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선물이 좋을까? 영국의 한 소녀는 전쟁터에 나가 있는 남자 친구에게 꽃씨를 가득 보내었다고 하는구나.

1345년 어느 봄날이었어. 이때는 영국과 프랑스가 영토를 두고 오랜 전쟁 중이었어.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3세는 맏아들 흑태자와 함께 프랑스 남쪽의 드넓은 평원 노르망디에 상륙하였어. 이 무렵 흑태자의 친구였던 기사도 전쟁에 참여하였어.
“이 땅을 빼앗아야만 우리가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많은 기사들이 왕의 명령에 따라 용감하게 싸웠어. 그러나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았어. 흑태자의 친구인 기사는 쉴 때마다 일기장을 펴 보곤 하였어. 일기장은 애인이 준 것이었어.
 

 

전쟁터에서 사람을 함부로 해치지 말아요. 그 병사에게도 가족이 있을 거예요. 그 대신 이 꽃씨를 뿌려요. 온 세상이 이 꽃으로 물들면 사람들은 전쟁을 멈출 거예요. 그리고 당신도 빨리 돌아오게 될 거고요.

일기장 안에는 꽃씨 봉투가 가득 끼워져 있었어. 기사는 일기장을 읽을 때마다 봉투를 하나씩 열어 꽃씨를 뿌렸어. 전쟁은 날로 심해져서 프랑스 군이 일제히 공격해 왔어. 이제 영국군도 최후의 돌격을 해야만 하였어.
“이번에 이겨야 빨리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열심히 싸우자.”
기사는 어서 전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애인을 만나려고 앞장서서 열심히 싸웠어. 전쟁에 거의 이겨 갈 때였어.
슈욱!
화살이 날아와 그만 기사의 가슴에 꽂히고 말았어.
“안 돼, 죽으면 안 돼. 나는 돌아가야 해.”
기사는 마지막 꽃씨 봉투를 풀어 씨앗을 뿌리며 외쳤어.
“나를 잊지 말아요.”
그래서 이 꽃은 물망초로 불리게 되었어. 그 뒤, 이 꽃은 넓은 전쟁터를 보랏빛으로 물들일 만큼 많이 피어났다고 해. 지금도 오뉴월에 이곳에 가면 물망초 꽃을 많이 볼 수 있다는구나.
 
전쟁이 없고 꽃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많은 사람이 죽는 전쟁이 사라지고 향기 가득한 꽃밭만 펼쳐졌으면 좋겠구나.

/자료 제공: ‘이야기 편의점’(심후섭 글ㆍ임윤미 그림ㆍ좋은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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