전에서 수상했습니다.

 

 

그린이 박현주

어릴 때는 하루 종일 종이 인형을 오리며 노는 목소리 작은 아이였습니다. 만들고 그리는 것이 좋아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습니다. 이후 단편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다가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두 아이의 엄마로 살림하며 그림책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나 때문에》 《비밀이야》 《이까짓 거!》 《안녕하세요? 우리 동네 사장님들》이 있고 《나의 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 봐》 《지퍼백 아이》 《우리 반 싸움대장》 《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 《제주 소녀 수선화》 《외동을 위한 메뉴얼》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