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은 엄마 아빠 마음
“넌 커서 뭐가 될래?”는 아주 흔한 잔소리입니다. 실수를 자주 하거나 게임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귀가 아프게 듣곤 하죠. 그런데 사실은 엄마 아빠도 그런 잔소리를 무척 많이 듣고 자랐어요. 아빠는 커서 자신의 어린 자녀에게 똑같은 잔소리를 합니다. 사람은 녹음기랑 비슷합니다. 많이 들으면 저장했다가 똑같은 말을 하게 돼요. 
엄마 아빠는 사랑하는 자녀의 미래를 걱정해요. 나중에 어떻게 살지 염려하는 것이죠. 그리고 우리가 지금부터 미래를 준비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이러니?”
= 엄마 아빠는 네가 행복한 게 가장 중요해.
= 커서 행복하게 살려면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

 

 

짜증 폭발 어린이 마음
어린이는 엄마 아빠의 이런 말을 듣고 나면 기분이 굉장히 나빠져요.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이러니?”
= 너는 희망이 없다.
= 정말 한심하구나.

마치 우리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자존심이 상하고 무척 슬퍼져요. 엄마 아빠가 나를 한심해하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동화 속 마녀도 떠올라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마녀는 공
주가 물레 바늘에 찔려 쓰러질 거라고 저주했죠. 엄마 아빠도 우리에게 불행해지라고 저주하는 것만 같아서 무서워져요.

ㆍ솔직한 마음을 고백한다
어떤 야단이건 마음을 솔직히 고백하면 줄일 수 있어요. “커서 뭐가 될 거냐?”는 잔소리도 마찬가지예요. 마음이 어떤지 자세히 설명해 보세요.
“엄마가 보기에는 제가 못난 어른이 될 것 같나요? 엄마 눈에는 제가 바보 같나요. 엄마 말을 들으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무서워요. 불행해질 것 같아서 겁이 나요.”

ㆍ엄마 아빠의 도움을 요청한다
누구나 미래를 생각하면 조금 불안해요. 어떤 사람이 될지 알 수 없으니까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하죠. 엄마 아빠도 그런 감정을 겪으며 자랐어요. 도와 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엄마 아빠, 저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되죠?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ㆍ장점도 봐 달라고 요청한다
엄마 아빠는 우리의 단점만 눈에 잘 보여요. 그래서 걱정이 커지고 잔소리도 늘어납니다. 나의 장점을 충분히 말씀드리면 엄마 아빠도 좀 달라질 거예요.
“엄마, 저에게 장점은 없나요? 커서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을까요? 저를 나쁘게만 보지 마세요. 장점을 칭찬해 줘야 어린이가 행복해진다고 하잖아요. 긍정적으로 봐 주세요.”

ㆍ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한다
세상에 직업이 몇 종류나 될까요? 5백만 개가 넘는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어요. 또 새로운 직업이 매일 생겨나고 있어요. 따라서 어떤 직업을 가질지 일찍부터 알기는 어려워요. 천천히 결정하면 되는 거예요. 엄마 아빠에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아빠는 언제 직업을 결정했어요? 저에게 시간을 주세요. 서두르지 않을래요. 열심히 공부하고 즐겁게 지낼게요. 그러다 보면 꿈도 찾고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ㆍ사과해 달라고 부탁한다
우리 마음을 다치게 하고도 엄마 아빠는 사과를 잘 하지 않아요. 미안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다소 부끄러워서 그래요. 사과를 받고 싶다면 한번 솔직하게 말해 보세요. 사과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아빠,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죠? 솔직히 사과하는 사람이 멋있다고 말한 것도 기억해요. 혹시 저한테 사과할 일은 없나요?”


/자료 제공=‘엄마 아빠랑 마음이 통하는 대화법’(정재영 글ㆍ이정화 그림ㆍ크레용하우스)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