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경북 안동에서 개최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100만 명 이상의 내ㆍ외국인들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축제이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가 열리지 않는다. 이 축제 때 등장하는 국보 하회탈은 ‘한국인의 얼굴’로 불린다. 이 탈이 최근 처음으로 보존처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해져 내려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이 내년 12월로 예정된 제17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탈춤(탈놀이)의 시작과 특징, 종류 등을 살펴보자. 탈박물관 2곳도 소개한다. 

 

◇탈놀이(탈춤) 시작은?
탈춤은 얼굴에 사람이나 동물 모양의 탈(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전통놀이다. 우리나라 탈의 기원은 신석기 시대로 보여진다. 부산 동삼동에서 조개탈이 나왔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에도 탈놀이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탈춤 행사를 관리하는 관청인‘나례도감’까지 있었다. 특히 조선 후기에 판소리와 함께 많이 공연됐다. 

△ 은율탈춤
△ 은율탈춤

탈은 우리말로는 광대ㆍ초라니ㆍ탈박ㆍ탈바가지 등으로 불린다. 탈은 얼굴만 가리는데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존재로 변신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쉽게 말해 탈을 쓴 순간만큼은 내가 아닌 탈의 얼굴을 한 존재로 변하는 것이다. 이때 신의 얼굴을 한 탈은 재앙(나쁜 운)을 물리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국가무형문화재 탈춤 13개
‘한국의 탈춤’은 가무(노래와 무용)와 연극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당시의 부조리한 사회 문제들을 풍자와 해학을 담아 공론화하는 예술적인 특징을 지닌다. 지역별로 다양한 탈춤이 이어져오는데, 현재 13개 탈춤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 화회탈춤
△ 화회탈춤
△ 강령탈춤
△ 강령탈춤
△ 고성오광대
△ 고성오광대

△하회별신굿탈놀이 △양주별산대놀이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강릉관노가면극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동래야류 △강령탈춤 △수영야류 △송파산대놀이 △은율탈춤 △가산오광대이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안동의 화회탈춤이다. 정식 명칭은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마을이라는 공동체가 600여 년을 이어오는 우리나라 집단 공동체 문화 가운데서도 걸작 문화로 손꼽히고 있다. 정월대보름 때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서낭제를 지내면서 이 탈놀이를 했다. 
함경남도의 북청사자놀음도 유명하다. 탈춤의 주인공은 사자. 신명나는 악곡과 사자춤 묘기가 눈길을 끈다. 양주별산대놀이는 경기도 양주를 중심으로 행해졌던 탈놀이다.

◇‘탈춤의 꽃’탈

궁중에서 시작된 탈춤은 내용이 많이 비슷하다. 양반 사회의 계급과 도덕적 모순 등을 주로 풍자한다. 이때 다양한 인물이 탈을 쓰고 등장한다. 양반, 종, 승려, 무당, 백정, 원숭이, 도령, 샌님 등이다. 그중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탈놀이 가면인 하회탈은 유일하게 국보(국보 제121호, 병산탈 2개 포함)로 지정돼 있다. 12개가 있었는데, 현재는 양반ㆍ선비ㆍ중ㆍ각시ㆍ부네ㆍ할미ㆍ백정ㆍ초랭이(양반의 하인)ㆍ이매(선비의 하인)만 전해지고 있다. 그중 이매탈만 유일하게 턱이 없는 게 특징이다. 떡달이ㆍ별체ㆍ총각은 유실됐다.  
탈춤에서 말뚝이는 말을 부리는 양반의 하인이다. 목중은 ‘검은 색깔의 승려’라는 뜻으로 파계승 역할을 한다. 비뚜르미는 눈과 코 등이 모두 비뚤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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