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서점 YES24(www.yes24.com)와 소년한국일보가 공동 주관한 ‘제18회 YES24 어린이 독후감 대회’(후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ㆍ한국아동문학인협회)에서 초등부 대상과 최우수상에 뽑힌 세 어린이의 작품, 그리고 올해 신설된 유치부 독후화 부문의 최우수상 작품을 싣습니다. 이 본보기 글들을 읽으며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바랍니다. 

 

‘나로서 당차게 살아가기’ 
백서윤(용인 대지초등 6)

나는 누구일까? 최근 들어 이 질문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 자신은 누구인지. 이 책은 그 답을 찾아주진 않았지만 나에게 그 답에 대한 힌트를 준 책이다. 내가 누군지보다 나로서 당차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말이다. 
노든은 인간들로부터 가족과 친구까지 잃고 슬픔에 잠겨있던 중 치쿠를 만난다. 치쿠 또한 친구 윔보를 잃은 슬픔에 젖어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아픔과 슬픔을 나누며 친해지고, 치쿠의 알을 지키게 되었다. 알은 그들에게 하루를 사는 원동력이였고 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던 중, 치쿠는 별이 되었고 펭귄은 세상에 나왔다. 알에서 태어난 또 다른 펭귄과 노든은 바다에 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새롭게 살아간다. 
어느 날, 펭귄은 노든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물어본다. 노든은 이름이 있어도 좋을 게 없다며 펭귄의 특징 하나하나. 그것이 ‘나’ 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태어나서부터 이름을 가지며 그 이름 자체가 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름은 그 사람의 한계가 되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내 이름이 있지만 나에 대해 내 이름만이 아니라 나의 장점, 특징들로 기억되고 싶다. “매운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말을 재밌게 하는 사람”, “매우 빠르게 걷는 사람.”
사람을 이름만이 아닌 사소한 특징들로, 사랑의 눈으로 관찰한 장점들로 이해한다면, 나로서 살아가는 것이 조금 더 보람있고, 행복하지 않을까? 우리모두는 나의 이름으로 매일매일을 살아가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주변의 기대와 여러가지 시선들은 나로서 살아가는 고통이지만,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나누며 나의 삶을 기쁨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긴긴밤을 함께 했던 노든과 펭귄처럼. 펭귄에게 노든같은, 노든에게 펭귄같은 존재들은 나자신으로서의 고통을 위로하고, 또 공감해준다. 가장 소중한 존재 또한 나라는 길에 대한 고통을 나누며 서로의 삶을 기쁨으로 채워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마치 같은 어려움을 겪은 듯이 위로해주고, 또 함께 웃어주며 나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존재 말이다.
나에게 그런 존재는 엄마였다. 남들은 뭐든지 잘하는 것만 같은데, 나만 못하는 것 같은 생각들로 힘들었을 때. 나의 모든 것들이 남들의 기준에 맞춰지려 하고 있을 때. 나라는 존재에 대한 원망감이 들었을 때, 나를 꼭 안아주셨던 엄마. 지금 이대로도 훌륭하다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셨던 그날 밤을 기억한다. 엄마의 위로는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나의 별을 찾지 못했던 나에게 남의 별이 더 크든, 더 높든 나의 별이 가장 빛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셨다. 하지만 강한 존재만이 위로와 응원을 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나의 동생 또한 가끔씩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주기도 한다. 유난히 밤을 무서워하는 내 곁에 있어주거나, 오히려 괜찮다고 안심시켜 주기도 하는 작지만 고맙고 소중한 위로와 응원. 펭귄 또한 노든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듯이, 나보다 작은 존재도 때로는 큰 힘이 되기도 한다. 나는 누구일까? 이제 나는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어디에서나 빛날 가치가 있는 존재, 나라고 당차게 말할 수 있는 존재, 언제든지 위로받고 응원받을 수 있는 존재, 내일에 어두움에 대해 걱정해도 그 밤을 함께 해줄 사람이 있는 존재.’
나는, 그리고 우리모두는 서로와 고통을 나누고 기쁨을 선물할 존재이기에 오늘의 긴긴밤이 어둡지만은 않기를, 악몽을 꾸지 않을 수 있기를,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기대 잠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 또한 나로 살아간다는 것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에겐 소중한 존재로 살아가고 싶다. 망고열매색 하늘아래, 펭귄은 힘차게 바다로 뛰어들었고, 그동안의 어두웠던 긴긴밤들에 대한 보답을 얻어냈다. 나 또한 앞으로 맞이할 긴긴밤들을 보내며 누구보다 당차게 나의 꿈을 향해 도전하고 싶다. 

 

희망
희망

 

언제나 희망이 있어요
김현수(서울 가인초등 1)

이 책은 도서관에서 내가 고른 책이다. 표지를 보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록빛이 가득하고 귀여운 다람쥐도 그려져 있다. 예쁜 표지가 좋아서 나는 이 책을 골라서 읽었다.
책의 내용은 평화로운 숲 속에 불이 나서 동물들이 도망가는 내용이다. 갑자기 불이 나서 숲 속의 모든 동물들은 도망을 가고 사람들은 불을 끄기 위해 노력한다. 119 소방관 아저씨들도 모두 와서 숲 속의 불을 끄기 위해 노력을 하셨다. 책을 읽고 나니 표지에 있던 동물들의 모습이 평화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모습은 불이 난 숲에서 도망가기 위한 동물들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나무와 꽃이 많은 숲에서 난 불을 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가스불만 봐도 무서운데 소방관 아저씨들은 어떻게 불을 끄는 걸까? 
예전에 엄마가 부엌에서 요리 하다가 가스불이 세져 불길이 크게 올라온 적이 있었다. 엄마가 빨리 부엌 싱크대에서 물을 가져다 불을 끄셨지만 그때 나는 너무 놀라서 거의 울 뻔 했다.
엄마는 숲에서 나는 불은 가스불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하셨다. 그렇게 큰 불이 난 후에 숲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책 속에도 까만 잿더미 위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그림을 보니 슬펐다. 그런데 왜 이 책의 제목은 희망일까? 그건 아마도 잿더미 위에서도 싹을 튀운 새싹일 것이다. 아무 것도 없는 흙속을 뚫고 나온 새싹. 새싹은 아주 작지만 그런 새싹들이 커져서 숲을 다시 이루게 될 것이다. 세상에는 빨리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빨리 끝내려고 대충 하다가 수학문제를 틀리는 것처럼 새싹도 천천히 땅 속의 좋은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면 다시 멋진 숲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이 책에서 불이 나서 타버린 숲을 보는 것은 슬펐지만 초록색 새싹을 통해 희망을 알게 되어 기쁘기도 했다. 지금 우리 지구도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나의 노력 또한 지구에게는 희망이 될 것이다. 

 

도서관을 훔친 아이
도서관을 훔친 아이

 

같이의 가치
지예원(부산 동래초등 5)

만약 내가 도서관을 훔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나는 도서관에 매일매일 가서 그곳에 있는 책들을 한 권도 빠짐없이 다 읽을 것이다. 또 나만의 비밀 공간으로 만들어 엄마 아빠의 잔소리와 숙제를 피해 도망갈 것이다. 그리고 공부하기 싫어하고 수업시간에 매번 딴짓하는 친구들을 책 좀 읽으라고 가둘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웃음 짓게 되는 도서관을 훔치는 일! 내가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 계기는 ‘도서관을 훔친 아이’라는 책 제목을 보게 되면서부터였다. 실제로 도서관을 훔친 게 맞는지, 맞다면 어떻게 그 커다란 도서관을 훔칠 수 있는지 궁금하고 설레는 마음을 품에 안고 책 속으로 첨벙 뛰어들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카밀로와 안드레스이다. 둘은 학교도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아이들이다. 하지만 이 두 친구는 항상 대화를 나누고, 마을을 뛰어다니며 두터워진 굳은살처럼 단단하게 우정을 쌓아나갔다. 내가 만약 이 아이들이라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구멍을 찾아 숨어들고 싶을 만큼 창피함을 느낄 것 같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가난해서 학교를 갈 수 없단 사실이 그만큼 부끄러운 일이니까 말이다. 또 나를 부끄럽게 만든 부모님을 원망했을 텐데 둘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서로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순수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매일 술에 취해 엄마와 자신을 때리는 카밀로의 아빠는 카밀로의 인생에서 가장 지우고 싶은 인물이다. 아빠는 심지어 돈도 주지 않고 카밀로에게 자신이 마실 술을 사오라고 명령했다. 사오지 않으면 죽일 거라고 협박도 했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표현할 때마다 마음이 벅차다고 들었는데 카밀로의 아빠는 진짜 아빠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지우개를 들고 책 속으로 들어가 아빠라는 존재를 흔적도 없이 빡빡 지우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카밀로의 불행도 지워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카밀로에게는 그런 지우개가 없어서 아빠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아직 어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아빠의 말을 듣는 것뿐일 테니까. 아빠의 말을 거역했을 때 날아오는 주먹을 이겨내기에 카밀로는 너무 어리고 또 여렸다. 결국 카밀로는 친구 안드레스와 함께 동네에 새로 생긴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곳에 있는 책을 훔쳐서 판 돈으로 아빠의 술값을 마련한 것이다. 카밀로는 이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자 자신은 커서 도둑이 될 거라는 말까지 하게 된다. 
나는 이때 펑펑 울었다. 카밀로가 나쁜 아빠에게 맞았을 때도, 학교를 다니지 못한단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집이 너무 허름해서 비가 올 때마다 벽이 드러난다는 내용을 읽었을 때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꿈이 도둑이라는 말을 듣고는 눈물이 쏟아졌다. 세상에는 얼마나 반짝반짝한 직업이 많은지 모른다. 내 마음속 방 한 칸에는 ‘꿈방’이 있는데, 그 방에서는 하늘에 수놓은 별들의 수만큼, 바닷가에 반짝이는 모래알의 수만큼 많은 꿈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뽐내며 자리 잡고 있다. 뮤지컬 배우, 연예인, 유투버, 요리사, 발레리나, 선생님, 작가, 디자이너 등. 하지만 그 넓은 방에서도 ‘도둑’에게 내줄 자리는 없다. 아마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처럼 훌륭한 여러 직업을 마다하고 도둑이라는 꿈을 키우는 카밀로는 대체 무슨 생각인걸까. 아마 카밀로가 사는 세상이, 그리고 가난한 생활이 카밀로를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아무렇지 않게 책을 훔치고 꿈이 도둑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꿈조차 자유롭게 꿀 수 없는 카밀로가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내가 그렇게 울었나 보다.
슬픈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카밀로의 친구 안드레스도 그런 카밀로를 원망하고 비난했다. 알고 보니 안드레스의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도둑이라서 안드레스는 더욱 도둑들을 증오하고 있었다. 도둑질을 해서 감옥까지 다녀온 가족들을 보고 자란 안드레스는 세상에 하나뿐인 친구마저 도둑이 된다고 말하니 얼마나 마음이 찢어졌을까. 하지만 그 상처 많은 가슴을 단단히 부여잡고 안드레스는 친구 카밀로의 곁을 지켜준다. 보통 도둑질하는 친구 옆에는 아무도 가지 않는데, 그런 카밀로 옆을 지키는 안드레스는 나에게 진짜 우정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나에게도 안드레스 같은 친구가 있다. 내 친구는 항상 잘 웃고, 마치 언니처럼 나를 배려해준다. 친구가 나에게 베풀어 줄 때면 나도 친구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엄마가 내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예원아, 너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친구를 사귀렴.” 나는 엄마가 바라신 것처럼 그렇게 고마운 친구를 만난 것이다. 가난이 슬프고, 도둑질이 괴롭고,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카밀로는 절망하지 않는다. 아마 자신의 곁에는 언제까지고 안드레스가 함께일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처음에 상상한 것처럼 도서관을 훔치는 흥미진진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나는 두 친구를 통해 훨씬 더 많은 교훈을 얻게 되었다. 서로가 함께 나눈 대화를 통해서, 또 많은 계절을 함께 겪으면서 더욱더 단단해질 우정이 우리를 지켜줄 방패막이 되어줄 거란 사실을 말이다. 나는 이제 카밀로와 안드레스를 걱정하지 않는다. 서로가 함께하는 시간들이 쌓일수록 둘은 점점 강해질 테니까. 내가 내 친구 덕분에 더욱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서 성장하는 순간들처럼 말이다. ‘우정은 꽃잎 하나하나마다 향기를 풍기는 장미꽃’이라는 명언이 있다. 카밀로와 안드레스의 우정이, 나와 내 친구의 우정이,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우정들이 풍겨낼 향기로 가득 찰 세상이 우리 앞에 꽃밭처럼 펼쳐져 있다.

 

김민규(키즈클럽 갤럭시반)

 

 

우리 동네에 수박 수영장이 있다면 아이들이랑 곤충들이 모여들겠다. 수박 수영장에서는 잠수를 못한다. 잠수를 해서 눈을 뜨면 수박만 보인다. 나는 수박을 좋아해서 수박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보고 싶다. 수박으로 꽈배기도 만들고 젤리와 초코렛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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