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은 엄마 아빠 마음
엄마 아빠는 자녀가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런 핀잔을 자주 하게 되죠.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말이야.”
그 잔소리에는 엄마 아빠의 간절한 부탁이 들어 있어요. 공부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당부하는 말이에요.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말이야.”
= 학생에게는 공부가 가장 중요하단다. 힘들어도 열심히 해.
= 공부 말고 다른 일은 중요하지 않아. 모두 다 잊어버려.

사실 세상에는 공부보다 중요한 게 많아요. 좋은 친구를 사귀고 여행도 가고 많이 웃으며 즐겁게 생활하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많은 엄마 아빠가 공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부를 잘해서 유명한 대학에 가고 큰 회사에 취직해야만 행복하다고 믿는 엄마 아빠도 있어요.

 

짜증 폭발 어린이 마음
그런데 우리 생각은 달라요. 공부가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학생이라고 공부만 할 수는 없어요. 토끼처럼 뛰어 놀아야 건강해집니다. 텔레비전 보면서 크게 웃어야 스트레스가 날아가죠. 또 짜증이 나면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야 해요.
우리는 공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공부 말고도 할 일이 많은 거죠. 그 사실을 엄마 아빠가 인정하지 않으니 답답합니다. 공부만 해야 한다는 잔소리를 들으면 고구마가 목에 걸린 느낌이에요. 정말로 공부만 해야 좋은 아이인가요? 그러면 1등 빼고는 다 나쁜 아이인가요? 엄마 아빠의 답을 듣고 싶어요.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말이야.”
= 공부만 잘하면 돼. 친구도 즐거움도 잊어. 오직 공부만 해.
= 공부만 해야 착한 아이야. 너처럼 공부 안 하면 나쁜 애야.

ㆍ공부는 마라톤 같다고 설명한다
엄마 아빠는 불안해요. 하루이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우리 인생에 큰일이 날까 봐 근심합니다. 
“공부는 마라톤이 아닐까요? 힘을 잘 분배하지 않으면 끝까지 달릴 수 없어요. 놀아야 공부도 더 열심히 알 수 있어요. 저는 지금 공부하기 위해서 노는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간격 효과’라는 게 있대요. 쉬지 않고 공부만 하면 기억력이 떨어진대요. 대신 공부하고 쉬고 또 공부하고 쉬고 반복해야 한대요. 간격을 두고 공부해야 기억력이 더 높아진다고 책에서 읽었어요. 그러니까 공부만 하라고 하지 마세요. 쉬라고도 말씀해 주세요.”

ㆍ가끔은 푹 쉬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직장인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일하지 않아요. 프로 야구 선수들도 시즌 중 월요일에는 쉬어요. 매일 일하는 사람은 세상에 거의 없어요. 그런데 공부는 왜 매일 해야 하는 걸까요. 
“엄마 아빠, 일주일에 하루는 완전히 놀게 해 주세요. 공부 휴일이 필요해요. 다른 날에는 최선을 다해서 공부할게요.”

ㆍ행복한 어린이가 공부를 잘한다고 말한다
행복한 어린이가 공부도 잘한다는 걸 알려 드리세요. 야단을 맞은 후에 공부가 잘 되나요? 아니면 기분이 좋을 때 책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나요? 꾸중 들어서 짜증 나면 공부가 안 되죠. 걱정이 있어도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어요. 마음이 평안할 때 학습 효율이 높아지죠. 그래서 엄마 아빠가 꾸중을 줄여야 하는 거예요. 야단을 자주 치면 오히려 공부를 못하게 만들지요.
“엄마, 행복한 어린이가 공부를 더 잘한대요. 잘 쉬고 잘 놀아야 기분이 좋아져서 공부도 잘될 거예요. 그러니까 공부만 하라고 하지 마세요.”

/자료 제공=‘엄마 아빠랑 마음이 통하는 대화법’(정재영 글ㆍ이정화 그림ㆍ크레용하우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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