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건축가’ 가우디, 평생을 바쳐 최고 높이 역작을 설계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성가정 성당)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로 우뚝 섰다. 이날 중앙 탑 일부(예수 그리스도 탑)가 올려지면서 성당 높이가 162.91m까지 올라간 것. 이로써 독일 울름 대성당(161.53m)을 넘어서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의 미완성 걸작으로 1세기 넘게 공사 중인 성가정 성당과 ‘하느님의 건축가’로 불리는 가우디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내외 유명 성당도 함께 담았다.
△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공사 중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스페인어로 ‘성가족(성가정)’이란 뜻이다. 성가정은 아기 예수, 성모마리아, 요셉으로 구성된 가족을 일컫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이자 길이 90mㆍ너비 60m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몇 달 안에 탑이 완공되면 높이가 172m로 더 올라간다. 가우디는 자신의 건축물이 하느님의 창조물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173m)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 따라 최고 높이를 이보다 낮게 설계했다. 1882년 착공한 대성당은 이듬해부터 가우디가 직접 감독 및 설계를 시작했다. 하지만 착공 143년이 지난 지금도 미완성 상태다. 성당 재단 측에 따르면 이 성당은 가우디 사망 100주기이자 착공 144년 만인 내년께 완공될 예정이다.
△ 가우디, 가톨릭 성인 향해 첫단추
가우디는 스페인의 천재적인 건축가이자 깊은 신앙심으로 ‘하느님의 건축가’로 불린다. 교황청은 그의‘영웅적 덕행’을 인정해 시복 후보자(가경자)로 선포하는 교령을 올해 4월 승인했다. 가경자는 교황청의 시복 심사에서 성덕이나 순교 사실을 인정받은 ‘하느님의 종’에게 붙이는 존칭이다. ‘존경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1852년 카탈루냐의 작은 마을 레우스에서 태어난 가우디는 구엘 가문의 전속 건축가로 임명돼 구엘 공원 등 ‘구엘’의 이름이 붙은 명작을 남겼다. 도자기 조각들로 장식한 ‘카사 바뜨요’와 ‘카사 밀라’는 혁신적인 주거 건축으로 바르셀로나의 풍경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곡선의 미학자’로 불리는 가우디가 평생을 바친 역작이 성가정 성당이다. 공사 현장에 작업실을 차리고 많은 성당 모형(설계도)을 만들고 형태와 구조에 몰두했다. 이렇게 40여 년간 열정을 쏟아부은 그는 죽은 후 대성당 지하 묘소에 안장됐다.
△ 세계의 성당
울름 대성당은 성가정 성당 이전까지 세계 최고 높이의 첨탑을 자랑했다. 독일의 쾰른 대성당은 높이 157m로, 동방박사의 유해가 묻힌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화재로 탔던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성모마리아에게 봉헌된 성당’이란 뜻을 갖고 있다.
종이 여러 개 있는데, 가장 큰 종의 무게는 13t에 이른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성바실리 대성당은 양파 모양의 둥근 지붕과 화려한 벽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대성당은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는 곳. 6만 명이 앉을 정도의 압도적인 내부를 자랑한다. 멕시코 과달루페 대성당은 성 베드로 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순례객이 찾는 가톨릭 성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성당(성소피아)은 수학 공식과 계측 단위가 많이 적용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성당
명동 대성당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 성당이다. 신부(사제)가 머물며 사목하는 국내의 첫 본당이다.
횡성의 풍수원성당은 강원도의 첫 성당이자 한국인 사제가 지은 첫 건물이다.
아산 공세리성당은 350년이 넘는 팽나무가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경북 칠곡 구 왜관성당은 베네딕도 수도원의 역사를 보여준다.
전주 전동성당은 명동성당, 대구 계산성당과 함께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3대 성당으로 불린다. 완주의 되재성당은 1895년에 세워진 국내 첫 한옥 성당이다.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은 1892년 한국 천주교회에서 처음 지은 벽돌조 고딕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