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튀어나올 것만 같은 석류 알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쯤이면 주먹만 한 열매가 쫙 벌어지면서 통통한 알맹이가 톡 튀어나올 것처럼 생긴 과일이 있단다. 무엇일까? 바로 석류야. 새콤달콤한 석류 알은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게 해. 우리나라에는 통일신라 시대에 처음 전해져서 조선 시대까지도 많이 심었고,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따뜻한 남쪽 지방 집 마당에 많이 심어 가꾸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들어졌어.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야 열매를 볼 수 있게 되었지.

페르시아에서 온 선물
석류는 원래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 같은 서남아시아에서 자라는 나무야. 옛날에는 그 지역이 파르티아 제국이었어. 이란의 고대 왕국이었던 파르티아를 세운 것이 아르사케스라는 왕이었는데, 이 왕의 이름을 따서 아르사크 왕조라고 부르기도 했어. 실크 로드를 통해 아르사크 왕조와 무역을 하던 중국은 아르사크라는 말을 한자로 옮겨서 ‘안석국’이라고 불렀지. 석류는 안석국에서 전해온 것이어서 처음에는 ‘안석류’라고 불렀대. 그러다가 지금처럼 ‘석류’로 이름이 변한 거야.

 

복주머니 석류 열매
석류 열매는 끈으로 동여맨 주머니같이 생겼어. 그 안에 뭐가 들었을까, 반짝이는 보석이라도 들었을까 하고 궁금하게 만드는 모양인데, 실제로 보석 같은 알맹이가 들어 있지. 
석류 알맹이는 붉은빛이 도는 투명한 과육으로 싸여 있는데, 이 과육이 새콤하고도 달콤한 맛을 내. 이런 알맹이가 석류 열매 안에는 무척 많이 들어 있어.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석류를 다산을 상징하는 열매, 즉 아이를 많이 낳게 해 주는 열매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실제로 석류는 여성의 몸에 좋은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해.

 

 

 마귀할멈과 부처님

 마귀할멈과 부처님
옛날 인도의 어느 마을에 어린이를 붙잡아 가는 마귀할멈이 있었어. 마귀할멈은 어린이들을 잡아다 보석과 바꿔 가지는 것을 좋아했지. 마귀할멈의 이런 나쁜 행동 때문에 마을에서는 큰 소동이 일어났어. 어린이가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어른의 손을 잡고 나가야 했고, 어린이들끼리도 서로 만나 재밌게 놀 수가 없었지. 
참다못한 마을 사람들은 부처님을 찾아가 하소연을 했어, 마귀할멈의 못된 버릇을 고쳐 달라고 말이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부처님은 마귀할멈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마귀할멈의 막내딸을 보이지 않게 감춰 버렸어. 
마귀할멈에게는 천 명이나 되는 자식이 있었어. 그럼에도 천 명의 자식 중 딸 하나가 보이지 않자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고래고래 고함을 치고 울부짖었지. 그 모습을 본 부처님은 마귀할멈에게 말했어. 
“너는 자식이 천 명이나 있는데 겨우 한 명을 잃었다고 그리 슬퍼하느냐?” 
그러자 마귀할멈은 부처님을 쏘아보며 말했어.
“부처님, 당신은 자비의 신이라 들었는데 어째서 남의 슬픔은 헤아리지 못하나요.” 
그러자 부처님은 슬그머니 미소를 머금으며 마귀할멈에게 제안했어.
“네가 그동안 빼앗은 어린이들을 부모 품으로 돌려보낸다면 네 자식을 내가 찾아 주마. 또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루비 보석도 마음껏 가져가게 해 주마.” 
아무리 악한 마귀할멈이라도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느 부모와 같은가 봐. 마귀할멈은 부처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지. 부처님은 마귀할멈을 루비 보석이 산처럼 쌓인 보물 창고로 데려갔어. 그러고는 커다란 자루를 주고 마음껏 담아 가라고 했지. 보석에 눈이 먼 마귀할멈은 신이 나서 자루 가득 루비를 담아 어깨에 메고 일어나려 했지만 너무 무거워서 도로 쓰러지고 말았어. 그때 없어졌던 막내딸이 눈앞에 나타났어!
“어머니, 보석은 두고 저랑 집에 가요.”
잃었던 자식을 찾은 기쁨도 잠시, 마귀할멈은 막내딸의 말을 듣지 않고 기어이 자루를 메고 힘겹게 일어서서 한 발짝 두 발짝 걷다가는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죽고 말았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이 달려와서 마귀할멈을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죽은 마귀할멈은 일어나지 못했지. 그런데 죽은 마귀할멈 손에 쥐고 있던 열쇠 꾸러미가 보였어. 마을 사람들은 그 열쇠로 어린이들이 갇혀 있는 문을 열고 자식들을 찾아갔지. 세월이 흘러 마귀할멈이 쓰러졌던 곳에 석류나무 한 그루가 자랐어. 그 나무에 열린 열매는 붉은 비단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었고, 그 안에는 루비 보석처럼 반짝이는 씨가 들어 있었지. 그 후로 사람들은 석류를 마귀할멈의 루비 주머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자료 제공=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식물2’(박시화 글ㆍ채상우 그림ㆍ기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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