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마님이 진주알을 잃어버렸어. 아주 값비싼 것으로, 하나밖에 없는 보석이었지. 마님은 하인들을 불러 놓고 닦달했어.
“진주를 찾지 못하면 모두 볼기를 칠 것이다.”
하인들은 집 안 구석구석을 헤집듯이 다 찾아 보았어. 하지만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어. 화가 치민 마님이 하인들을 불러 모았어.
“발도 손도 없는 진주가 저절로 없어지겠느냐. 이는 틀림없이 너희들 중 누군가 훔쳐 간 것이다. 지금이라도 실토하면 죄를 용서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도둑질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실토를 하겠어. 
“너희들이 매를 들어야 자백을 하겠구나. 도둑을 잡고 말 것이다.”
마님은 하인들을 차례로 심문했어. 구슬리고 윽박질렀지. 집 안은 종일 비명 소리로 아우성이었어.
다음 날, 바깥마당의 암탉이 병아리들을 이끌고 거름터로 나갔어. 암탉은 거름을 헤쳐 모이를 찾았어.
“삐악삐악!”
귀여운 병아리들은 어미 닭을 따르며 낟알을 찾느라 바쁘게 울어 댔어.
콕콕!
암탉의 부리에 무언가 딱딱 부딪쳤어.
“어이쿠, 이게 뭐야?”
암탉은 발가락으로 반짝거리는 것을 헤집어 냈어. 그건 알사탕만 한 진주알이었지.
“에이, 재수없어. 못 먹는 거잖아. 하마터면 부리 다칠 뻔했잖아.”
암탉은 진주알을 냅다 걷어찼어.
또르르-.
진주알은 저쪽 길가에 있는 개똥 속으로 쏙 들어가 박혔어. 안마당에서는 마님의 앙칼진 목소리가 더 높아졌어.
“그게 얼마나 값진 보석인 줄 아느냐.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귀한 것이다. 오늘 해 떨어질 때까지 못 찾으면 너희들을 관가에 고발할 것이다.”
허허, 죄 없는 하인들을 볼기 치는 것도 모자라 관가에 고발까지 한다니….
곧 볼기 맞는 하인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것 같구나.

/자료 제공: ‘이야기 편의점’(심후섭 글ㆍ임윤미 그림ㆍ좋은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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