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빵·찐빵·붕어빵··· 겨울 대표 간식 최고의 K-빵 “양보 못해”
날이 쌀쌀해지면 저절로 생각나는 게 따뜻한 어묵 국물과 호빵이다. 찐빵의 고장인 강원 안흥면 안흥찐빵 모락모락마을에서는 지난 주말 찐빵축제가 열려 성황을 이뤘다. 그런가 하면 길거리 간식 중 하나인 계란빵(gyeran-ppang)이 최근 미국 CNN이 뽑은 ‘세계 50대 빵’에 포함됐다. 이달 초 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화제가 된 경주 황남빵은 구매 대기 줄이 생기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겨울의 대표 간식인 호빵과 찐빵, 붕어빵 이야기다.
△호빵과 찐빵
호빵과 찐빵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빵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분식집 등에서 판매하던 찐빵은 속을 넣어 김에 쪄먹는 음식을 말한다. 요즘은 단팥뿐 아니라 야채와 김치, 치즈 등을 넣어 판매한다. 찐빵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 안흥찐빵. 안흥면사무소 앞에 있는 ‘면사무소앞안흥찐빵’등 20여 곳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기계가 아닌 전통방식의 손찐빵집은 절반 정도다.
호빵으로 부르게 된 것은 1971년 10월 삼립식품(현재 SPC삼립)이 ‘뜨거워서 호호 분다’는 뜻을 담은 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즉, 호빵은 삼립에서 내놓은 찐빵의 상표명이다.
△붕어빵과 잉어빵
몇 년 전만해도 찬바람이 불면 쉽게 사 먹던 ‘겨울 간식’붕어빵. 하지만 이제는 찾아다녀야 할 정도로 붕어빵 노점이 많이 줄었다. 붕어빵의 기원은 19세기 말 일본의 ‘도미빵’이다. 당시 일본에서 고급 생선이던 도미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붕어빵은 밀가루 반죽으로, 반죽이 두껍고 바삭하다는 특징이 있다. 잉어빵은 붕어빵과 반죽에 차이가 있다. 1998년 등록된 ‘황금잉어빵’상표에서 유래했다. 붕어빵보다 반죽이 얇고 앙금이 고루 퍼져 있다. 대체로 붕어빵보다 조금 덩치가 크면 잉어빵이라고 부른다.
△계란빵
CNN은 계란빵을 계란이 통째로 들어있는 1인분 크기의 밀가루빵이라고 설명한다. 서울 거리에서 인기 많은 간식으로, 아침 식사로 따뜻하게 먹거나 하루 중 다른 때 먹어도 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햄과 치즈, 파슬리를 넣으면 달콤하고 짭짤한 맛에 풍미까지 더해져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한국의 긴 겨울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씨앗계란빵은 계란빵이 진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몬드와 해바라기씨, 땅콩 등 잘게 으깬 견과류를 더해 바삭하게 씹는 맛과 고소함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역 대표하는 명물빵은?
황남빵은‘경주빵’의 원조다. 1939년 경주 황남동 천마총 앞에서 팔던 게 시초다. 국산 팥 앙금을 얇은 밀가루 피로 감싼 뒤 가운데에 빗살무늬를 새겨 넣은 팥만주 간식이다. 반죽과 성형, 굽기까지 모두 손으로 이뤄져 하루 생산량이 제한적이다. 경주빵은 황남빵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독립해 만든 브랜드 빵이다. 이상복경주빵 등이 있다.
황남빵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K-명물 빵’이 있다. 천안의 명물은 ‘호두과자’. 일제 강점기인 1934년 조귀금ㆍ심복순 부부가 운영하던 ‘학화호도과자’에서 시작됐다. 다른 지역의 제품과 달리 흰 팥소를 써 덜 달다. 최근 열린 APEC 정상회의 공식 디저트에는 ‘이장우 호두과자’로 알려진 부창제과의 호두과자가 주요 정상 회의 테이블에 오르기도 했다.
통영은 ‘꿀빵’이 유명하다. 원조는 ‘오미사 꿀빵’. 튀김빵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지녔다. 전주를 대표하는 빵 중 하나가 ‘PNB 풍년제과 초코파이’. 1951년 문을 연 제과점으로, 1978년에는 ‘수제 초코파이’를 내놓아 인기를 얻었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출발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튀김소보로’와‘부추빵’이 꼽힌다. 충주의 ‘사과빵’은 지역 명물인 사과를 활용한 것이 특징. 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뒤 사과 소를 넣어 새콤달콤하고 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