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택시’ 하늘 나는 시대 현실이 되다
올해 시장 규모 6조 원, 2032년엔 20조원··· 세계 각국 ‘도심항공교통’ 주도권 경쟁 치열
도시의 중심부를 누비는 ‘에어 택시’가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 광저우에서 세계 최초로 운항 인증을 받은 전기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 ‘EH-216’이 시승기를 공개한 데 이어 전기 에어택시 상용화에 나서는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은 17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17분간 유인 에어택시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이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더 치열해진 도심항공교통(UAM) 주도권 경쟁과 국내 에어택시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UAM
UAM(Urban Air Mobility)은 ‘도심항공교통’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오는 플라잉카나 에어 택시, 그리고 이들의 이착륙 및 관제 시스템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수직이착륙 항공기를 이용해 활주로 없이 빌딩 옥상이나 터미널 등에서 드론이나 헬리콥터처럼 뜨고 내리며 사람과 화물을 나르는 차세대 교통체계를 이른다.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에서 최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데다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를 사용해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이동 시간도 기존의 자동차나 훨씬 빠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UAM 시장 규모가 올해 53조 원에서 2032년 146억달러(20조 11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뜨거운 비행 택시 상용화 경쟁
도심의 하늘길을 누비는 UAM 시장은 중국이 한 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이항의 2인승 ‘EH-216’은 올해 3월 정부로부터 광저우시와 허페이시에서 운항할 수 있는 인증을 세계 최초로 받았다. 여기에 19개국에서 6만회 이상의 비행기록도 갖고 있다. 6월에는 드론형 택시 ‘이항 216-S’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에서 조성 중인 새 수도에서 사람을 태우고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최근 공개된 분리형 플라잉카 모델 ‘육지항모’는 4인승 6륜 구동 차량에 2인승 eVTOL가 실린 구조로, 5분 만에 분리와 결합이 가능하다.
미국도 상업 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당국으로부터 2026~2030년 에어택시 독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17일 UAE에서의 유인 에어택시 비행에 이어 내년부터 여객 운항을 시작한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추진 중인 스마트 시티 알라타우에도 에어택시를 도입한다. 2028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LA에서도 ‘에어택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처 에비에이션이 개발한 eVTOL ‘미드나이트’는 올림픽 기간에 주요 행사장과 LA국제공항을 오가며 수송을 지원하게 된다. 영국 기업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VX4 전기 항공기는 올해 5월 처음으로 일반 비행구역 안에서 첫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까지 태울 수 있으며, 최대 약 160㎞의 비행 거리와 최대 시속 240㎞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영국 정부는 2028년까지 비행 택시를 현실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폴란드가 개발한 ‘젯슨 원’은 대형 드론형 비행차로, 시속 160km로 20분간 비행이 가능하다.
△국내 에어택시
한국의 브이스페이스는 20~2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제5회 K-UAM 콘펙스’에서 UAM 기체를 공개한다. 앞서 2022년 11월 국내 제작기체 최초로 시험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미래항공 모빌리티(AAM)를 개발하는 ‘디스이즈엔지니어링’도 지난해 자율비행이 가능한 수직 이착륙 비행체 ‘시프트 컴슨’의 시제기를 공개했고, 5인승 비행체를 개발 중에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UAM 법인 슈퍼널과 개발한 항공기 ‘S-A2’는 캘리포니아에서의 첫 비행 성공에 이어 2028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조종사 등 5명이 탈 수 있으며, 시간당 200㎞의 속도로 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우주항공청은 도심 및 지역 간 여객과 물자를 빠르게 나르고 수직-단거리 이착륙 성능을 갖춘 미래 첨단항공기(AAV)를 독자 기술로 개발할 계획이다. 2030년 초도 비행에 이어 2031년 임무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