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으뜸글

공부와 시험 
길예은 (부산 문현초등 4)

내일이 시험이다. 공부할 게 너무나 많다. 공부를 조금 하고 쉬고있을 때였다. 그때 엄마가 들어왔다.
“뭐야? 공부 안해! 내일 시험 아니야? 빨리 공부해라!”
엄마가 소리쳤다. 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책을 폈다. 수학만 보는게 아니라 사회, 영어 시험도 치러야 했다. 우선 제일 만만한 사회 공부를 했다. 시험 범위가 3개나 있었다. 한숨이 절로 터져나왔다. 사회 시험에서는 여러 가지 가족 형태가 출제될 것 같았다. 나는 가족의 형태를 하나 하나 꼼꼼히 살펴봤다. 다음으로 수학은 5단원 ‘들이와 무게’에 대해 공부했다. ㎏, ℓ, t 등 여러 단위가 나왔다. 이번 수학 시험 범위는 모두 5개였다. 들이에서 2개, 무게에서 3개였다. 30분 동안 공부를 하고 엄마에게 들키지 않게 폰을 했다.
그때 방문이 또 열렸다. 나는 깜짝 놀라 흠칫했다. 돌아보니 엄마가 서 있었다. 
“공부 잘 하고 있지? 엄마가 간식 가져왔다.”
나는 엄마가 보기 전에 얼른 책을 아무쪽이나 편 후 말했다.
“그럼! 영어 공부하고 있었어. 이것만 하면 돼.”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방을 나갔다. 그러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나서 영어 시험에 나오는 알파벳을 열심히 외우기 시작했다. 영어 시험은 알파벳을 읽고 쓰는 건데, 실패하면 끝나고 남아서 성공할 때까지 해야 했다. 알파벳을 제대로 알아야 적어도 쓰기를 할 수 있었다. A부터 Z까지 영어 노트에 정성껏 적었다. 그러고는 엄마가 준 사과를 먹으며 생각했다.
‘하아…. 엄마가 한 과목이라도 50점을 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일어나보니 하루가 홀딱 지나고 아침이었다. 나는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은 뒤 집을 나섰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엄마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학교를 향해 냅다 뛰어갔다. 드디어 시험을 모두 끝내고 쉬는 시간이 되었다.
“자, 1번부터 자기 시험지 가져 가.”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1번이라서 가장 먼저 나갔다. 나가는 도중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다가 시험지를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와! 다 백 점이다.”
나는 학교를 마치고 기분좋게 집으로 갔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엄마에게 시험지를 보여주었다. 엄마는 내 시험지를 보시며 환하게 웃었다.
“잘했어! 아유, 기특해라!”
엄마에게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나는 시험을 치면서 뭐든 노력하면 잘하게 된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도 조금 못하는 게 있어도 꾸준히 연습하고, 더 잘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어린이시 으뜸글

고기 
장윤서(충주 교현초등 4)

외할머니 댁만 가면
꼭! 외할아버지는
고기를 구워 주신다.

지글지글
기름 튀기는 소리
맛있는 소리 음악처럼 들린다.

외할아버지가 구워주신 고기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냠냠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 
고기 먹는 소리

중독되는 소리다.

 


[심사평]
5ㆍ6월의 산문 으뜸글 ‘공부와 시험’은 요즘 엄마 아빠와 자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해서 더욱 눈길이 갔다. 이 작품에서 일부 드러나듯 잔소리와 꾸중을 하는 엄마의 속마음은 내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문제는 이런 야단을 듣는 아이의 태도다. 지은이는 엄마의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렇게 말하는 부모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시험 공부를 해서 원하는 것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든다. 부모 자녀간 잘못된 대화로 의도치 않게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는데, 이 글을 읽다 보면 서로의 속마음을 알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문장이 길지 않으면서도 시험 공부를 하다 게으름을 피우는 모습, 시험 보고난 뒤의 기쁜 행동을 아주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주저 없이 으뜸글로 뽑은 이유다. 어린이시 으뜰글에 오른 ‘고기’는 읽는 사람도 외할머니 댁에 놀러 와 함께 고기를 맛나게 구워 먹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지글지글’고기 익어가는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고, 중독되는 소리라고 말하는 것은 쉽게 쓸 수 없는 독창적인 표현들이다. 계속 정진하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벌써 6월 중순이다. 즉, 1학기도 한 달 남짓 남았다. 여름 방학 전 ‘금연 글짓기 공모전’이나 ‘YES 24 어린이 독후감 대회’에 작품을 응모해 수상의 기쁨을 누려보기를 권해 본다./심사위원=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장)ㆍ이창건(아동문학가)
 

 

저작권자 © 소년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