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은 항상 건강하지 않아요. 암에 걸려 수술을 받을 수도 있고, 사고로 인해 크게 다칠 수도 있지요. 나이가 들면 성인병이나 만성 질환 등에 걸리기도 하고요. 심각한 경우 우리 몸속 신체 조직이나 장기를 이식해야만 할 때도 있답니다. 지금까지는 이럴 때 뇌사자(뇌의 기능이 완전히 멈추어 죽은 사람) 등의 장기를 이용해야 했어요. 다만, 신장 같은 장기는 두 개라 하나를 떼어 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어 친인척에게 기증을 받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랍니다. 신장이 없어 며칠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인공 투석을 받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이처럼 지금은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 비해 장기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그런데 미래에 인공 장기가 상용화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해요.

 

 

가능성이 큰 건 ‘이종 장기’ 분야
장기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에요. 2013년부터 5년간 국내에서만 7776명의 이식 대기 환자가 수술을 받지 못해 목숨을 잃었지요. 이렇게 해서 시작된 게 인공 장기 연구랍니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는 동물의 장기를 활용하는 이종 장기 분야의 연구가 가장 활발해요. 여러 동물을 놓고 고민한 결과, 과학자들은 돼지가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돼지는 한 번에 새끼를 많이 낳아 장기를 얻기 쉬울 뿐만 아니라 사람과 장기 형태가 비슷하거든요. 사육 방법, 질병 관리 방법도 잘 알려져 있어 관리하기가 편리하지요. 물론 원숭이나 오랑우탄같이 인간과 가장 흡사한 영장류를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하지만 비용이나 장기의 유사성 등을 고려할 때 많은 과학자들이 돼지가 더 적합하다고 본답니다.

 

물론 돼지의 장기를 사람의 몸에 그대로 이식하면 안 돼요. 이식한 장기가 사람의 몸에 적응하지 못해 강력한 거부 반응이 나타나거든요. 우리 몸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이물질의 침입을 방어하는 면역 체계가 있어요. 하지만 이 면역 체계는 세균, 바이러스 등과 이식된 장기를 구분하지 못하지요. 이처럼 이식 장기를 침입자로 여기고 공격하는 것을 거부 반응이라 한답니다. 거부 반응은 이식 후 수년이 지난 다음에도 일어날 수 있어요. 유전자 편집 기술로 돼지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것도 거부 반응이 없는 장기를 만들기 위해서지요.


공장에서 인공 장기 만드는 시대가 올까
이종 장기 이식은 장기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지만 결국 동물을 죽여야 하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요. 또한 동물의 유전자를 인간과 완전히 같게 바꿀 수는 없으므로, 거부 반응을 100%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요. 이런 이종 장기의 대안으로 실험실에서 사람의 장기를 만드는 ‘세포 기반 인공 장기’를 연구 중이랍니다. 환자의 몸에서 얻어 낸 세포를 배양해 건강한 장기를 생산하는 기술이지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오가노이드(organoid)’ 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이에요. 오가노이드란 실험용으로 배양하는 초소형 장기지요. 과학자들이 접시에 세포를 기르다가, 세포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장기의 형태를 띤다는 사실을 알아냈거든요. 이를 바탕으로 사람의 간세포를 배양했더니 실제 간과 비슷하게 성장한 거죠. 이 오가노이드는 의학적으로 쓸모가 아주 많아요. 예를 들어 간이 나쁜 사람에게 오가노이드 기술로 만든 간세포를 주사하면, 그 세포가 간 속 혈관에 연결되면서 나빠진 간세포 대신 일하는 거지요. 앞으로 오
가노이드 기술이 발전하면 실험실에서 만든 장기를 실제로 이식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두 번째는 ‘바이오 프린팅’이에요. 배양한 사람의 세포를 3D 프린터로 쌓아 올려 장기 형태로 만드는 기술이지요. 환자에게서 뽑아낸 세포 중 건강한 것만을 골라 인공 배양한 뒤 그 세포를 3D 프린터로 찍어 장기 형태로 만들면 인공 장기로 쓸 수 있다는 이론이랍니다. 인공 장기가 병원에서 쓰이는 날이 오면,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해 고통받던 사람들도 웃을 수 있겠죠?

 

ZOOM IN 미래 과학!

‘말하는 돼지’가 태어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가노이드 기술로 인공 장기를 만들려면 ‘줄기세포’를 다룰 줄 알아야 해요. 줄기세포란 우리 몸의 어떤 세포로도 자라날 수 있는 만능 세포지요. 줄기세포를 간, 폐, 두뇌 세포 등으로 키우면 인공 장기를 쉽게 만들 수 있답니다. 이 줄기세포 기술과 유전자 편집 기술을 모두 활용하면, 난치병을 치료하고 인공 장기를 만드는 등 무궁무진한 일이 가능해요. 그런데 이 기술이 항상 좋은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니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예를 들어 유전자 편집 기술로 사람의 뇌세포를 만드는 줄기세포를 편집하면, 이것으로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지요. 즉 돼지나 원숭이의 뇌를 사람의 뇌와 매우 흡사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의미예요. 그렇게 태어난 돼지나 원숭이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도 할 수 있을지 몰라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돼지나 원숭이를 사람으로 대해야 할까요, 아니면 동물로 대해야 할까요? 이런 윤리적 문제 때문에 인공 장기 연구를 멈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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