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4차 발사가 27일 0시 54분에서 오전 1시 14분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다. 처음으로 밤에 쏘아올리는 이유는 이번 발사의‘주요 손님’이자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맡게 될 오로라 관측 임무 때문이다. 희미한 오로라 빛을 관측하려면 태양빛이 너무 세지 않은 낮 12시 30분~50분쯤 관측하는 게 적합하다. 이런 곳에 자리를 잡으려면 오전 1시 전후에 발사해야 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우주용 광시야 대기광 관측카메라는 고위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해 우주 날씨 현상을 연구하게 된다.‘북극광’으로 불리는 오로라는 태양풍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오로라에 대한 궁금한 것을 풀어본다.

◇오로라 발생 원리 

겨울밤의 하늘은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 북극권에서는 매순간 색이 흐른다. 그 이유는 ‘오로라’(aurora) 때문이다. 태양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지구의 자기장에 부딪히면 지자기 폭풍이 발생한다. 태양에서 나온 플라스마(전하를 띤 입자)가 지구 속 대기 중의 산소나 질소 분자와 만나면 빛을 내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자연의 신비가 오로라다. 
그런데 북극광 현상은 대부분 북위 65도 이상의 고위도에서 관측된다. 그래서 북극의 빛이라는 뜻으로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라고 부른다. 오로라는 태양풍의 세기가 충분히 커야 나타나며, 습도가 낮고 맑은 밤하늘에서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백야현상이 일어나는 여름철엔 오로라를 볼 수 없다. 오로라는 라틴어로 ‘새벽’이라는 뜻이다. 

◇오로라 색깔
오로라는 색깔이 다양하다. 지구 대기 구성 입자는 산소ㆍ질소ㆍ이산화탄소가 대표적인데, 태양풍 입자가 어떤 높이에서 어떤 기체와 충돌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100km 이하에서는 보라, 100~200㎞에서는 초록, 200㎞ 이상에서는 붉은 빛을 지닌다. 구체적으로 녹색과 빨간색은 산소, 분홍색과 노란색은 질소가 만들어낸다.  

 

◇오로라 모습
오로라는 크게 2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오로라가 활발할 때 바로 아래쪽에서 보이는 형태가 방사형, 옆에서 보는 형태가 커튼형이다. 가장 흔하게 관측되는 것은 커튼 형태다. 특정한 모양 없이 희미한 녹색 안개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대규모로 오로라가 발생하면 ‘서브스톰’이 연출된다. 초록색에 분홍색ㆍ빨간색ㆍ주황색ㆍ민트색, 보라색과 흰색 오로라가 목격된다. 핀란드 알토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오로라는 틱틱거리거나 약한 폭발이 일어나는 것과 비슷한 소리를 낸다.

◇태양풍 입자와 오로라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활동이 ‘태양폭발(플레어)이다. 이때 나오는 불꽃의 위력은 수소폭탄 수천만 개에 이른다. 플레어가 일어나면 수많은 입자(태양풍)가 초속 1000㎞ 이상의 속도로 퍼져 나간다. 지구에는 2~4일 정도에 도착한다. 이렇듯 태양의 활동이 활발하면 더 선명한 오로라를 더 많이, 더 넓은 지역에서 볼 수 있다. 태양 흑점 생성과 소멸이 활발한 ‘태양 활동의 극대기’는 일정한 주기(11년)를 갖고 나타나는데, 지난해가 그 극대기였다. 그래서 지난해 5월에는 강원도 화천군에서 21년 만에 오로라가 관측됐다. 

 

오로라는 목성과 토성 등 태양계 밖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 자기장과 대기가 있어서다. 토성의 오로라는 붉은 빛을 띤다. 화성은 대기는 있지만 자기장이 없어 오로라가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나
오로라는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 등 극지방에서 볼 수 있다. 그중 일년 내내 오로라가 발생하는 북위 60~70도의 지역을 ‘오로라 오벌’이라고 한다. 북위 62도의 옐로나이프는 3일 이상 있으면 오로라를 볼 확률이 95%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로라를 보기 어렵다. 오로라 타원체의 중심은 지자기(지구 자기장)의 남북극이다. 그런데 지자기의 북극은 캐나다 북부에 있다. 
다만‘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는 1625~1628년 사이 연평균 20회 정도 오로라(적기, 백기)를 목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과거에는 지구 자기장의 북극이 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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