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내년 3월 19일까지 특별전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서궐영건도

 

의궤(儀軌)는 조선 시대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끝난 다음 모든 과정을 정리해 책으로 엮은 기록물이다. 한 번에 3부, 많게는 9부를 만들었다. 그중 한 부는 왕이 읽도록 올리고 나머지는 관련 업무를 맡은 관청이나 국가 기록물을 보관하는 사고로 보냈다. 왕이 열람을 마친 의궤는 규장각이나 외규장각에 봉안했다. 약 145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왔던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10년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규장각 의궤와 관련한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풀어낸 특별전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를 1일 개막했다. 조선 왕실의 문화자산이자‘조선 기록문화의 꽃’으로 평가받는 외규장각 의궤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가져갔다가 2011년 장기 임대 형식으로 한국에 돌아온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외규장각 의궤 297책과 궁중 연회 복식 복원품 등 46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왕의 책’으로 알려진 외규장각 의궤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조명하며 시작된다.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57.9%에 해당하는 의궤 172책에는 행사 장면이나 건물 구조, 행사 때 사용한 물건의 형태를 그린 도설이 포함돼 있어 그림을 보며 이해하기 쉽다. 행차 모습을 그린 반차도 역시 글로 설명 못 하는 부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의궤를 다양한 볼거리로 설명한 점이 눈에 띈다. 관람객들은 의궤 전량이 전시된 대형 서가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영국국립도서관이 소장 중인 ‘기사진표리진찬의궤’를 복제한 전시품도 감상할 수 있다. 복제된 책은 한 장씩 넘겨 볼 수 있다. 책 왼쪽 상단에는 쪽수가 적혀 있는데, 현존하는 의궤 모습 그대로를 따온 것이다. 이 밖에 순조(재위 1800~1834)가 할머니인 혜경궁을 위해 준비한 진찬 잔치는 너비 10m의 대형 화면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전시는 내년 3월 19일까지. 
한편, 박물관은 외규장각 도서 반환에 기여했던 고 박병선 박사를 기리기 위해 그의 11주기를 전후한 11월 21~27일 무료 관람을 진행한다.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