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1971년설립)

▲국경없는 의사회를 설립한 베르나르 쿠슈네르


노재미 선생님: 일주일 동안 잘 쉬었니? 선생님이 퀴즈를 하나 준비해왔는데, 한번 맞춰볼래? 2010년에 있었던 일이야.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에 강한 지진이 있었거든. 그때 약 50만 명의 사상자와 1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어. 이때 3분밖에 지나지 않은 시간에 최초로 피해자를 치료한 이들이 있었어. 과연 누구였을까?

세이: 그렇다면, 당연히 119 구급대원들 아닐까요?

노재미 선생님: 정답은 의사들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NGO야. 너희 혹시, 국경없는의사회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오디: 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데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국경없는의사회가 노벨상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노재미 선생님: 199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주인공이 바로 국경없는의사회였거든. 당시 노벨위원회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여러 나라에서 실천한 인도주의 활동을 인정하고, 세계 80여 개국에서 수많은 생명을 치료한 의료진의 활동을 높이 사 노벨 평화상을 선정했지. 이들의 첫 현장 임무는 1972년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에서의 구호 활동이었어. 당시 마나과는 지진으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고, 1만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이었지. 1990년 중동에서 있었던 걸프 전쟁 때는 60대의 전세기를 타고 현장으로 날아가 7만 여 명의 난민을 구호했지.

세이: 정말 대단하네요. 혹시 북한에 갔던 기록은 없나요? 다른 NGO 단체에서 북한 구호 활동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거든요. 

노재미 선생님: 북한에도 물론 갔지. 1995년에 NGO 최초로 의사들로 구성된 연합 의료팀을 북한 수해 현장에 보내 전염병 예방 및 의약품 지원 활동을 벌였어. 북한에서 구호 활동을 펼친 공로로 1997년 서울특별시로부터 서울평화상을 받기도 했어.

세이: 이 단체는 누가 언제 설립한 건가요?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국경없는 의사회 본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국경없는 의사회 본부

 

노재미 선생님: 1968년 프랑스 국민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끔찍한 장면을 접해야 했어. 나이지리아의 남부 지방에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방영되었거든. 프랑스 적십자사는 수년간 국제적십자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해온 의사 막스 레카미에 등을 통해 비아프라 지역의 응급 치료 활동에 참여할 의사를 찾아달라고 요청했지. 그때 첫 번째 지원자로 나선 이가 의학 공부를 막 마친 베르나르 쿠슈네르였어. 이후 두 사람을 포함한 의사 4명과 간호사 2명 등 총 6명이 한 팀을 이뤄 비아프라에 있는 국제적십자위원회의 활동 현장으로 향한 거야. 

세이: 그 사건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가 탄생한 건가요?

▲국경없는의사회는재난이일어난곳에는어디든찾아가도움이필요한사람들을돌본다.
▲국경없는의사회는재난이일어난곳에는어디든찾아가도움이필요한사람들을돌본다.

 

노재미 선생님: 그렇지. 힘든 현장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이어가던 그들은 어느 날 적십자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 정부가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비판했지. 이후 귀국하자마자 언론인들과 함께 ‘나이지리아의 비하프라 학살에 항의하는 위원회’를 설립한 후 방글라데시의 대홍수에 자원봉사로 참가했던 의사들과 뜻을 같이해 순수 민간 구호 단체를 탄생시켰어. 1971년 12월 22일 이렇게 설립된 것이 바로 ‘국경없는의사회’였어.

오디: 정말 멋져요. 그런데 국경없는의사회가 NGO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은 이유가 있나요?

노재미 선생님: 국경없는의사회의 설립 이념은 간단해. ‘환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는 게 바로 그거야. 가장 큰 장점은 신속성이라고 할 수 있어.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이티에서 대지진이 발
생했을 때 단 3분 만에 구호 활동을 시작했을 만큼 신속한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지.

세이: 긴급 구호팀보다 빠른 거네요? 그 비결이 궁금해요!

노재미 선생님: 이처럼 빠른 의료 지원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국경없는의사회의 기금 중 약 90퍼센트가 소액을 기부하는 개인 후원자들을 통해 마련된다는 데 있어. 총 기금 중 약 80퍼센트는 현장 프로젝트에 직접 투입되는데,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상황에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금의 약 25퍼센트를 항상 현금으로 확보해둔다고 해. 너희 혹시 리오넬 메시라는 선수를 알고 있니?

오디: 그럼요. 세계적인 축구 스타잖아요!

▲ 7만 유로의 기금을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한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 7만 유로의 기금을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한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노재미 선생님: 2017년 11월에는 리오넬 메시가 한 신문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했는데, 그 소송에서 이겨서 받은 보상금 7만 2783유로(한화 약 9400만 원) 전액을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어. 현재 국경없는의사회의 후원금은 전 세계 28개국에 있는 사무소를 통해 모금되고 있다고 해.

세이: 노벨상위원회가 정말 훌륭한 단체에게 평화상을 줬네요.

노재미 선생님: 국경없는의사회는 노벨상의 상금조차도 개발도상국의 전염병 예방 약품과 백신 등 필수 의약품의 구입에 사용했어. 또 상금 중 일부는 가난하고 소외된 나라의 사람들에게 잘 걸리는 병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사용했지. 

 

 

/자료 제공:‘20가지 재미있는 노벨상 이야기’(이성규 지음ㆍ두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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