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이 임신하는 ‘해마’의 비밀은?

국제 연구진, 태반과 유사한 구조 만드는 독특한 호르몬과 면역체계 때문

2025-11-14     서원극

물고기의 일종인 해마는 척추동물 중 유일하게 수컷이 직접 임신하고 새끼를 낳는 것으로 유명하다. 궁금했던 그 비밀의 수수께끼가 풀렸다. 수컷이 육아낭에서 배아를 키워 출산할 수 있는 건 태반과 유사한 구조를 만드는 독특한 남성 호르몬 작용과 배아를 공격하지 않도록 진화한 면역체계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컷 한국해마가 육아낭에서 키운 새끼를 낳고 있다./Jinggong Zhang 제공

독일 콘스탄츠대 악셀 마이어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최신호에서 해마 수컷 임신의 유전적ㆍ세포적 메커니즘을 연구해 이 같은 해마의 성역할 전환의 비결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이어 교수는 “진화 초기에는 암컷이 육아낭이 없는 수컷 몸에 끈적이는 알을 낳으며, 다음 단계에는 수컷이 배아를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육아낭을 발전시켰을 것이다. 이러한 육아낭의 유전적ㆍ세포적 특성은 알을 낳는 조상에서 새끼를 낳는 종으로의 진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해마는 번식 과정에서 수컷이 새끼를 품고 낳는 성역할 전환이 일어난다. 암컷은 알을 캥거루와 같은 수컷의 육아낭에 낳고 알은 이곳에서 수정된다. 배아는 이곳에서 수컷으로부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아 3주 후 새끼로 태어난다. 우리나라에는 산호해마와 가시해마 등 7종이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