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악화와 혼란 속 ‘최고의 안전자산’

최근 금값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발맞춰 다시 꿈틀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이자) 인하 가능성과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사재기 열풍이 금값 상승을 이끄는 모양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도 트로이온스(약 31.1035g)당 4800달러(706만 8480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4일 한국금거래소 시세에 따르면 순금(24Kㆍ 3.75g)의 살 때 가격은 84만 2000원이다. 팔 때 가격은 72만 5000원. 금값은 왜 천장 없이 치솟을까? 금과 다른 보석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 금값 계속 오르는 이유

최근 금값 상승세의 부채질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높은 관세 때문이다. 관세가 높아지면 물건 거래가 줄뿐 아니라 소비가 위축된다.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서 미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낮춰 달러의 인기가 떨어졌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 미국의 무역 갈등 등 세계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금은 가격이 떨어질 위험이 없는‘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땅 속에서 캐낼 수 있는 양도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공급(파는 것)보다 수요(사는 것)가 많아 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 세계 최고 금 보유국은?

2025년 기준 각 나라 중앙은행의 공식 금 보유량 1위는 미국이다. 8133.5t으로 세계 금 보유량의 1/4을 차지한다. 독일은 3351.2t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금을 갖고 있다. 3위와 4위는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각각 2451.8t, 2437t을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은행이 보유한 금은 3000억 달러(약 425조 원). 2024년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한다. 러시아는 332.7t으로 중앙은행 자산 중 29.5%를 금으로 갖고 있다. 공식적인 집계는 아니지만 소시에테제네랄 분석가들은 중국의 올해 금 매입량을 최대 250t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세계 2위 수준인 5000t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104.4t으로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8위에 자리하고 있다. 2013년 20t의 금을 더 사들인 뒤 10년 넘게 같은 금 보유량에 머물고 있다.
한편, 미국 맨해튼 지하 24m에 위치한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관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약 7000t으로, 그중 독일의 금 35%인 1200t이 이곳에 있다.
△개인 최다 금 보유국은?
인도 인구의 80%는 힌두교를 믿는다. 이 나라 사람들은 금이 신의 축복과 행운을 뜻한다고 여긴다. 특히 결혼식에서는 남녀 모두 귀걸이와 목걸이 등 온통 금 장신구를 몸에 두른다. 인도 가계가 보유한 금은 약 3만 4600t. 그동안 세계 1위 금 보유국으로 알려진 중국의 민간 보유량보다 3배나 많은 수준이다. 최근 금값 상승으로 인도 가계의 금 보유 자산 가치는 3조 8000억 달러(약 5520조 원)까지 높아졌다.
△ 다양한 보석들

옥(玉)은 동양의 보석으로 통한다. 풀이하면 ‘아름다운 돌’이란 뜻. 우리나라에서는 선사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귀족과 왕실 권위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크게 백옥으로 대표되는 연옥과 비취로 대표되는 경옥으로 나뉜다. 춘천의 옥광산은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옥광산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한 백옥 광산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4대 보석으로 다이아몬드와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가 꼽힌다. 다이아몬드는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로 한 가지 원소(탄소ㆍC)로 구성된 유일한 보석광물이다. 빛을 반사하는 성질이 뛰어나다. 루비는 붉은색을 띠는 투명한 보석이다. 색이 붉은 건 결정 안에 포함된 크롬 원소 때문이다. 사파이어의 대표 색상은 청색. 기원은 그리스어의 사페이로스라는 ‘청색’에서 왔다. 철과 티타늄 원소가 결정에 포함되면서 파란색을 띠게 된다.
에메랄드는 녹주석 계열의 보석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권력과 재산을 상징하는 보석으로 여겼으며,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애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박스]익산 보석박물관
익산 보석박물관(www.jewelmuseum.go.kr)은 보석과 원석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종류의 보석이 전시돼 있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다. 보석 세공 체험도 이뤄져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최근 다이아몬드와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 소장품 3000여 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했다. 관람료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