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첫 발행, 결핵 퇴치의 상징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가

대한 결핵협회, 30억원 목표로 내년 2월 말까지 모금 캠페인
 

손흥민 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20일(한국 시간 21일 오전 1시) 막을 올린 가운데 얼굴 뼈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손흥민 선수가 잊지 못할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을 만들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을 바라는 축구국가 대표팀의 ‘캡틴’손흥민은 올해 크리스마스 씰(seal)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한결핵협회는 30억 원을 목표로 내년 2월 말까지 모금에 나선다. ‘착한 우표’크리스마스 씰은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됐을까? 씰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씰, 어디에 쓰이나?
결핵은 결핵균 감염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 전염병이다. 주로 폐에 발생하기 때문에 ‘폐결핵’이라고 부른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질병이 바로 결핵이다. 세계적으로 매일 약 4000명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도 2020년 기준 매일 55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지난해 캠페인 성금 24억여 원은 결핵 환자 발견, 국민들의 결핵 인식 개선, 결핵환자 지원 등에 사용됐다. 

△크리스마스 씰의 유래

세계 최초의 씰 발행자 아이날 홀
세계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
세계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

크리스마스 씰은 1904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우체국장이었던 아이날 홀벨에 의해 처음 발행됐다. 성탄절 우편물에 씰을 붙이며 시작된 이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 모금 운동으로 퍼져나갔다. 1907년에는 미국의 첫 씰이 ‘윌밍톤 우체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후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주변국이 뒤따랐고, 아시아에서는 1910년 필리핀이 가장 먼저 씰을 판매했다. 
현재 120여 개국에서 씰을 발행하며 결핵 퇴치의 상징을 이어가고 있다. 씰에 새겨진 붉은색 표시는 ‘복십자’라 부른다. 십자군처럼 결핵균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올해 씰 모델은 ‘슈퍼 손’
올해 씰의 이름은 ‘꿈을 향해! 세계를 향해! 손흥민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씰’이다. 이번 씰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주장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인 손흥민 선수가 역동적으로 축구 경기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 씰 모금은 결핵예방법에 따라 질병관리청 승인 아래 30억 원을 목표로 한다. 캠페인 기간은 2023년 2월 말까지. 모금은 대한결핵협회 기부스토어(loveseal.knta.or.kr) 또는 전국 우체국 창구, GS25 편의점에서 참여할 수 있다. 전국의 학교도 우편 모금을 통해 참여가 가능하다. 올해부터는 기부자가 원하는 수량만큼 씰(그린씰 포함)을 신청하고 학교에서 받아볼 수 있는 사전신청 시스템도 마련했다. 응원 타월과 목공연필 세트, 그린씰 키링 등 모금 상품도 판매한다. 

△우리나라 씰은 진화 중 
우리나라에는 일제 강점기인 1932년, 캐나다 선교사 셔우드 홀에 의해 처음 나왔다. 첫 씰의 주제는 남대문(숭례문). 이후 1940년까지 9차례에 걸쳐 씰이 선보였다. 태평양 전쟁으로 중단된 씰이 다시 나오게 된 것은 1949년이다. 홀을 도왔던 문창모 박사의 주도로 한국복십자회에서 발행했다.

씰 운동이 범국민적인 성금 운동으로 확대된 것은 1953년 대한결핵협회가 창립하면서부터. 협회는 내년에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협회의 첫 씰 주인공은 색동저고리를 입은 여자어린이였다. 1976년에는 전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도안을 공모해 이를 적용하기도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기념으로 펴낸 ‘농악놀이’씰은 색종이를 오려 붙인 콜라주 기법으로 제작됐는데, 세계 크리스마스 씰 콘테스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씰도 달라졌다. 2003년에는 스티커 방식을 적용해 편지와 엽서 이외의 다른 곳에도 붙일 수 있게 했다.

김연아 씰
김연아 씰

 

2007년 이후 전자파 차단 스티커 형태부터 머그잔과 디자인 엽서 등 다양한 상품(굿즈)이 씰을 대신했다. 김연아(2009년 발행), 뽀로로(2011), 펭수(2020)와 같은 친근한 소재를 적용한 씰도 사랑받았다. 2016년에 발행한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 10인도 우리나라의 독립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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